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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는 달라, 하지만 우리는 하나!”

2021-07-28 교류/실천

국제교육원과 연합뉴스가 주최한 ‘제23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지난 7월 15일(목)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2년 만에 개최된 이 대회의 예선에 총 29개국 211명이 참여했다. 이날 진행한 본선에는 13개국 16명이 참여해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국제교육원 제23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 온라인으로 성료
아훈버버예바 아지마혼(우즈베키스탄)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

국제교육원과 연합뉴스가 ‘제23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지난 7월 15일(목)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길’과 ‘모두가 존중받을 권리’로 기후 문제와 인권 문제라는 전 세계적 문제에 대한 외국인의 생각을 듣는 기회였다. 올해로 23회를 맞이한 이 대회는 1998년 한국어로 세계가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한 이후 해를 거듭하며 세계적 규모의 대회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대회가 열리지 못해 2년 만에 개최됐다.

코로나19로 2년 만에 개최, 총 29개국 211명 예선 참여
경희대 국제교육원 김태용 원장은 개회사에서 “참가자 중에는 새벽 일찍부터 참가해 순서를 기다리는 분들도 있다. 세계가 하나라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다”라며 “이번 대회는 처음으로 한국적 주제에서 벗어나 범세계적 이슈를 다루는 대회이다. 지구 전체가 공감하는 주제라고 생각했고, 역대 최다 참가자가 참여해 이에 대한 공감을 보였다”라며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박상현 본부장은 “이번 대회에 대한 뜨거운 참여는 외국인의 한국어에 대한 관심과 한국에 대한 애정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깊고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인이 외국인을 더 따뜻하고 넓은 가슴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라며 “공감대를 넓혀가는 장으로 대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참가자 모두 한국과 모국의 가교 구실을 위해 노력해주시길 바란다. 한국과 한국어를 매개로 소중한 인연을 나누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은 “2009년 대회에 참가해 떨리고 긴장된 마음으로 순서를 기다린 기억이 난다. 대회의 이름은 ‘경희대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이지만 ‘한국어 말하기 축제’라고 불렀으면 좋겠다”라며 “언어의 축제는 소통의 축제가 되고, 소통의 축제는 평화의 축제가 된다.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어에 대한 애정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두운 시기에 대회 주최를 위해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제23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의 우승은 아훈버버예바 아지마혼(우즈베키스탄)이 차지했다. 아지마혼 씨는 ‘나와 달라. 하지만 우리는 하나!’라는 제목으로 다문화 사회인 한국에서 인종차별 문제를 고민할 필요성에 대해서 발표했다.

대상 아훈버버예바 아지마혼 씨 선정,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어 공부 시작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은 아훈버버예바 아지마혼(우즈베키스탄, 성균관대 인문과학계열 재학생) 씨에게 돌아갔다. 아지마혼 씨는 ‘나와 너는 달라. 하지만 우리는 하나!’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내용의 참신성, 구성의 탄탄함, 정확한 발음과 문법 사용, 전달력이 좋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지마혼 씨는 13살 때부터 한국어를 공부했고, 한국에 오기 전 모국에서 통·번역과 관련한 봉사 활동을 다수 해 왔다.

아지마혼 씨는 ‘다르다’와 ‘틀리다’는 단어에 집중하며, 다문화 사회인 한국에서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고민할 필요성이 있음을 설명했다. 아지마혼 씨는 “여러분의 엄지손가락과 검지는 이름도 모양도 다르다. 전 세계에 있는 사람이 100% 비슷한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은 ‘다수’이기도 또 ‘소수’이기도 하다. 고향에 있을 때 ‘다수’이고 외국에 나가면 ‘소수’가 된다”라며 발표를 시작했다. 이어 “한국 사회 역시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의견이 많다. 다문화 사회인 한국에서 이러한 차별 문제가 더욱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가 아닐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라며 “모두가 존중받을 권리는 바로 다를 수 있는 권리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한다. 손가락이 서로 다르지만 모여야 한 손이 되는 것처럼,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하나라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 문화의 매력 때문에 한국어를 공부했다는 아지마혼 씨는 “쓰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하는데, 고향에 있는 도서관에서 일주일에 한 번 진행하는 한국어 토론 수업을 빠짐없이 다녔었다”라며 “원어민과 비슷한 발음과 문장력을 위해 입에 젓가락을 물고 책 한 권을 달달 읽었다. 유튜브에서 한국어로 된 강연 영상을 자주 들었다”라며 공부 방법을 설명했다. 미래에는 한국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고향으로 돌아가 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목표도 밝혔다. 아지마혼 씨는 “한국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교육 덕분이다. 모든 이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최선의 방법은 배움이라 믿는다. 고향의 아이들이 큰 꿈을 품고 언젠가 그것을 이룰 수 있게 돕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제23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는 기후 변화와 인종차별 등 전 세계적 문제에 대한 외국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기후 변화 극복을 위한 실천 방안, 한국에서의 인종차별 문제 등에 대한 본인의 이야기를 전했다.

기후 변화와 인종차별 등 전 세계의 문제에 대해 세계인의 시각으로 이야기
최우수상(경희대 총장상, 연합뉴스 사장상)은 부 화이 란(베트남) 씨와 노만 자파르(파키스탄) 씨가 선정됐고, 특별상(국립중앙박물관상, 국립한글박물관상, 국제교육원 원장상)은 뢰소영(대만) 씨와 다카히라 후미(일본) 씨, 와아여(중국) 씨가 수상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부 화이 란 씨는 ‘사소한 사랑에서 강력한 힘까지’라는 제목으로 “기후 변화에 맞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작은 행동으로부터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생활 습관을 조금씩 바꿔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노만 자파르 씨는 ‘사람 대 사람으로’라는 제목으로 인종차별에 대해 발표했다. 자파르 씨는 한국에서 직접 겪은 인종차별 사연을 전하며 “우리 모두 상대방을 인종과 출신, 피부색으로 기억하지 말고 이름으로 또 사람 대 사람으로 기억하는 습관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이번 대회는 지난 5월 17일(월)부터 6월 22일(화)까지 예선을 접수했다. 이 기간에 전 세계 29개국의 211명이 참가를 신청했다. 예선은 3분 발표 분량의 원고와 발표 동영상으로 진행했다. 6월 28일(월) 예선 심사를 진행해 총 13개국 16명의 본선 진출자가 결정됐다.

본선의 심사는 세종학당재단 강현화 이사장,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박상현 본부장, 경희대 미래문명원 이한구 원장, 경희대 국제교육원 한국어교육부 이명귀 부장, 한글문화연대 정재환 대표,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등이 맡았다.

본선에서는 대상 1명(150만 원), 최우수상 2명(각 100만 원), 특별상 3명(각 80만 원), 우수상 2명(각 50만 원)에게 상장과 상금을 수여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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