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교원 릴레이 인터뷰 ④
- 아동가족학과 조복희 명예교수

경희대학교가 2012년부터 정년연장교원제도를 시행했다. 정년연장교원제도는 교육·연구·실천 분야에서 업적이 탁월하고 대학 발전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교원의 정년을 65세에서 70세로 최대 5년까지 연장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교원의 사기를 진작하고 국내외 석학을 영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 학술문화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정년연장교원 선정은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만 63세가 되는 교수를 대상으로 지난 10년간의 연구 실적, 교육 평가, 사회봉사 업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 해당 분야 최고 석학 수준으로 인정되는 교원을 선정하는 방법이 있다. 두 번째는 정년 전 10년간의 업적 평가에서 5년 이상 상위 25%를 차지한 경우다(단, 2011년 8월~2013년 8월 정년퇴임 교원은 상위 40%). 2012년에는 두 번째에 해당하는 4명의 교원이 선정됐다. 임명된 교원을 만나 그간의 연구 성과와 계획을 들어보는 인터뷰를 준비했다. 마지막 순서로 아동가족학과 조복희 명예교수를 만났다.

학생들의 국제화에 앞장 서
조복희 명예교수는 그동안 아동가족학과 학생들의 국제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1990년부터 미국 오레곤주립대학, 조지아대학 등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연수 프로그램과 유학 등에 참여하도록 이끌었다. 조복희 교수는 "학교의 든든한 지원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가르친 제자들이 가정학, 아동학, 유아교육, 보육 등 전공 관련 세계학회에 논문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 제자 25명이 현재 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것도 그를 뿌듯하게 만드는 일이다.

일찍이 국내 아동학 교육의 창의성 부문에 관심을 가진 조복희 교수는 1996년 생활과학대학관 건물 내에 아동연구실 설립을 추진하고, 창의성 교육에 앞장섰다. 교육특구인 서울 강남구에서 경희대가 위탁 운영하는 어린이집과 보육정보센터, 육아지원센터 설립 및 확대에도 기여했다. 조복희 교수는 "아이를 보육 시설에 보내지 않고 직접 돌보는 가정에도 양육 수당 등 정부 지원과 육아 관련 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보육에 대한 관심과 정책이 특별한 복지 차원이 아닌, 보편적인 것으로 인식, 발전되고 있는 만큼 우리 학과 학생들이 전공을 살려 다양한 방면에서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 한인아동 연구는 인적자원 위한 것"
조복희 명예교수는 1977년 경희대학교 문리과대학 내 가정학과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해, 이후 학과가 가정관리학과를 거쳐 생활과학대학으로 독립, 아동가족주거학과, 아동가족학과로 확장돼가는 과정을 함께 했다. 교육, 연구, 실천에 두루 몰두하면서, 연변 조선족, 북한, 중앙아시아 고려족 아동을 포함, 세계 곳곳의 한민족 아동에 관한 연구에 특히 집중했다. 2001년에는 이례적으로 북한의 아동학 전문 학자들을 초청, 연변에서 한국 학자들과 함께 학술대회를 열기도 했다. 조복희 교수는 이러한 노력에 대해 "통일 후, 그리고 미래를 대비한 것"이라면서, "세계 곳곳에 흩어져있는 우리 민족의 아이들이 곧 우리나라의 인적 자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4년간 학교를 잠시 떠나 국책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 소장으로 일하면서도 그는 어떻게 하면 아동들의 건전한 발달을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이 연구했다. 현재는 국책연구과제인 '속담으로 본 아동' 관련 저술 사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세계 한인 아동에 대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조복희 명예교수는 "정년연장교원제도를 통해 연구의 기회가 확장되고, 더 많이 집중할 수 있게 돼 좋다"고 밝혔다. 또 "타 대학 교수들이 정년연장 소식을 듣고는 많이 부러워한다"면서, "경희대의 정년연장교원제도가 대학의 선도적으로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