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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여러분을 기다린다”

2018-11-13 교육

지난 11월 5일(월) 청운관 301호에서 조병태 동문의 초청 특강이 열렸다.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MLB 모자’의 시작과 소네트 기업의 성공 사례를 듣기 위해 모인 학생들로 강의실엔 열기가 가득했다.

조병태 동문 초청 특강, 세계 1위 모자 기업 ‘소네트’ 성공비결 들려줘
미원석좌교수 기금 1억 원 기부, 청운관 301호 ‘조병태 강의실’ 네이밍 현판식
“경희에서 시작하는 ‘월드옥타 프로그램’, 강의 및 장학금 등 제공”

LA다저스나 보스턴 레드삭스 등 미국 프로야구팀의 로고가 새겨진 ‘MLB 모자’는 1년에 약 7천만 개가 팔릴 정도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미국 모자 시장의 15%를 점유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기가 높은 MLB 모자는 조병태(소네트 회장, 체력관리학과 65학번, 現 체육대학) 동문에 의해 탄생했다.

모자업계 세계 1위 기업 ‘소네트’ 회장인 조병태 동문의 초청 특강 ‘글로벌 진출의 A to Z’가 지난 11월 5일(월) 청운관 301호에서 열렸다. 조병태 동문은 자신의 성공 이야기를 들려주며 학생들에게 세계를 향한 도전을 강조했다.

특강 전에는 네이밍 현판식도 진행됐다. 청운관 301호는 미주한인사회의 존경받는 오피니언 리더로서 경희의 위상을 높이고 발전에 기여한 조병태 동문의 경희 사랑을 기리기 위해 ‘조병태 강의실’로 명명했다. 조병태 동문은 글로벌 트러스트 미원석좌교수 기금으로 1억 원을 기부했다.

“경희에서 세계를 향한 꿈 키웠다”
조병태 동문은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의 발랄함에 끌려 1965년 체력관리학과에 입학했다. 입학 후 설립자 조영식 박사의 철학과 비전에 감명 받은 조병태 동문은 ‘문화세계의 창조’라는 교시를 벗 삼아 세계를 향한 꿈을 키웠다. 그는 “경희대에 흠뻑 빠져, 학생회 활동을 하며 체육대학에만 머물지 않고 문리과대학, 음악대학 등 모든 단과대학과 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갔다”고 학교생활을 회고했다.

세계를 향한 도전의 씨앗은 미국에서 피어났다. 조병태 동문이 일군 ‘소네트·플렉스 피트(Flex Fit)’는 현재 세계 1위의 모자 기업이지만, 그 출발은 쉽지 않았다. 성수중학교, 신용산중학교 핸드볼팀을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며 국가대표 핸드볼팀 코치로 활약, 세계적인 핸드볼팀을 만드는 데 기여한 조병태 동문은 1975년 돌연 미국행을 결정했다. 세계는 넓다는 생각이 그를 이끈 것이다.

언어도 통하지 않고, 미국 문화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던 조병태 동문이 한 일은 발로 뛰는 것이었다. 트렌드와 경쟁제품을 점검하고, 꾸준히 바이어들을 찾아가며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간신히 첫 주문을 받아 수출했지만 가죽모자에 사용한 풀에 곰팡이가 슬어 피해보상까지 해야 했다. 이렇게 가죽모자와 린넨모자를 연달아 실패했다.

조병태 동문은 사업성공과 경희대학교 미주 총동문회 조직, 한인 경제 네트워크 구축의 원동력을 경희정신에서 찾았다. 사진은 2017년 세계한상대회 주요 참가자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좌)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조병태 동문(우).

철저한 시장 조사와 아이디어로 위기 벗어나
조병태 동문은 “실패를 거듭하며 한국으로 돌아갈까도 생각했지만 마지막으로 한번만 도전하자고 결심하고, 1978년 프린트 모자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퀘어의 광고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모자 전면에 제품 광고를 부착했다.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말보로, 버드와이저, 지엠 등 다양한 기업들이 프린트 모자를 홍보에 적극 활용했다.

1982년에는 ‘자수 모자’를 선보였다. 미국의 농구, 풋볼, 아이스하키 구단의 모자를 만들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1988년에 개발한 스냅백 모자는 스포츠 브랜드를 넘어 스트리트 브랜드까지 사로잡았다. 이후 중국의 값싼 물품이 쏟아지며 위기를 맞이하는 듯 했다. 하지만 조병태 동문은 철저한 시장 조사로 새로운 출구를 만들었다. ‘원 사이즈=플렉스 피트’가 탄생한 것이다.

기존 10가지 정도였던 모자 사이즈를 탄성이 좋은 스판덱스 소재를 사용해 원 사이즈로 만들며 모자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전 세계적으로 호응을 받고 있는 미국 프로야구팀 홍보 모자도 그의 성공작 가운데 하나다. 조병태 동문은 “특허도 낸 ‘플렉스 피트’는 20년이 지난 현재에도 많은 업체에 의해 유사제품이 만들어질 정도로 모자 업계의 고유명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소네트 그룹은 1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매년 7천만 개 이상의 모자를 판매하는 기업이 됐다. 액션·스트리트·스포츠·아웃도어·골프·패션 브랜드 등 다양한 회사가 소네트 그룹의 모자를 판매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베트남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현재 11,000명 정도의 사원이 일하고 있다.

고객 만족 관리 원칙 ‘10-10-10’
조병태 동문은 글로벌 경영전략으로 ‘4P+1P’를 설명하며 제품(product), 유통경로(place), 판매가격(price), 판매촉진(promotion) 외에 사람(person)을 강조했다. 누구와 함께 일을 하느냐, 어떤 고객에게 파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모자를 구매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부고객이며, 중간에서 판매해주는 사람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개발과 시장 조사, 아이디어 수집, 생산 기술 개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자신만의 고객 만족 관리 노하우인 ‘10-10-10’ 원칙에 대해 조병태 동문은 “고객을 잡는 데 10달, 고객을 놓치는 데 10초, 잃어버린 고객을 다시 잡는 데 10년이 걸린다”며 “고객이 없으면 회사가 있을 수 없다. 고객의 불만을 조사, 연구해야 하고, 늘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상 기회는 있다고 강조한 조병태 동문은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세계는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며 “경희대에서 배운 것을 갖고 세계를 향하는 젊은이가 돼라. 여러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가슴속 깊이 새기고 세계를 향해 도전하라”고 강조했다.

특강 전 청운관 301호에서 ‘조병태 강의실’ 네이밍 현판식도 개최됐다. 세계적인 기업인 조병태 동문의 도전정신과 열정이 경희 미래교육을 열어가는 큰 힘이 되길 희망하는 바람에서 기획됐다.

경희에서 출발하는 ‘월드옥타 프로그램’, 학생 세계 진출 도울 계획
조병태 동문의 ‘세계를 향해 도전하라’는 말은 구호로 끝나지 않는다. 조병태 동문은 학생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월드옥타(World-OKTA) 프로그램’을 경희대에 도입할 계획이다. 조병태 동문은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 Federation of Overseas Korean Traders Associations)의 산실로, 뉴욕에서 처음으로 전 세계 한인 경제인을 모아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

1981년 설립된 세계한인무역협회는 전 세계 72개국 7천여 명의 재외동포 CEO들과 차세대 경제인 2만여 명으로 구성된 재외동포 경제인 단체로, 한민족 해외 경제네트워크로서 모국의 경제발전과 수출촉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조병태 동문은 1996년 제9대 회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월드옥타 프로그램에 대해 조병태 동문은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CEO들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강의 및 인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해외 취업까지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라며 “경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프로그램을 경희대에 처음으로 신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학생들의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병태 동문의 경희 사랑은 기부로도 이어졌다. 경희대학교 글로벌 트러스트 미원석좌교수 기금으로 1억 원을 기탁한 것이다. 조병태 동문은 “사업 성공은 경희 정신에 의해 가능했다”며 “경희대학교 정신에 대해 보답하고 싶고, 후배들에게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부했다”고 계기를 밝혔다. 조병태 동문의 뜻을 기려 청운관 301호는 ‘조병태 강의실’로 명명했다.

조병태 동문은 경희대학교 정신에 대해 보답하고, 후배들에게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로벌 트러스트 미원석좌교수 기금 1억 원을 기부했다.

“한 우물을 끝까지 파다보면 큰 샘이 솟아날 것”
특강 후에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김광희(경영학과 15학번) 학생은 많은 아이템 중에서도 ‘모자’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조병태 동문은 “체육교사 시절 100% 운동장에서 수업을 해야 했기에 모자를 애용했다”며 “형이 창립한 섬유회사에서 제일 많은 원단을 가져가는 회사가 모자회사인 것을 보고 모자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 우물을 버리지 말고 끝까지 파다보면 큰 샘이 솟아날 것이다”라며 꾸준한 노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특강을 들은 진혜린(외식경영학과 16학번) 학생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조병태 선배님의 성공비결을 들으며 그 열정을 비롯해 본받을 게 많다고 생각했다”며 “경희대에서 신설될 계획인 월드옥타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런 기회를 주신 조병태 선배님께 감사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 학생이 더 큰 목표를 세울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묻자 조병태 동문은 “한 마디로 정리하긴 어렵지만, 남들보다 더 노력하겠다는 마음, 이왕 할 바에 1등을 해보겠다는 마음이 원동력이 됐다”고 답했다.
 
<조병태 동문 프로필>

현 소네트 그룹 회장. 세계한인무역협회 명예회장과 경희 미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체력관리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까지 성수중·신용산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1975년 미국으로 건너가 유풍실업 뉴욕지사장을 역임하고, 1976년 토마스 C. 프로모션을 설립했다. 이후 토마스 C. 프로모션은 소네트로 이름을 변경했다. 1991년 뉴욕한인경제인협회 회장, 1995년 밝은사회 국제클럽 뉴욕지회장(UN산하 기구), 1996년 제9대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1992년 엘리스 아일랜드상 수상, 1999년 무역의 날 대통령 표창 수상, 2011년 무역의 날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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