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2014 석학 초청 특강 ‘21세기에 다시 보는 독립사상 ③’
2014-05-20 교육
자주국방의 첫걸음: 최초의 근대 장교 서재필의 독립정신
“부조리에 맞서 개혁하기 위해 교육에 주력해야”
경희대학교는 이정식 경희대 석좌교수(Eminent Scholar) 겸 펜실베이니아대 명예교수를 초청, 4월 29일부터 4차례에 걸쳐 서울캠퍼스 청운관 B117에서 ‘2014 석학 초청 특강’을 개최했다. ‘석학 초청 특강’은 경희대학교가 국내외 석학과 전문가, 실천인을 강사로 초빙해 국가와 인류사회의 더 큰 미래를 모색하는 ‘성찰과 창조’의 장이다. 이정식 교수는 이번 석학 초청 특강에서 ‘21세기에 다시 보는 독립사상’을 주제로, 한국의 독립사상이 중국 중화(中華)질서와 일제 식민 통치에 맞서 어떤 진화의 여정을 열었는지 되짚으며 한국근현대사에 대한 새로운 성찰의 길을 제시했다.
5월 8일 열린 세 번째 강연에서 이정식 교수는 ‘자주국방의 첫걸음: 최초의 근대 장교 서재필의 독립정신’을 주제로 서재필이 일본 군사학교에 파송된 후, 새로운 지식과 사조가 담긴 <자조론(自助論)> 등을 읽으며 독립정신을 키운 과정을 소개했다.
<자조론> 등 읽으며 개화·개혁 통한 부국강병 신념 키워
이정식 교수는 “1880년대는 조선이 국제정세에 따라 개화를 통한 자강을 추진하기 시작한 시기로, 한국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당시 러시아는 청나라의 불안한 정국을 틈타 흑룡강 북쪽을 러시아 영토로 삼는 등 남진정책을 추진했고, 조선은 이에 위협을 느꼈다. 변화된 국제정세 속에서 조선의 정책도 급선회했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수구정책에서 시대의 새로운 사조를 받아들여 개혁을 추구함으로써 자강정책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조선은 서양의 새로운 문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개혁을 추진 중인 일본의 문물을 접하기 위해 사절단을 파견했다. 또한 근대적 군대 양성의 선봉을 키우기 위해 1883년 일본 군사학교에 13명의 하사관 후보생을 파송하기도 했다. 외세로부터 자주독립 하는 길은 새로운 지식과 문물을 도입해 나라를 근대화하고, 국방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한 김옥균은 서재필이 일본 군사학교에 입학하도록 설득했다. “우리가 다른 나라를 방문했을 때 새로운 문화를 보고 배우는 것이 많듯이 서재필 선생 역시 일본 유학 중, 장교 임관을 위한 군사적 지식과 훈련 외에도 새로운 지식과 문물을 접했을 것”이라고 전한 이정식 교수는 “서재필 선생이 일본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알기 위해 당시 일본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1880년대 일본은 메이지유신의 성공으로 근대화를 이뤘으며, ‘하늘은 사람 위에 사람을 만들지 않고, 사람 밑에 사람을 만들지 않았다’는 글로 시작하는 후쿠자와 유키치의 <학문을 권함>이 베스트셀러로 주목받고 있었다. 이정식 교수는 “후쿠자와 유키치가 학문을 통해 개인의 독립을 도모하고 국가의 독립을 이루자는 생각을 하게 된 데는 1859년 발행된 새뮤얼 스마일즈의 <자조론>의 영향이 컸다”며 “당시 베스트셀러인 <학문을 권함>과 <자조론>을 서재필 선생도 읽었을 것”이라고 추측한 뒤, “서재필 선생은 <자조론> 등을 읽으며 개화와 개혁을 통한 부국강병(富國强兵)의 신념을 더욱 확고히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립신문> 창간 등 민중 교육에 집중
1884년 유학을 마치고 조선으로 돌아온 서재필은 자신의 뜻을 펼치고자 했으나, 조선의 대외정책은 수구정책으로 회귀해 개화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1884년 12월 4일 김옥균, 박영효, 서재필 등은 갑신정변을 일으켜 개혁을 추진했다. 그러나 청나라의 무력개입으로 3일 만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서재필은 미국에 망명해 서구 학문을 공부하고, 10여 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독립신문>을 창간, 민중 교육에 힘썼다.
이날 이정식 교수는 우리나라 독립 실패의 원인을 우리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조선과 같이 약한 나라는 다른 나라와 동등하게 협조, 타협할 수 없다”면서 “국제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나라가 강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오늘날 우리나라가 강해지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부조리에서 벗어나, 굳건한 기초 위에 나라를 번성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조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이정식 교수는 교육을 꼽았다. “서재필 선생이 민중을 교육함으로써 관리들이 부정부패를 일삼지 못하도록 했듯이, 부조리에 맞서 개혁을 이뤄내기 위해 교육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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