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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잡는 정전기로 물 부족 문제 해결한다

2021-07-26 연구/산학

조수민(기계공학과 박사1기) 학생이 최동휘 교수와 함께 정전기를 이용한 정수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가격이 저렴하며 외부 전력 없이 사용 가능해 의의가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조수민 학생, 최동휘 교수

기계공학과 최동휘 교수·조수민 학생, 여과막에 정전기 이용한 새로운 정수 시스템 개발
가격이 저렴하며 손쉽게 외부 전력 없이 구동 가능

인간은 물을 마시지 않고 2주를 넘겨 생존하기 어렵다. 생존 문제 외에도 씻거나, 음식을 만들 때도 물은 빠지지 않고 활용된다. 이렇듯 물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원이다. 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가 촉발한 기후 위기로 가뭄과 홍수가 빈번해지며 생존에 필요한 담수가 부족한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더욱이 개발도상국에서는 1년에 약 230만 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심화하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인체에 무해한 고성능 정수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계공학과 최동휘 교수와 조수민 학생이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박성제 교수, 라문우 교수와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외부 전력공급 없이 사용 가능한 새로운 정수 시스템을 개발했고, 국제학술지 <Nano Energy (IF 17.881)>에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조수민 학생은 “처음으로 바이오 분야와 연계해 공동연구를 진행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접촉 대전 발전 방식 적용해 외부 전력 없이 사용 가능
물을 정화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염수 소독, UV 자외선 살균, 여과막 정수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모든 정수 방법은 물에 있는 부유물을 거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때 여과막 시스템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데, 기존 방식은 막 내 구멍 크기 한계로 박테리아와 같이 매우 작은 미생물을 거르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기존 여과막에 정전기 인가 시스템을 결합해 수인성 질병 유발 미생물을 제거했다.

최동휘 교수 연구팀이 제안한 정수 시스템 개념도. 정수 시스템 유/무에 따른 제균 성능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접촉 대전 발전 방식을 활용해 정전기를 일으켰다. 조수민 학생은 “접촉 대전 발전은 서로 다른 두 물질이 접촉하고 분리할 때 서로 다른 전하로 대전하는 현상을 이용한 발전 방식이다. 털로 된 옷을 입을 때 머리카락이 헝클어지고, 겨울철 문을 열 때 손가락이 따끔한 현상과 같은 원리다”라며 “정수 시스템에 레버와 회전 장치가 있어 레버를 당기면 회전 장치가 맞물리며 정전기를 일으킨다. 회전 장치는 약 3,000번 이상 구동해도 기능이 저하되지 않아, 외부 전력 공급 장치 없이 손쉽게 전기 공급이 가능하다”며 우수성을 설명했다.

뛰어난 성능과 저렴한 가격, 사용자 편의성 높여
정수는 오염수가 여과막을 통과하기 전 회전 장치를 가동해 정전기가 막을 통과하는 미생물을 터뜨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발생하는 전기는 미생물을 비활성화하는 목적으로만 활용되며 전기로 인한 수질오염은 없다. 최동휘 교수는 “새로 개발한 정수 시스템은 단 3번의 여과만으로 100% 가까이 제균되는 등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또한 기존 여과막을 응용해, 오염수에 존재하는 부유물 역시 쉽게 제거한다”라고 덧붙였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정수 시스템인 만큼 연구팀은 제작 비용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약 4,000원의 비용으로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기술 상용화가 이뤄지면 제작 비용을 더욱 낮출 수 있다. 정수 시스템을 컵 모양으로 디자인해 제균된 물을 쉽게 저장하고 마실 수 있게 했다. 사용자 편의성까지 고려한 결과다.

최동휘 교수는 “학생에게 다양한 연구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경험 끝에 연구자의 길을 택한 학생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재밌고 새로운 연구가 목표, 다양한 분야를 연구해 원천기술을 확보할 것”
최동휘 교수는 “‘재밌고 새로운 연구를 하자’는 취지로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공학을 연구하며 상용화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는데 이번 연구로 원천기술을 확보해 의미가 있다. 생산 공정, 마모 등 기술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았지만, 상용화를 위해 끝까지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많은 학생이 습득한 공학지식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모르고 졸업해 안타깝다”며 “학생에게 다양한 연구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경험 끝에 연구자의 길을 택한 학생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조수민 학생은 “정수 분야 외에도 다양한 분야와 정전기를 결합한 융합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실생활에서 적용 가능한 다양한 원천기술을 확보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연구자가 되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 기본연구지원사업,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4단계 BK21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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