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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함형석 학생,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서 대상 수상

2020-11-03 교육

정치외교학과 20학번 함형석 학생이 지난 9월 27일 제7회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입학하자마자 비대면 강의로 공부해야 했지만, 블로거 활동으로 만난 타 대학 학생과 한팀을 이뤄 토론대회를 열정적으로 준비했다. 특히 민주주의와 민주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였던 것이 대상 수상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함형석 학생,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서 대상인 국가보훈처장상 수상
4·19혁명 시각에서 바라본 ‘민주주의’를 배경으로 ‘주거 민주화’ 주장
“타 대학 학생들과 쟁쟁한 토론 끝에 많은 걸 배웠어요”

1960년 4월 19일 시민과 학생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이승만 독재정권에 저항하며 새로운 민주주의의 지평을 열기 위해서다. 4·19 혁명 정신을 기반으로 이제는 화합을 통해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학생이 있다. 정치외교학과 신입생 함형석 학생이다.

지난 9월 27일 정치외교학과 20학번 함형석 학생이 ‘제7회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서 대상인 국가보훈처장상을 받았다. 함형석 학생은 국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 두 명과 팀을 이뤄 대회에 출전했다. 대학 연합팀이라는 점과 우리 대학 신입생의 도전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이들은 4·19혁명을 바탕으로 ‘민주주의’에 관해 논했다. 민주주의 중에서도 가장 시급하게 공론화할 부분으로 ‘주거 민주화’를 꼽았다. 이번 토론대회는 4·19혁명국민문화제가 주관하고 서울특별시 강북구가 주최, 국가보훈처와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KBS가 후원했다.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토론대회 준비, 주거 환경의 중요성 느껴"
함형석 학생과 국민대 학생들의 만남은 특별하다. 함형석 학생이 경희대 입학 후 블로그를 하면서 대외활동을 알아보던 중 국민대 학생과 블로그 이웃을 맺은 게 시작이었다. 함형석 학생은 팀명 ‘마카롱’에 이 같은 인연의 뜻을 담았다. 강원도 출신인 그는 강원도 방언으로 ‘모두’를 뜻하는 ‘마카’와 영어로 ‘길다’를 뜻하는 ‘롱’을 합쳐 ‘마카롱’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국민대 학생들과 처음 만났지만, 인연이 오래 지속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마카롱’이라는 팀명을 쓰게 됐다”며 “같은 정치외교학과 학생이니, 졸업 후에도 오래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마카롱팀은 본선을 거쳐 결선에 이르기까지 약 두 달간 고군분투했다. 토론대회를 준비하면서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다름 아닌 코로나19 상황이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쉽게 만날 수 없었다. 대회 접수부터 예선까지는 온라인으로 소통했다. 이후 발표 자료를 취합하기 위해 처음 만났다. 토론대회마저도 본선까지는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토론을 하는 대회 특성상 결선은 대면으로 진행했다.

코로나19가 낳은 비대면 환경은 새로운 토론 의제를 제시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늘어나면서 주거 환경이 더욱 중요해진 것. 주거란 삶의 터전이며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필수 안식처다. 주거권은 사람의 기본권 중 하나기도 하다. 이에 마카롱팀은 한국 사회에서 ‘집’이 단순히 상품 정도로만 취급되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부동산’ 검색량이 ‘주거’ 검색량보다 64배 많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함형석 학생은 “한국에서는 주거가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부를 과시할 수 있는 도구로 작용한다”며 “영화 <기생충>이 보여주는 수직적인 차이는 현실에서도 빈번하게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차이를 완화하고 누구에게나 안정적인 주거권을 제공하는 게, 마카롱팀이 내세운 ‘주거 민주화’다.

“단 한 번도 민주주의로써 주거를 경험해 보지 못했다”
함형석 학생은 “사회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정치참여 기회를 보장받는 게 ‘민주주의’고, 공론장에서 누구나 발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 게 ‘민주화’다”라고 정의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주거 문제는 모두가 겪고 있지만, 정치 의제로 깊이 조명된 적 없다고 현 상황을 꼬집었다. 그는 “못 산다고 해서 인간답지 못한 삶을 살아야 할 권리는 없다”며 “단 한 번도 민주주의로써 주거를 경험해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주거 문제 중에서도 함형석 학생은 특히 청년 주거 문제에 관심이 많다. 그는 상경하기 전 기숙사와 자취방 중 거처를 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 자취할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는 현실을 알게 됐다. 결국 그는 혼자의 힘으로 삶의 터전을 펼칠 수 있는 곳은 고시원이나, 고시원과 다름없는 작은 원룸 방 한 칸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함형석 학생은 “청년들은 수입이 없거나 적어서 부족한 주거 비용으로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다”며 “취약하게 살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게 오늘날 청년들의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를 주거 빈곤 가구라고 하는데, 이를 정하는 기준이 있다. 총면적이 14㎡ 미만이면서 상하수도가 갖춰진 욕실·주방이 최소한으로 보장되지 않은 주거 공간을 말한다.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과 평수가 좁은 원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같은 공간을 일명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에서 따온 말)’라고 부른다. 지옥고는 지난 2015년 기준 전국적으로 13.6%에 달한다. 서울은 더 심하다. 서울의 전체 주거 공간 중 23.3%가 지옥고에 해당하며, 1인 가구가 사는 지옥고는 27.4%에 달한다. 즉 청년 4명 중 1명은 최저주거기준을 미달한 ‘지옥고’에서 사는 셈이다.

수도권의 주거 환경이 더 빈곤한 데는 대부분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서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수도권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역 평균 청약 경쟁률이 18.3대 1인 반면, 수도권 청약 경쟁률은 40.7대 1에 달하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오늘날 청년들의 주거 빈곤 문제는 ‘주’의 개념을 넘어섰다. 기본적인 주거 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년들이 겪는 심리적 불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무엇보다 높은 주거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청년은 경제적으로 계속 빈곤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주거 빈곤에 시달리는 청년들을 위한 ‘청년타운’
마카롱팀은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청년타운’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청년타운은 단순히 청년들에게 최저주거기준을 보장하는 것을 넘어선 개념이다. 주거 공간 제공은 물론, 청년들의 생활 문화권까지 확립하는 게 청년타운의 목표다. 청년타운은 ‘민주주의 공동체’ 단위를 형성할 수 있는 특징도 있다. 함형석 학생은 “최근 개인주의가 심화하고 주변과 분리돼 살아가는 게 다반사다”라며 “을들의 갈등을 부추기기보다는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이상적인 주거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타운은 기존 주택을 매입해서 용도를 변경한다는 점에서 기존 정부 사업인 ‘역세권 청년주택’과 비슷한 맥락을 보인다. 실제로 마카롱팀은 이 모델을 차용해 ‘청년타운’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다만 현 정부 사업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함형석 학생은 “역세권 청년 주택은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해서 청년들에게 내어 준다는 점에서 청년타운과 시행방식이 비슷하지만, 청년타운은 주변과의 조화, 유기적인 상호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마카롱팀은 청년타운이 필요한 지역으로 관악구, 동대문구, 성동구, 광진구, 중구를 꼽았다. 청년 인구 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해당 지역에서는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마카롱팀은 이 중에서도 동대문구를 예시로 들어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함형석 학생은 “동대문구에는 경희대 등 많은 대학이 있고, 홍릉밸리, 한국국방연구원, KAIST 연구원이 소재해 있다”며 “동대문구에 청년타운을 설립할 경우, 인재 양성과 유치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석계역을 중심으로 우수한 교통편이 있다는 점도 청년타운 건립이 필요한 이유로 제시했다.

이 같은 내용은 청년타운의 기대효과와도 연결된다. 지역 사회 기반의 청년 사업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청년타운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 결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함형석 학생은 “청년타운을 바탕으로 주거 문제 해결과 함께 잃어버린 지역 공동체를 되살리고자 했다”며 “청년타운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면, 노인을 위한 실버타운 등 다양한 기본 주택 모델의 예시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스스로 둔 사회적 규범, 그 한계를 넘어선 시간
함형석 학생은 이번 토론대회를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고 밝혔다. 결선과정에서 강한 팀을 만나 고전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최종 우승하면서 뭐든 이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나의 가치는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토론장에서 반론을 주고받는 과정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나와 다른 생각을 깊이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많은 논의를 하면 좋은 결과를 내는구나 깨달음도 얻었다”고 말했다.

함형석 학생이 새내기임에도 대상을 받은 데는 경희대의 후마니타스 교육이 바탕이 됐다. 그는 “1학년 필수 교양 과목인 <인간의 가치 탐색>과 <세계와 시민>이 깊이 있는 사고를 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강의를 통해 공동체 모두가 잘살 수 있는 환경을 고민해 본 게, 이번 토론 주제를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후마니타스적인 삶을 살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은 평화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을 전제로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치를 고민했다. 함형석 학생은 “당연하다 생각한 관념에 물음을 던져가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배운 사고하는 방법과 가치관이 밑거름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정치외교학과 신입생 함형석 학생은 이번 토론대회를 바탕으로 우리 대학에서 제대로 공부해 볼 생각이다. 그는 “모두가 정치과정이나 공론에 동등하게 참여하는 시스템과 환경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해 왔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정책 전문가가 되는 게 목표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함형석 학생이 참여한 제7회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 현장은 유튜브 링크(https://www.youtube.com/watch?v=8KotdHCtxCY&feature=youtu.be)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 손은주 eve@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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