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김정원 교수, 세계 최초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5번 음반 발표

2012-05-29 교육

경희대 교수로 초빙된 후 선보인 첫 음반
세계 클래식계에 경희의 위상 드높여

음악대학 기악과(피아노) 김정원 교수가 세계 최초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5번(이하 협주곡 5번) 음반을 발표했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이 음반에는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이 함께 수록돼 있다.

'협주곡 5번'은 클래식 마니아에게도 생소하다. 라흐마니노프가 남긴 피아노 협주곡은 총 4곡이다. 그는 생전에 "교향곡 2번을 피아노 협주곡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1943년 3월 28일 생을 마감했다. 그로부터 6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른 2001년, 라흐마니노프의 손자가 작곡가 알렉산데르 바렌베르크에게 교향곡 제2번의 편곡을 제안했다. 2007년 '협주곡 5번'이 탄생한 배경이다.

김정원 교수는 2010년 5월 서울국제음악제 폐막 공연에서 '협주곡 5번'을 연주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 아시아에서는 초연이었다. 피아니스트에게 영광스런 기회였지만, 김정원 교수는 "그때가 연주 인생 최대의 고비였다"고 말했다. "공연이 한 달 반도 남지 않은 때 악보를 받았다. 의미 있는 연주여서 선뜻 수락했지만, 무겁고 복잡한 선율 앞에서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좌절했다. 날마다 제자리걸음을 하는 느낌이었다." 그는 모든 연주 일정을 취소한 채 하루 10시간씩 연습했다. 40분이 넘는 대곡의 악보를 송두리째 외우는 암보(暗譜)에 도전했고, 무사히 연주를 마쳤다. 하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없는 무대였다. 그 아쉬움이 남아 공연 후에도 꾸준히 연습했다.

그러던 중 '협주곡 5번' 음반을 세계 최초로 발표할 기회가 찾아왔다. 세계적 레이블인 도이치그라모폰(DG)에서 녹음을 제안한 것이다. 김정원 교수에게 이 연주는 '세계 최초'라는 영예보다, 좌절을 딛고 도전한 성취의 보람이 더 큰 의미를 지닌다. "'협주곡 5번'은 수많은 연주자가 반복해서 연주한 곡이 아니기 때문에 악보를 통해서만 곡을 만날 수 있다. 처음 연주할 때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랐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연주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혼자 작업하면서 온전한 연주자라는 확신을 갖는 계기가 됐다."

김정원 교수는 뵈젠도르퍼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롬브로 스테파노프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마리아 카날스 국제 피아노 콩쿠르 금메달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와 파리 고등국립음악원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친 후, 1999년부터 본격적인 연주 활동을 시작했다. 빈 심포니, 런던 심포니, 체코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성장했다.

2009년 경희대 교수직을 제안받았을 때 그는 약간 망설였다. 연주 활동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학교의 배려로 교육과 음악 활동을 병행할 수 있었다. 이번 음반이 그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김정원 교수는 교육과 연주 활동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변함없는 연습량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연구실에서는 새벽 1시까지 피아노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 모습은 학생들에게 자극제가 돼 학교에서 늦은 시간까지 연습하는 학생도 늘었다.

연주 활동도 활발하다. 한국과 일본의 도시 투어 리사이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뮤지션들과 함께 이색적인 앙상블 공연을 펼치는 '김정원과 친구들' , 바이올리니스트 김수빈, 첼리스트 송영훈, 비올리스트 김상진과 함께하는 MIK 앙상블 등 그의 연주 일정은 연말까지 '빽빽이' 잡혀 있다. 그의 '협주곡 5번' 앨범은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아 유럽과 아시아 각국에서 공연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이번에 발표한 '협주곡 5번' 음반은 김정원 교수가 도이치 그라모폰(DG)에서 녹음한 첫 번째 음반이다. 그가 경희대학교 교수로 초빙된 후 발표한 첫 음반이기도 하다. 김정원 교수는 재킷 사진을 평화의 전당에서 촬영, 경희의 이미지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도 앞장섰다. 연말에는 솔로 음반 레코딩과 MIK 음반을 준비하고 있다.

유니버설(Universal) 제작 영상
www.youtube.com/watch?v=QJ9jS7p4a9w&feature=youtube gdata player

  • 많이 본 기사

  • 멀티미디어

    • 개강 맞은 캠퍼스

      개강 맞은 캠퍼스

      2024-03-19

      More
    • 2024학년도 입학식

      2024학년도 입학식

      2024-03-05

      More
  • 신간

    •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사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사

      2024-03-27

      More

      아픈 마음과 이별하고 나와 소중한 이를 살리는 법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

    •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2024-02-28

      More

      2024 K-콘텐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지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