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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 SCI(E)급 저널에 논문 게재해

2020-10-07 의과학경희

한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김봉이 교수 연구팀이 식물성 한약물의 암 부작용 및 악액질 개선 효능을 밝혀냈다. 사진은 왼쪽부터 한의학과 4학년 박혜진(14학번), 이진주(14학번) 학생, 김봉이 교수, 정명인(15학번), 김효림(15학번), 문원경(15학번) 학생.

김봉이 교수 연구팀, 한약 및 천연물의 암 후유증 개선 효능 정리한 리뷰 논문 발표
암 후유증 개선 효과 보인 한약물 데이터베이스 마련 및 임상실험 가능성 제시
논문 제1저자 한의학과 4학년 이진주·정명인 학생, 공저자 김효림·박혜진·문원경 학생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김봉이 교수와 본과 4학년 학생 5명이 암 치료 후유증을 억제하는 식물성 한약물의 효능을 리뷰하여 발표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항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억제하고, 피로와 식욕감퇴, 체중감소 등의 증상인 ‘악액질(Cachexia)’을 조절하는 한약물인 생강, 인삼, 울금, 단삼, 동충하초, 지모, 황백, 대건중탕, 십전대보탕, 육군자탕 등의 효능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제1저자부터 공저자 모두 한의학과 4학년 학생 5명으로 구성돼 있어 주목받는다. 연구 결과는 ‘Plant Extracts as Possible Agents for Sequela of Cancer Therapies and Cachexia’라는 논문으로 MDPI의 국제 1급 저널인 <Antioxidants>(JCR 'Food Science & Technology'분야 상위 7.19%) 저널에 지난 9월 7일에 게재됐다.

한의학과 14학번 이진주, 박혜진 학생과 15학번 정명인, 김효림, 문원경 학생은 실습하는 동안에도 틈틈이 논문작업에 몰두해 학술적으로 중요한 성취를 거뒀다. 특히 이진주, 정명인 학생은 공동 제1저자로 활약했다. 이번 연구를 토대로 치료법이 거의 없던 암 치료 부작용과 악액질 조절에 한약과 식물성 약물의 중요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추후 후보 물질을 선별해 신약 개발과 건강 기능 식품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논문에 참여한 한의학과 4학년 학생들과 김봉이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암 치료 후 발생하는 부작용과 악액질, 식물로 개선 가능성 제시
Q. 본과 4학년에 제1저자로 쓴 논문,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
이진주(이하 진주) :
이번 논문은 암 치료를 받은 후 나타나는 부작용과 악액질을 다루었다. 현재 한방 병원에서 암 환자에게 사용하는 한약재 및 천연물이 암 치료 부작용에 어떤 효과를 보이는지를 분석했다. 특히 암 치료방법에 따라서 효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표로 정리했다. 도표나 그림을 만들어서 이해하기 쉽게 체계적으로 정리한 게 이번 논문의 특징 중 하나다.

암 치료 후에 나타나는 산화적스트레스(Oxidative stress)와 후유증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관련 논문 200여 개를 분석하고, 기준에 맞는 74개의 논문을 리뷰했다. 동물실험과 세포실험뿐 아니라 임상시험 결과를 모두 분석해 그 효과를 발견하고자 했다. 그렇게 분석하면서 반복적인 효능을 나타내는 약물을 발견했는데, 바로 ‘생강’이다. 생강은 여러 논문에서 효과가 있다고 언급하고, 추출방식이 달라도 같은 효능을 냈다. 이번 논문에서는 이런 특성에 착안해 임상실험을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생강은 각기 다른 추출방식에서 일관된 효능을 나타냈다. 방사선 치료 부작용에 대해 생강의 물 추출물(water extract)은 산화적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하는 DNA 손상 및 염증을 억제하고, 정유수지(oleoresin)를 사용한 추출물은 방사선에 따른 세포 손상을 완화하고 활성산소를 감소시켰다. 정유(essential oil)를 사용한 추출방식에서는 산화적스트레스를 억제하고 항산화 효소들을 활성화시켰다. 다양한 추출방식에도 일관된 생강의 효능은 암 후유증 치료제로 쓰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림의 주황색 네모칸 및 화살표가 생강의 효능을 나타낸 것.)

Q. 논문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가?
진주 :
첫째로 지금까지 암을 치료하는 치료법과 약물은 많은데, 암 치료 이후에 나타나는 후유증에 대해서는 치료법이 거의 없는 상태이다. 이에 대한 치료법을 한약물 및 천연물 연구에서 찾아 분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두 번째로 74개의 논문을 리뷰하면서 방대한 정보를 정리했다. 이에 추가적인 임상실험이나 연구를 할 때 충분히 도움 될 만한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한 것도 중요한 점이다. 마지막으로, 산화적스트레스가 다른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많은데 이번 논문은 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에도 접목시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김봉이 교수(이하 김 교수) : 암 치료 후 후유증에 관한 치료법은 현재 부족하다. 연구를 통해 한의학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한 게 이번 논문의 중요한 요점이다. 논문을 통해 한약재들이 암 치료에 다른 부작용이나 악액질을 호전시킬 수 있음을 증명한지라 임상적인 가치가 있다.

임상 가능성 높다는 논문 평가 잇따라
Q. 이번 논문을 통해 앞으로 기대되는 부분은?
김 교수 :
주요 암 치료법인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를 묶어서 리뷰한 논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데이터베이스 역할을 하면서 암 환자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 논문이 해당 분야 상위 7%,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 5점 이상인 저널에 게재가 됐다.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진주 : 데이터베이스가 생겼으니 환자에게 적용해 볼 수 있는 한약물을 선별해 임상을 구상해 봤으면 좋겠다. 실제로 논문 저널 측에서도 임상실험 가설을 제시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임상 가능성이 있기에 요청해 준 게 아닐까 생각한다.

김 교수 : 논문 심사를 맡았던 리뷰어가 이번 논문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 리뷰어는 ‘이 논문은 암의 후유증 및 악액질에 대해 식물 추출물 약제의 효능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이런 내용은 항산화제 출판에 적합합니다. 이 논문은 흥미롭고 잘 작성되어 있습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습 기회가 많은 경희대, 배운 내용 실제로 확인해”
Q. 경희의 교육이 어떤 게 도움 됐나?
정명인(이하 명인) :
병리학 수업과 종양학 수업이 많이 도움 됐다. 당시 암 종류부터 암 환자가 겪는 투병 과정까지 자료로 접하면서 종양학은 가장 인상 깊었던 과목으로 기억난다. 또, 경희대에는 경희의료원과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이 있어서 다른 학교보다 실습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환자 질환군도 다양하고 실습 기간도 제일 긴 축에 속해, 오랜기간 컨퍼런스와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문원경(이하 원경) : 4학년 실습 중, 암 후유증으로 입원한 환자 기록에서 투약된 한약 정보를 볼 수 있었다. 마침 논문을 준비하던 중이었는데 겹치는 약재 이름을 발견했다. 실습 덕분에 병원의 처방과 논문 내용을 비교해 보며 임상 적용을 해볼 수 있었다.

Q. 이번 논문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원경 :
졸업 후 경희의료원에서 수련의로 지내고 싶다. 이번 논문처럼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분야에서 한약이나 한방치료가 어떤 효과를 작용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싶다.

김효림 : 한방의 모든 과가 있는 대학병원은 전국에서 경희의료원뿐이다. 아직 과를 정하기 전이지만, 정해진다면 전문적으로 수련을 하고 싶다. 이후 논문 작성 경험을 살려, 실험 논문을 써보고 싶다.

명인 : 연구는 임상과 연계성이 있어야 좋다. 이에 많은 환자를 보고 양방치료와 한방치료를 같이 병행하는 곳에서 수련받고 싶다. 한의학적 공부를 추가로 한 후, 문헌에 근거한 치료, 연구에 의거한 치료 등 조금 더 효과 좋은 치료를 개발하고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진주 : 이번 논문을 통해 논문의 의미와 보람을 느끼게 됐다. 한약과 한방 관련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인데, 밝혀지지 않은 효능이 많다고 생각한다. 졸업 후 대학원에서 추가적인 연구와 공부를 하고 싶다.

박혜진 : 병원 수련과 대학원 중 고민 중이다. 더 나아가 큰 꿈이 있는데, 한의학을 중심축으로 그 장점을 알리는데 이바지하고 싶다. 이에 국제적으로 큰 병원인 미국의 메이오 클리닉에 가서 임상 연구를 하거나 이번에 작성한 논문처럼 리뷰 논문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

글 손은주 eve@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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