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꿈을 일찍 포기한 사람을 돕는 멘토가 되고 싶다”
2020-12-02 교육
스포츠지도학과 장도영 학생, 20살에 배구선수 생활 중단
좌절 딛고 ‘배구로 세계를 만난다’ 프로젝트 기획해 23개국 방문
국내 언론에 칼럼 연재 및 여행 수기를 책으로 발표
프로 배구 선수가 돼 V리그를 누비는 꿈을 꾸던 학생이 있었다. 그는 꿈을 위해 학창 시절 내내 배구에 몰두했다. 대학에 입학한 20살, 부상과 슬럼프를 겪고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좌절한 그에게 히말라야 여행이라는 우연이 찾아왔다. 이 여행이 인생을 바꿨다. 배구라는 본인의 배경을 활용해 ‘배구 세계여행’을 다녀보자고 다짐했다. 그렇게 총 23개국을 여행하고 17개국의 배구를 눈에 담아 국내 언론사에 칼럼을 연재했다. 여행경험을 수기로 만들어 책도 출간했다.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찾은 장도영(스포츠지도학과 13학번) 학생의 이야기다.
20살에 찾아온 좌절, 꿈꿔왔던 목표를 잃었다
장도영 학생에게 배구는 ‘인생의 목표’였다. 11살 때 우연히 배구를 접한 이후 계속 배구선수로 지냈다. 첫 시련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찾아왔다. 높게 뛰는 동작을 반복하는 배구의 특성상 무릎부상은 자주 겪는 일이다. 무릎부상을 이겨내고 경희대 배구부에 입학했지만 곧이어 슬럼프가 찾아왔다. 코치는 작은 신장을 활용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변경을 권유했는데, 익숙한 포지션이 아니어서인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장도영 학생은 “주전에서 밀리면서 내 실력을 믿지 못했다. 더는 배구가 재미없었다”라고 회상했다. 20살 여름, 장도영 학생은 배구를 그만뒀다.
좌절 뒤에 언제나 새로운 계기는 찾아온다
장도영 학생은 ‘신입생 세미나’ 수업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신입생 세미나’에서 심리검사를 하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했다. ‘나’를 이해하고 나니 운동을 그만둬도 괜찮다고 다짐할 수 있었다. 마음을 바꾸고 나니 기회도 찾아왔다. 지인들이 히말라야 여행을 제안했다. 히말라야 등반 도중 우연히 산에서 배구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전공을 살려 훈련 방법을 설명하며 친해졌다. 장도영 학생은 “히말라야에 다녀오면서 운동과는 다른 세상이 있음을 배웠고, 다른 나라도 여행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여행을 다니며 느낀 벅찬 감동을 다른 사람과도 공유하고 싶었다. 가장 자신 있는 ‘콘텐츠’가 배구였던 만큼 ‘세계 배구 여행’을 다니자고 생각했다. 막연한 계획이었다.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도 여행에 대한 갈증은 계속됐다. 이후 아프리카 킬리만자로를 등반하며, 여행에 대한 마음을 시험했다. 이 등반 이후 세계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은 더 확고해졌다.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났다. 1년간 호주에서 일하며, ‘세계 배구 여행’에 관한 계획을 구체화했다. 그 이후 쿠바, 브라질, 크로아티아 등 세계 23개국을 여행했다.
여행을 통해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먼저 말이 통하지 않아 고생했다. 장도영 학생은 “영어를 잘하진 못했지만, 만나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도전하니 사람들도 마음을 열었다. 직접 부딪히고 도전하면 다른 사람도 알아준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장도영 학생이 페루에 방문했을 때 페루 배구협회가 연락을 받지 않았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직접 부딪혀보자는 마음으로 배구협회를 찾아가 결국 취재에 성공했다. 여행을 통해 도전하며 배운 결과이다.
터키에서 김연경 선수도 만났다. 장도영 학생은 “인터뷰 전에는 세계적인 선수가 나를 만나줄지 걱정됐다. 하지만 걱정과 다르게 김연경 선수의 환대에 마음이 녹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연경 선수가 긴장한 내 모습을 보고, 먼저 장난을 걸며 분위기를 풀어줬다. ‘세상에 잘하는 선수는 많지만 훌륭한 선수는 소수다’라고 칼럼에 적었는데 정말 그런 선수였다”고 회상했다.
“너무 빨리 좌절할 필요는 없다”
장도영 학생은 “세계를 돌며 다양한 사람을 보니 사람 사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많이 돌아봤다. 살아가는 데 정답은 없으니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누구나 각자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길이 나온다는 걸 경험으로 체득했다”라며 여행에서 얻은 교훈을 설명했다.
장도영 학생은 “꿈을 일찍 포기한 사람을 돕는 멘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일찍 포기하고 좌절하는 학생들에게 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장도영 학생은 “목표를 잃어버렸다고 너무 빨리 좌절할 필요는 없다. 대학생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경희대에서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만큼 이를 잘 활용한다면, 새로운 목표를 찾을 수 있다”고 힘말했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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