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사회과학 분야 최대 지원사업에 선정
2018-10-29 연구/산학
국제개발협력연구센터 SSK연구단, 사회과학연구지원사업(SSK) 대형 단계 선정
‘북한개발협력’ 모델도 모색, 국제개발협력 파트너십 연구의 새로운 장 기대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대표적인 국제개발협력사업인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이 올해 처음으로 3조 원을 돌파했다. 이 예산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집행해 국익에 기여해야 한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ODA 예산 집행은 사전에 효율성을 확인할 과학적 데이터베이스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아 위험성을 안고 있다. 1945년 유엔 창설 이후 본격화된 국제개발협력의 역사가 어느덧 70년이 넘었지만, 유엔 ODA 담당자들조차 경험에 의존하고 있다.
손혁상 공공대학원 원장은 ODA뿐 아니라 보다 다양한 국제개발협력사업의 효과적 수행을 위해서는 개발파트너십 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국내 최초로 이 주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향후 북한개발협력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이 연구는 2012년 사회과학연구지원사업(SSK) 소형 단계에 선정되면서 본격화됐다.
국제개발협력연구센터 SSK연구단(책임연구: 손혁상 공공대학원 원장)은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개발파트너십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었고, 2015년 SSK 중형 단계에 이어, 올해 SSK 대형 단계 사업을 수주했다. SSK 대형 단계는 사회과학 분야 최대 국가재정 지원 사업이다.
개발파트너십 분야를 개척한 선도적인 연구단으로 인정받아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SSK 사업은 미래사회 예측 및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세계 수준의 연구집단을 육성하는 사업으로 소형, 중형, 대형 등 단계별로 선정한다. 대형 단계 사업은 세계적 수준의 문제해결형 아젠다에 특화된 연구센터를 목표로 한다.
손혁상 원장은 “SSK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국제개발협력에서의 포괄적 개발파트너십 구축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면서 “SSK 대형 단계 사업 선정은 지난 6년간 수행해온 연구 성과의 탁월성과 함께 개발파트너십 분야를 선도적으로 개척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대형 단계의 연구 주제는 ‘평화-지속가능발전 넥서스에 기반한 포괄적 개발파트너십: 이론적·경험적 분석 및 한국적 적용’이다. 2022년 8월까지 약 18억 원을 지원받아 연구를 수행한다. 연구 결과는 국가와 유엔, 민간기관 등에서 국제개발협력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과 북한개발에도 적용될 수 있다.
손혁상 원장은 “북핵 문제가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되더라도 북한에 대한 개발지원은 향후 협상과정과 해결 이후에 국제사회가 다룰 수밖에 없는 주제이다. 이때 우리의 연구가 활용될 수 있다. 북한개발협력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도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발전된 연구를 진행하는 데 중요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질적인 협력 관계에 주력·개발파트너십 데이터베이스 구축
SSK 사업은 소형 단계부터 시작, 최장 10년간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사회과학 분야에서 최대 규모이자 최장 기간 지원하는 대표 학술진흥사업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선정되더라도 연차평가를 통해 매년 사업팀(단)의 일부를 탈락시키기 때문에 탁월한 연구 업적 및 수행 성과를 내야 하고, 다음 연도의 연구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국제개발협력연구센터 SSK연구단은 세계적인 국제개발협력 기관과의 실질적인 협력 관계 구축에 주력해 매년 연차평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협력을 기반으로 세계은행의 독립평가그룹(WBIEG) 프로젝트 평가보고서 기반 데이터 951건, 아시아개발은행(ADB) 1,750건을 포함해 4,500여 건에 달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올해 대형 단계에 지원한 사업단 중에서 유일하게 개발파트너십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에 기반한 연구논문을 SSCI급 학술지에 발표했다.
SSK연구단은 다양한 기관과의 협업을 이끌었을 뿐 아니라 탁월한 연구 성취도 거뒀다. 2017년 효과적인 개발파트너십 구축에 대한 연구 결과를 개발협력 분야 최상위 학술지 <World Development>
손혁상 원장을 비롯한 공동연구자들은 이 논문으로 한국정치학회 학술상을 받았으며, 현재 SSK 우수 성과로 예비선정돼 최종 선정 및 교육부 장관상 수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다수의 논문상과 학술상을 수상했다. 연구자들이 공동 집필한 <북한개발협력의 이해>(오름)는 2018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됐다.
SSK연구단은 중형 단계에서 SSCI 16편, SCOPUS 2편, 국내 등재지 53편의 논문을 게재했고, 역서 및 저서 9권을 펴내는 등 양적으로도 우수한 성과를 냈다. 최근 민간기관으로는 해외 원조 관련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의 에이드데이터(AidData)가 공동연구를 제안해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연구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연구로 탁월한 연구 성취 거둬
손혁상 원장은 탁월한 연구 성과의 비결로 공동연구를 꼽았다. “국제개발협력의 특성상 파트너십과 공동연구가 중요하다. 그간 SSK 사업을 수행하면서 공동연구의 시너지 효과를 체감했다”면서 “그 시너지로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간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손 원장은 “국제적인 인지도가 없는 상황에서 국제 학계의 문턱을 넘고, 세계적인 국제개발협력 기관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연구단이어서 교류를 맺는 데 도움이 됐고,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 교류의 기반은 ‘연구의 질’이었다.
손 원장은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선 상대방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하며, 그들의 사업에 얼마나 의미 있고 시사성이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면서 “우선 연구의 질이 갖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화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포괄적 개발파트너십 연구의 글로벌 허브 도약 목표
그간 국제개발협력연구센터 SSK연구단이 개발파트너십 연구를 통해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손혁상 원장은 “지구와 인류 모두에게 이로운 상생, 지속가능한 발전, 이것이 국제개발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포괄적 개발파트너십에 주력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포괄적 개발파트너십은 전통적 국제개발 주체인 공여국과 수혜국, 국제기구뿐 아니라 민간 부문 행위자와 이들이 형성하는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아우르며 국제개발협력사업의 효과성을 높이는 것이다. 글로벌 파트너십은 유엔이 SDGs 실현을 위해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SSK연구단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해외 대학 및 연구기관, 현지조사 대상기관, 정부부처, 시민사회 등과 함께 △포괄적 개발파트너십 이론 공고화 및 확산 △개발파트너십 데이터베이스 확장 △SDGs 국내외 이행 △평화-북한 개발협력 △지역·섹터·국가별 사례연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평화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포괄적 개발파트너십 연구의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는 한편, 글로벌 개발파트너십 컨설팅을 수행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SSK 사업 종료 후에도 자생적이고 지속가능한 기관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개발파트너십 컨설팅·정책적 기여 가능성 확인
연구단은 지난 6년간 SSK 사업을 수행하면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손혁상 원장은 “우리가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면 에티오피아에서 대규모 농업사업을 할 때 재원 조달 방법은 물론, 어떤 파트너들과 함께 어느 지역에서 사업을 하면 효과성이 가장 높은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공여국이 국제기구와 협력해 수행하는 다자성 양자원조 사업에서 한국의 시민사회 참여 기회를 열어주는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정책적 기여의 가능성도 발견했다.
SSK 대형 단계 사업을 통해 개발파트너십 데이터베이스를 확장하면 △지역별, 섹터별 사업효과성 제고를 위한 컨설팅 △취약국, 중견국 등 국가별 특성에 따른 컨설팅 △다자 원조기관, 양자 원조기관, NGO 등에 제공하는 통합적 컨설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학의 학술적 탁월성을 지구적 실천과 결합, 이를 통한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경희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손혁상 원장은 “오늘날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곳이 대학이다. 대학은 지식공동체로서 사회적 책무를 가진 주체가 돼야 한다”며 “교수 개개인도 그 책무성을 인지하고, 연구를 개인의 성취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연결해 지구적 위기, 인류의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SSK 대형 단계 사업에는 손혁상 원장을 포함한 공동연구원 11명, 학술연구교수 4명, 조교 10명이 참여한다.
<손혁상 교수 프로필>
현재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원장, 대학 부설 국제개발협력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1985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석사학위 취득 및 박사를 수료했다. 2006년에는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국제개발협력학회 학회장, 한국정치학회와 국제정치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Do Different Implementing Partnerships Lead to Different Project Outcomes? Evidence from the World Bank Project-Level Evaluation Data”(World Development Vol. 95, pp.268~284, 2017), <시민사회와 국제개발협력: 한국개발NGO의 현황과 과제>(집문당), <한 잔의 커피, 한 잔의 평화: 동티모르 사회적기업 피스커피 이야기>(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 <EU와 국제개발협력>(박영사) 등의 논문과 저술 활동을 펼쳤다.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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