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기초물리가 산업에 직접 응용된 드문 사례"
반도체 공정의 실시간 모니터링 가능성 발견

지난 2008년 12월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orld Class University, WCU) 육성사업에 선정된 경희대의 4개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경희대는 '나노구조체의 비파괴분석법 개발’, 'Gsk3β 활성화 항바이러스 천연물신약 개발기술’, '친환경 다수확 신초형 벼모델 개발’, '달 궤도 우주탐사’ 사업으로 5년간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오는 8월 말 WCU 사업 종료를 앞두고 그간의 연구 성과와 계획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 첫 순서로 '나노구조체의 비파괴분석법 개발(책임자: 김영동 교수)’ 사업을 살펴본다.

세계 석학 초빙해 타원편광분석법 활용 연구
나노구조체의 비파괴분석법 개발 사업단은 타원편광분석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데이비드 E. 아스프너스(David E. Aspnes) 특훈교수를 초빙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스프너스 교수는 국가지정연구실(NRL)인 경희대 나노 광물성 연구실의 우수성을 인정해 초청을 받아들였다. 경희대 물리학과의 나노 구조 광물성 연구는 WCU 사업 선정에 앞서 BK21(연구중심대학 육성) 사업에도 선정되는 등 연구 역량을 높이 평가 받아왔다.

사업단은 빛의 반사를 이용한 타원편광분석법을 통해 반도체 공정에서 소자 완성도를 검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김영동 교수는 "순수 기초물리가 산업에 직접적으로 응용될 수 있는 보기 드문 사례"라고 연구 가치를 소개했다.

반도체 산업은 극도로 소형화된 3차원 나노구조체 소자에 대한 빠르고 정밀한 검사가 중요한데, 종전에는 완제품 상태에서 결함이 발견되면 폐기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공정 과정에서 소자를 검사하려면 만들던 제품 중 일부를 무작위로 골라 파괴한 후 내부를 조사해야 했다. 사업단은 공정 과정에서 비파괴적으로 불량품을 발견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공정 시간과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했다. 김영동 교수는 "빛은 나노구조체에 대한 투과와 반사가 가능해 파괴 없이 반도체 소자를 검사할 수 있다"고 설명한 뒤 "소자 생산 과정에서 비파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공장을 하나 더 세우는 효과만큼의 파급력이 있다"고 전했다.

 
바이오 연구와 융합 계획
사업단은 반사된 빛을 분석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기존의 계산법을 변형·발전시켜왔다. 생체 시료의 빠른 반응을 측정하는 실시간 타원편광분석기도 제작해 연구에 활용했다. 연구 결과는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Applied Physics Letters)>, <옵틱스 레터스(Optics Letters)> 등 SCI급 학술지에 12편의 논문을 통해 게재됐고, 국제 학술대회에서 79편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특허 역시 미국과 국내에 6건을 등록했다.

사업단의 연구 성과는 산업 현장에 바로 응용 가능하고 반도체 공정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와 산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영동 교수는 "WCU 사업 종료 후에도 관련 연구를 지속해 최종적으로 1초 이내의 빠른 속도로 나노구조체를 분석할 수 있게 하고, 바이오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무기물 반도체 소자뿐 아니라 DNA 소자, 병원체 감지 소자 등의 공정에도 필수적인 모니터링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WCU 사업은 교육과학기술부가 미래 국가 발전 핵심 분야의 연구를 촉진하고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해 추진한 대형 국책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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