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보건복지부 질환극복기술개발 사업 선정(하)
2013-12-04 의과학경희
보유 중인 지식재산권 상용화 위한 전문의약품 개발
"줄기세포 치료제의 새로운 패러다임"
경희대학교와 경희의료원이 공동으로 추진한 '줄기세포 촉진제 substance-P의 전문의약품 개발’ 과제가 보건복지부의 질환극복기술개발 사업에 선정됐다. 이번 사업 선정은 최근 몇 년간 경희가 '의과학연구원’을 중심으로 의료기관의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연구하는 학술문화를 조성하는 등 연구중심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첫 결실이라는 데 의의가 크다. 이에 연구중심병원의 준비 과정과 향후 사업 추진 계획에 대해 살펴본다.
기초·임상교수 협력, 전문의약품으로서의 안전성·유효성 확인
경희는 질환극복기술개발 사업으로, 기초연구를 통해 보유 중인 체내 물질 'substance-P’의 지식재산권을 상용화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경희대 유전공학과 손영숙 교수팀은 우리 몸에 상처가 나면 'substance-P’가 골수 중배엽 줄기세포의 가동화를 촉진시켜 손상 조직을 치유한다는 연구결과를 2009년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했다. 이후, 특허와 기술이전을 통해 상용화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후속 연구를 진행해온 손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경희의료원 한정수, 임성빈, 신민경 교수팀과 경희대 동서의학연구소 박기숙, 홍현숙 교수팀과 함께 임상시험을 실시해 'substance-P’의 줄기세포 치료의 유효성을 확인함으로써 당뇨병성 혈관 질환과 아토피 치료제를 개발한다. 이번 사업 선정으로 연구팀은 올해 11월부터 6년간 총 6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됐다.
손영숙 교수는 "동물 실험에서 당뇨병성 궤양, 하지허혈 등 혈관 질환과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의 효능을 입증했기 때문에 임상 1상과 2상을 거쳐 안전하고 전문의약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최종적으로 다국적 제약회사와 공동개발을 진행해 지금까지 관련 질환으로 고통 받은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펩타이드가 체내 줄기세포 촉진·이동시켜 조직 손상 치유
당뇨병을 오래 앓은 사람은 혈액 순환 장애로 발과 하지에 상처가 나기 쉽고, 그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 당뇨병성 창상, 궤양, 하지허혈, 족부 질환 등을 경험하게 된다. 실제로 이 같은 합병증은 당뇨 환자에게 큰 문제가 되고 있지만, 치료를 위한 전문의약품이 없다. 아토피 역시 적절한 치료법이 없어 완치가 어려운 병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관련 치료제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으나, 줄기세포 치료제는 비용이 고가이고 살아 있는 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한 후 주입하기 때문에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따른다. 반면, 'substance-P’를 이용한 치료제는 11개의 아미노산으로 된 펩타이드가 체내의 줄기세포를 촉진·이동시켜 조직 손상이 치유되도록 하는 원리로 줄기세포 치료제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
손영숙 교수는 "이번에 연구하는 치료제 자체는 줄기세포가 아니라 펩타이드로 구성돼 있지만, 실제로 우리 몸의 줄기세포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해 줄기세포 치료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기초연구자가 네트워크 구축, 대학과 병원의 융합연구 방향성 제시
경희는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해 인접 학문이 서로 융합하고 연계협력하는 공동연구를 지향하고 있다. 대학과 병원의 기초·임상 교수가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공간, 제도, 재정을 지원해 연구중심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도 그 일환이다.
손영숙 교수는 "기초연구를 통해 밝힌 기전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것이 연구자의 목표지만, 실제로 기초와 임상은 많이 다르다"며 "상용화는 어렵고 막대한 비용이 들고 성공률도 낮아 임상에 대한 경험이 있는 기초연구자가 연구 방향을 설정할 때부터 임상을 염두에 둔다면 기초연구가 신치료기술, 신약개발로 이어지는 시간을 줄이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초연구자와 임상연구자가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그 연구모임의 활동이 활발히 이뤄질 때 개발에서 산업화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한 손 교수는 연구중심병원이 이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기초연구자가 네트워크를 구축해 연구를 수행하는 이번 연구팀과 같은 모델은 향후 대학과 병원의 융합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데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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