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김봉이 교수 연구팀, ‘단삼’의 질환별 효능 확인해
2020-10-26 연구/산학
김봉이 교수 연구팀, 한약재 ‘단삼’의 암·심혈관·간·신경계 질환별 효능 확인
한의학과 정인용·김혜린·문성철·이혁 학생, 연구 수행
“한의학계 중요한 DB 역할할 것”, 관련 논문 SCIE급 저널에 게재
한의학과 김봉이 교수 연구팀이 또 한 번 SCIE급 저널에 논문을 게재해 화제가 되고 있다.(관련 기사: 한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 SCI(E)급 저널에 논문 게재해). 김 교수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의 치료제로 잘 알려진 ‘단삼(丹蔘, Salvia miltiorrhiza BUNGE)’의 효능을 암·간·신경계 질환까지 넓혀 입증했다. 이번 논문에는 한의학과 정인용(15학번), 김혜린(15학번), 문성철(14학번), 이혁(17학번)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정인용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은 ‘Overview of Salvia miltiorrhiza as a Potential Therapeutic Agent for Various Diseases: An Update on Efficacy and Mechanisms of Action’라는 제목으로 SCIE급 국제 학술지인 <Antioxidants>(JCR Q1, 영향력 지수 5.014)에 지난 9월 13일 게재됐다.
단삼은 인삼의 형태를 닮은 붉은 빛의 뿌리 한약재다. 이번 연구에서는 다년생 초본식물인 단삼의 치료 효능과 조절 기전을 정리했다. 한약재 단삼에 대한 현대 약리학적 연구 결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를 토대로 한약재 단삼이 가지는 다면적인 치료 효능과 기전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가 가능하게 됐다. 김 교수 연구팀을 만나 연구 성과에 관해 자세히 들어봤다.
암·심혈관·간·신경계 질환에서 ‘단삼’의 치료제 역할 확인
Q. ‘단삼’은 심혈관 질환 치료제로 이미 알려져 있는데, 이번 논문은 어떻게 다른가?
정인용 학생(이하 인용) : 단삼은 중국과 한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연구 중인 한약재인데, 특히 심혈관 질환의 치료제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논문은 심혈관계 질환뿐만 아니라 암, 간, 신경계 질환까지 다룬다. 관련 논문 300여 개를 검토하고 그중 45개 논문을 분석했다. 심혈관부터 암, 간, 신경계 질환에 나타난 단삼 효능을 정리해 네 가지 질환군을 모두 다룬 논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봉이 교수(이하 김 교수) : 단삼의 치료 효과는 많은 실험 연구를 통해 이미 밝혀져 있다. 이 치료 효과는 단삼이 가진 ‘항염증(anti-inflammatory), 항섬유화(anti-fibrotic), 항산화(antioxidative), 신경보호효과(neuroprotective), 항세포사멸사(anti-apoptotic) 및 항암’ 효과에 비롯한다. 이번 논문은 기존의 한정적인 효능에서 범주를 넓히고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 300여 개의 논문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 주고, 일반 시민도 이해할 수 있게 질환군별 도표로 정리했다는 게 큰 특징이다. 이 덕분에 이번 논문은 앞으로 연구 방향이나 임상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 인식을 넓힐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된다.
Q. 이번 논문에서 정리한 ‘단삼’의 효능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김 교수 : 단삼의 효능은 암·심혈관·간·신경계 등 네 가지 질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첫째로, 단삼은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단백질과 신호전달경로를 조절하면서 항암효과를 낸다. 둘째로, 전염증·전섬유성 사이토카인(cytokine)의 발현을 억제하고 항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증가시켜 심혈관계 질환, 특히 허혈성 심질환(ischemic heart disease)에 대한 치료 효능을 보인다. 셋째로, 단삼이 가진 기본 효과인 항산화·항염증·항섬유화·항세포자멸사 등을 통해 알코올성 간질환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으로 양분되는 간 질환 전반에 대하여 간보호효과(hepatoprotective effect)를 발휘한다. 마지막으로, 단삼은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및 허혈성 뇌졸중(Brain ischemic stroke)을 비롯한 다양한 신경계 질환에 신경보호효과(neuroprotective)를 나타낸다. 이처럼 단삼은 다양한 질환에 치료 효과를 보이는 한약재다.
Q. ‘단삼’을 주제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인용 : 평소 한약재 공부에 관심이 많던 네 명이 모였다. 리뷰 논문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연구가 많이 되어 있는 한약재를 고르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단삼’을 주제로 선정했다. 최근 많은 실험 연구에서 다양한 질병에 대한 단삼의 효능이 점차 밝혀지고 있지만, 그 결과가 산발적으로 나와 정리돼 있지 않다. 예를 들면, 단삼의 항염증과 항섬유화 효과가 간 질환을 개선한다고 밝힌 논문이 하나 있다면, 또 다른 논문에서는 단삼이 산화적 스트레스나 세포사멸사 등을 조절하며 알츠하이머병을 개선함을 보였다. 이같이 개별 실험으로는 밝혀져 있지만, 여러 질환에 대한 통합적 의견은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성을 느껴 단삼을 주제로 정하게 됐다.
단삼 활용 가능 병증 모아, 다양한 임상에 쓰일 수 있어
Q. 이번 논문이 한의학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인용 : 단삼은 혈액 운행을 원활히 해 어혈을 없애는 한약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단삼은 ‘다리에 힘이 약하고, 저리고 아파 팔다리를 잘 못 쓰는 것을 치료한다. 월경이 고르지 못한 것, 부정기 자궁출혈 및 냉대하에도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한다. 이번 논문에서는 과학적으로, 실험적으로 입증된 단삼의 효능을 리뷰했기 때문에 한의사가 임상에 활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줬다고 본다. 단삼의 치료 효과를 정리한 이번 논문은 추가 연구를 위한 지침서로 쓰일 수도 있다.
김혜림(이하 혜림) : 이번 논문은 단순히 단삼이 암 등 다양한 질환에 효능이 있다고만 언급하는 게 아니다. 표나 피겨(figure) 같은 도식 자료를 통해 어떤 기전으로서 효능이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경희대의 스터디 지원 사업은 연구에 더 몰두할 수 있는 원동력”
Q. 논문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을 어떻게 해결했나?
혜림 : 단삼이 한약재로 잘 알려져 있지만, 생각한 만큼 자료가 많지는 않았다. 또, 아직 재학생 신분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보니, 실험 연구에서 쓰이는 어려운 용어가 익숙치 않았다. 교과 과정과 별개로 추가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게 힘들었지만 스스로 배울 수 있는 과정이었다.
문성철(이하 성철) : 논문을 게재하는데 1년 정도 시간이 걸렸다. 긴 시간 동안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건 경희대의 스터디 지원 사업 덕분이다. 지난(2019년) 2학기에 교수학습지원센터에서 진행한 ‘스터디그룹(+) 무한도전프로젝트’와 한의과대학에서 실시한 ‘소모임/스터디 지원 사업’에 참여했다. 당시 우수 스터디 모임으로 선정돼 지원받았던 덕에 연구에 더 몰두할 수 있었다.
Q. 경희대에서 시행한 스터디 지원 사업이 어떻게 도움 됐나?
혜림 : 교수학습지원센터의 ‘스터디그룹(+) 무한도전프로젝트’는 과제심화발전, 논문, 공모전 준비, 체험형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는 스터디그룹을 지원했다. 참여 기간 중 논문이나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보고회’가 있었는데, 이를 통해 논문의 보완점을 찾기도 했다. 또, 타과 학생들의 논문이나 프로젝트를 보며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성철 : 한의과대학 ‘소모임/스터디 지원사업’은 한의과대학 학생회 주관으로 진행됐다. 재학생의 자기계발 및 자기주도적 학습 성취를 도모하기 위해 시행된 사업이다. 이 사업 덕에 서로 학년이 다르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논문을 위한 문헌 연구 일정을 잘 소화해낼 수 있었다.
혁 : 결과적으로 스터디 지원 사업이 있어서 연구에 꾸준히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논문에서 주제를 명확히 제시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그렸던 게 각종 스터디 지원 사업에서 지원 받을 수 있었던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경희대의 교육은 어떤 도움이 됐나?
인용 : 한의과대 커리큘럼을 성실이 따랐던 게 도움이 됐다. 특히 <양방병리학>, <양방생리학>, <약리학> 등의 전공과목을 배우며 생의학적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또, 병원 실습을 할 때는 논문을 중심으로 강의를 듣고 과제를 수행하기 때문에, 논문 검색 방법과 이해력을 기를 수 있었다.
혜림 : 한의과대 전공필수 과목인 <종양학>에서 ‘항암본초’를 배웠다. 단삼을 연구 주제로 선정할 때, 치료에 쓰이는 천연약물 ‘본초(本草)’를 배운 게 많이 도움 됐다.
Q.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이혁 : 늦은 나이에 한의과대학에 다시 들어왔다. 한약재를 한의학적으로만 접근했는데, 논문을 쓰는 과정을 접하면서 약재가 과학적으로 어떤 연구로 이어지는지까지 알게 됐다. 이번 논문을 계기로 시야가 넓어져 앞으로 진로를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혜림 : 지난 2018년, 한국한의학연구원 기관에서 활동하면서 미국 기관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기관 인사는 한의학이나 전통 의학이 효과적인 걸 실제로 느끼지만, 다양한 질환 본초에 대한 근거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다. 이번에 직접 논문을 써서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숙제를 푼 듯해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도 한의학의 과학성을 입증하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
성철 : 한의사가 되는 게 꿈이어서 한의과대학에 들어왔다. 환자에게 한약을 처방할 때 이번에 논문을 쓴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논문에 담긴 단삼의 효능을 토대로 다양한 약을 직접 처방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뿌듯하다.
인용 : 리뷰 논문을 쓰기 위해 공부하는 과정에서 문헌 연구에 대한 기본기를 쌓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원에 남아서 기초 연구를 해 볼 생각이다. 이번 단삼 연구는 한약재 효능 및 기전을 정리한 논문이었는데, 실험 논문을 통해 이전에 밝히지 못한 기전을 밝혀보고 싶다. 앞으로 연구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글 손은주 eve@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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