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김종복 교수, 케임브리지대 출판부에서 영어 통사론 다룬 책 출간
2020-10-12 연구/산학
김종복 영어영문학과 교수와 미국 콜로라도대 로라 미케일르스 교수 공동 저작
소쉬르 기호언어학 발전시킨 구문문법 이용해 통사구조 체계적 분석법 소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수 언어학자의 호평 이어져
지난해 한국 인문사회학자로서는 최초로 독일 ‘알렉산더 본 훔볼트(Alexander Von Humboldt) 재단’이 수여하는 ‘훔볼트 연구상(Humboldt Research Awards)’을 수상했던 영어영문학과 김종복 교수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출판부(Cambridge University Press)에서 <2020 Syntactic construction in English>를 출간했다. (관련 기사: “작은 시골 출신 소년, 세계적 학자 되다”)미국 콜로라도대학교(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로라 미케일르스(Laura A. Michaelis) 교수와 공동 집필한 이 책은 영어 통사구조에 관한 과학적 분석법을 담았는데,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각국의 언어학자들한테 호평을 받고 있다. 앞으로 세계 유수 대학의 학부 및 대학원에서 영어 통사론 교재로 선택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출판부는 매년 1천 5백여 종의 책과 1백 종이 넘는 잡지를 출판하는 대학 출판부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출판사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대학 출판부로 알려져 있다. 2017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킵 손(Kip S Thorne)과 2017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요아킴 프랑크(Joachim Frank)의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케임브리지대 출판부는 ‘학술 출판(Academic Publishing)’, ‘영어 강의(English Language Teaching)’, ‘교육(Education)’으로 나뉘는데 김종복 교수의 이번 책은 학술출판 분야에서 출간됐다.
언어학 빅데이터 주요 자료 토대로 예문 구성, 경험적 언어 연구 패러다임 반영
이 책은 페르디낭 드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의 형식과 의미의 상관관계를 중요시하는 ‘기호언어학’의 기본 정신을 발전시킨 ‘구문문법(Construction Grammar)’을 이용해 영어 통사구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지침서이다. 영어의 어휘구조만이 아니라 다양한 통사구문이 갖는 통사, 의미, 화용적 속성을 관찰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김종복 교수는 이번 책의 전체적인 방향과 틀을 설정했다. 이를 토대로 공동 저자인 미케일르스 교수가 내용 보충과 수정, 연습문제 등을 추가했다. 온라인으로 자료를 주고받으며 의견을 나누거나 화상회의를 통해서 정보를 교환하며 책을 집필했다. 여러 번의 수정과 보완을 거치는 작업이라 온라인 작업이 더 유용하기도 했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언어학 빅데이터인 말뭉치(corpus)의 주요 자료를 토대로 예문을 만든 점이다. 기존의 통사구조에 관한 교재는 일반적으로 저자가 자신의 직관(intuition)에 의존해 예문을 작성했다. 하지만 이번 책에서는 실생활에서 사용된 방대한 언어자료를 모아놓은 말뭉치를 활용해 이를 분석하는 과학적 방법을 제시했다. 경험적(empirical) 언어 연구를 중시하는 최근의 언어학 연구 패러다임을 반영한 결과이다.
김종복 교수는 이 책에서 ‘기호기반 구문문법이론(Sign-based Construction Grammar)’을 이론의 틀로 사용했다. 언어 현상에 대한 ‘기술적 타당성(descriptive adequacy)’과 ‘수학적 명시성(mathematical explicitness)’을 확보하고 문법정보간의 상호작용을 포착하는 데 큰 장점이 있는 이론이다. 세계적 언어학자인 영국 에식스대학교(University of Essex)의 밥 보슬리(Bob Borsley) 교수는 이 책을 “주요(Core) 언어 현상만이 아니라 주변적(peripheral) 언어 현상까지 다루면서 언어 현상 전반에 걸친 과학적 관찰력과 체계적 분석력, 논리적 설명력을 배양할 수 있는 안내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평가했다.
“영어 모국어가 아닌 화자로 세계적 출판사에서 영어 관련 서적 출간, 성취감 커”
이번 책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한국어 화자로서 영어 구조에 관한 교재를 세계적 출판사에서 출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김 교수는 “국내 영어학자의 세계적 기여도나 활동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이번 저서 출간을 통해 국내 인문학 연구의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찾은 것에서도 큰 자긍심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주변의 반응도 뜨겁다. 김종복 교수는 “연구자들께서 다양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주셨다”라며 “한 연구자는 ‘한국 인문학자의 모범을 보여줘 감사하다’라고 말했고, 어떤 분께서는 ‘명료하고 평이한 문체로 쓰여서 한국 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겠다’라고 말해주셨다.”고 밝혔다.
김종복 교수는 새로운 책 집필을 시작했다. 세계적 출판사인 에든버러대학교 출판부(Edinburgh University Press)와 계약을 맺고 영어 관련 연구서인 <Form and Function Mapping in English>를 쓰고 있다. 영어의 통사, 의미 구조에 대한 학문적 연구서로 영어학과 언어학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저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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