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당신에게 알맞은 복지 정책을 추천합니다”
2020-08-24 교육
김유리안나(경영학과)·신정음(아동가족학과) 학생, AI 정책추천 서비스 ‘Wello(웰로)’ 창업
KHU Valley Program, 소프트웨어 창업 경진대회 등 경희대 창업교육 프로그램 도움 커
“배운 것 사회에 환원하고 싶어, 가치 추구한다면 실패해도 후회 없을 것”
경희대학의 탄탄한 창업교육이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김유리안나(경영학과), 신정음(아동가족학과) 16학번 학생이 창업한 ‘Wello(웰로)’도 그중 하나다. 웰로는 AI를 기반으로 정부와 지자체를 비롯한 각종 기관에서 펼치는 복지 정책을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8월 말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웰로는 ‘Wefare(복지)’와 ‘Hello’를 더해 복지정책을 일반시민이 편하게 만나보게 하자는 생각을 담았다. 경희의 취·창업역량 강화프로그램인 KHU Valley Program(이하 KVP), 소프트웨어 창업 경진대회, 소프트웨어쉽 등을 수행하며 역량을 다졌다는 이들을 종로 청년창업센터에서 만났다.
각종 기관의 복지 정책 9만 건 중 사용자에게 적합한 정책 추천
Q. 창업에 어떻게 도전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김유리안나(이하 유리안나): 정부, 지자체, 각종 기관에서 복지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대상자들이 기관별로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시작은 장학금이었다. 더 나아가 청년 주거 정책, 교육 정책을 모아서 보면 좋겠다고 생각해 조사하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정보를 놓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본인을 위한 복지 정책도 챙겨야 하는데 자녀를 위한 복지 정책까지 챙길 게 워낙 많더라. 부모들이 일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2030세대를 타깃층으로 복지 정책 정보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했다. 전 연령층으로 확대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신정음(이하 정음): 지난해 KVP 2기로 활동하며 소프트웨어 분야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최우수상을 받는 등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와 관련해 다음 단계인 SW-SHIP을 통해 개발자와 만나게 됐다. SW-SHIP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학생과 연계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개발 분야가 낯선 타 전공 학생들에겐 좋은 기회였다. 또 소프트웨어 창업 경진대회에도 참가해 본선에 진출했고 개발자 매칭까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이렇게 다양한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서비스가 수요가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그래서 실제로 창업까지 이어지게 됐다.
Q. 웰로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유리안나: 매일 아침 5시, 정부, 지자체, 기관 등의 복지 정책 9만 건을 정제해 사용자가 등록해 놓은 프로필에 적합한 복지 정책을 알려주는 서비스이다. 프로필은 10~14개 질문에 답하면 완성된다. 마감 기한을 놓치지 않고 신청할 수 있게끔 알림을 해주며, 바로 신청할 수 있는 링크를 연결해놓아 편의를 더했다.
정음: 9만 건을 정제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2019년 말 행정안전부에서 모든 기관의 정책 데이터를 모아 알리기 시작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프로필에 맞게 AI 자연어 처리를 해서 정보를 제공한다. 홈 화면에서 금융, 교육, 문화, 일, 주거 등 분야별로 확인할 수도 있다. 프로필은 심리 테스트하듯 클릭하면서 넘어갈 수 있어 입력에 부담을 덜었다. 프로필 완성도에 따라 추천 매칭률이 높아진다. 프로필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Q. 정식 출시 전, 테스트를 해봤다고 들었다. 사용자 반응은 어땠는가?
정음: 반응은 좋았다. 첫 서비스에 대한 자체 설문조사에서 만족도가 70~80% 정도로 높게 나왔다. 동생에게도 테스트해보게 했는데, 그때 마침 인천시 인재육성 장학금 공지가 올라왔고 신청해 장학금을 받게 됐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 ‘사람’을 생각해야 할 때
Q. 수익은 어떻게 발생하는가?
유리안나: 실제로 많이 받는 질문이다. 우리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돈을 받지 않아야 이 서비스가 의미가 있다. 다만 뷰티 플랫폼 ‘화해’처럼 서비스가 활성화해 사용자가 많이 모였을 때, 그 데이터를 활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지원사업을 통해 받은 자금으로 서비스를 잘 만들어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정음: 다양한 방면으로 생각 중이다. 그래서 창업 관련 교육이나 대회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여러 인사이트를 얻으려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아이디어 공모전인 ‘SKT 행복 인사이트’ 본선에 올라갔다. SKT와 연계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다가 올해 5월 인천광역시 남동구에서 구의 정책을 확인하면 OK캐쉬백 포인트를 주는 이벤트를 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형식을 활용하면 정책 홍보 예산을 우리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에게 직접 전달할 수도 있을 텐데, 홍보 예산 수수료로 우리는 수익을 낼 수도 있다. 기관 입장에서는 무작위가 아니라 선별적인 홍보로 타깃층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이것이 주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고 데이터 비즈니스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Q. 사회적 가치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유리안나: 사업이 임팩트 있게 커지려면 ‘사람’을 생각해야 하는 것 같다. 돈을 바라면 사용자는 다 알아차린다. 사용자의 마음에 더 다가가려면 사회적 가치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아직 학생이지 않나. 학생으로서 이윤을 생각하지 않고 완벽하진 않지만 배운 것을 토대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사회에 나가기 전에 실패를 경험해보자고 생각했고, 가치를 추구한다면 실패를 하더라도 후회가 없을 것 같았다.
정음: 대학에 입학해 여러 봉사활동을 했다. 장애인 멘토링을 하면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있는데도 못 받는 친구들을 만났다. 그래서 내가 복지혜택을 정리해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플랫폼이 정말 필요한 서비스라고 느꼈다. 일단 나부터 쓰고 싶은 서비스여서 시작했다. 수익을 많이 창출하는 사업은 경쟁자도 많고, 그만큼 치열하다. 웰로 같은 서비스는 무엇보다 필요한 서비스임에도 민간에서 하는 게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보자라고 생각해서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더 두게 된 것 같다.
“매 순간 인연을 잡아라”
Q. 창업을 위한 자금 확보는 어떻게 했는가?
유리안나: 운이 좋게 작년에 학교에서 연 소프트웨어 창업 경진대회, KVP, SW-SHIP에서 상을 받았다. 이게 초기 자금이 됐다. 5월에는 창업진흥원·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진행하는 예비창업패키지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래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사업자 등록을 6월 1일에 해서 아직 적자는 아니다. (웃음)
정음: 우리 학교의 창업교육 프로그램이 워낙 잘 돼 있다. 자본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게 사실인데 학교가 많이 지원해줘서 너무 좋았다.
Q. 창업하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유리안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때문에 많은 일이 있었다. 사실 경희대학교 창업보육센터 공간에 입주가 예정돼 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무산됐다. 공유오피스도 막혔고. 그래서 숙소를 빌려서 밥해 먹고 합숙하면서 준비했다. 그러다 보니 밤낮으로 일할 수밖에 없었고, 몰입해서 할 수 있었다. 재밌는 경험이었다. 우리가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아니라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정음: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 행복기숙사 1층 카페에서 열심히 창업에 관한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옆 테이블에 창업 관련 교수님이 앉아계셨다. 한재필 교수님이셨는데 우리한테 연락해주시고, 책도 주시고, IR, PR 자료를 주면 배포해주신다고도 하셔서 지금까지도 연락이 이어지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학교를 잘 활용하라고 하고 싶다. 학교 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분명히 도움이 된다. 또 교수님을 찾아가면 교수님 대부분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신다. 우리 팀은 박재홍 경영학과 교수님께 자문을 받아 전국 창업대회에 참여할 수도 있었다. 학생 입장에서 보자면 인맥이 없지 않나. 대회 같은 곳에 나갔을 때도 심사위원분들과도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아직도 멘토가 돼 주시는 분이 계신다. 매 순간 인연을 잡아야 한다.
Q. 향후 계획은?
정음: 종로 청년창업센터에 8월 초에 입주했다. 이번 달에는 서비스를 론칭하고 반응을 보면서 서비스 안정화를 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볼 것이다. 올해는 기관의 홍보예산을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며, 청년청, 안양시청, 복지로 등 여러 기관과 만나고 있다. 내부 알고리즘을 만들었으니 하반기에는 특허를 출원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웰로와 함께 나의 역량도 같이 키워나가는 게 목표다.
유리안나: 데이터 알고리즘을 계속 만들면서 데이터 직무 역량도 키우고 있다. 졸업전에 사업 경험을 쌓고, 다양한 기관의 사람과도 만나고 역량을 기르면서 사회적 가치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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