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지적 호기심, 연구를 계속하게 한 힘”
2020-07-31 연구/산학
2019 경희 Fellow(7) 연구 부문 수상자 박종욱 화학공학과 교수
2년 6개월 동안 SCI 논문 62편 게재·외부 개인 연구비 23억 원 이상 수주
“기존 연구 계속할 수 있는 환경 갖춰준 대학의 배려로 이룬 성과”
2019 경희 Fellow(연구) 수상자가 선정됐다. 이계희 관광학과 교수(인문·사회 계열), 홍종기 약학과 교수(자연·의학(비임상) 계열), 원장원 의학과 교수(의학(임상) 계열), 허의남 컴퓨터공학과 교수, 박종욱 화학공학과 교수(이상 공학 계열)가 그 주인공이다. 경희대학교는 학문적 성취를 존중하는 대학문화를 만들고, 구성원 자긍심 고취를 위해 2008년부터 경희 Fellow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에 한정됐던 경희 Fellow는 2017년 교육 부문으로 확대됐다. 경희 Fellow(연구)는 최근 3년간 연구 업적이 탁월한 교원을 선정해 포상하며, 임명 기간은 2년이다. ‘2019 경희 Fellow(연구)’ 선정자를 만나 그간의 연구 성과와 계획을 들어본다. 마지막으로 박종욱 교수를 만났다.<편집자 주>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장수명 청색 형광 OLED 재료 개발 등 성과 거둬
Q. 경희 Fellow 선정 소감이 궁금하다.
경희 Fellow(연구)는 최근 3년간 연구 성과를 평가해 선정하는데, 2016학년도 2학기에 경희대학교 전임교원으로 특별 채용된지라 2년 6개월의 실적만으로 평가받았다. 이 기간에 디스플레이 재료 분야 상위 10% 이내 논문 10편을 포함해 SCI 논문 62편을 썼다. 외부 개인 연구비도 23억 원 이상 수주했다. 대학의 배려로 기존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인력, 공간 등 환경이 갖춰졌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경희대에 오면서 함께 연구해온 학생들의 학적 이동과 연구 공간을 요청했다. 학생의 학적 이동은 행정상 쉬운 일이 아닌데, 당시 여러 보직자분들이 도와주셔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애써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Q. 주요 연구 분야는?
기능성 유기전자재료 합성과 고효율 전자 소자 제작에 주력하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페로브스카이트 LED, 이미지 센서 등에 활용 가능한 여러 가지 소재를 개발했다. 대표 연구 성과는 2018년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장수명 청색 형광 OLED 재료를 꼽을 수 있다. 당시 기술평가를 받았는데, 발표된 공식 기록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수명이 길었다. 관련 기술을 기술이전하는 데 성공했고, 기업에서 제품화해 중국에 수출했다.
OLED 재료와 디스플레이용 유기 색재 재료 연구 공적을 인정받아 2018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단체인 국제광전자학회(SPIE) 종신 Fellow에 선정됐다. 한국인으로는 네 번째다. 앞서 2012년에는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Q. OLED 분야에서 이룬 성과가 많다. 이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다면?
KAIST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면서 전자재료용 기능성 고분자를 연구했는데, 그때 OLED에 관심을 두게 됐다. OLED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지내면서다. 이후 삼성전관(삼성 SDI, 삼성디스플레이 전신)에 입사해 디스플레이 관련 연구를 하던 중에 삼성 내 우수박사상을 받았다. 그 포상으로 OLED팀을 만들고, 팀장을 맡았다.
기업에서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국책과제 및 산업체와 공동연구하면서 디스플레이 전자재료 분야와 관련된 연구를 계속했다.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소재원천사업, 교육부 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CK-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소재 원천기술개발사업 등 대형 국책과제의 단장직도 수행했다. OLED는 여러 연구과제와 국책과제를 수행하면서, 그리고 지금까지 놓지 않고 연구해왔다. 재미있어서 계속 연구할 수 있었다.
“연구는 앎의 영역을 넓혀가는 일”
Q. 요즘 관심 있는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
이미지 센서 기술에 관심이 있다. 그동안 고감도 이미지 센서를 위한 소재를 개발해왔고, 최근 관련 연구 주제로 대형과제도 수주했다.
휴대폰 카메라는 DSLR 카메라가 구현하는 이미지 감도 구현을 목표로 꾸준히 기술 발전을 이뤄왔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DSLR과 휴대폰 카메라 화질이 다른 것은 이미지 센서의 차이 때문인데, DSLR 카메라가 주로 사용하는 전하 결합 소자(CCD) 이미지 센서는 상보성 금속 산화물 반도체(CMOS) 이미지 센서보다 화질이 우수하다는 강점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부피가 크며 전력 소모가 많다. 휴대폰 카메라는 가격, 소형화, 소비전력을 이유로 CMOS 이미지 센서에서 화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개발돼왔다. 개발 중인 고감도 이미지 센서를 위한 소재가 이 부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고감도 이미지 센서 연구와 함께 디스플레이에 미세한 카메라를 넣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지금은 휴대폰 디스플레이에 카메라로 인한 노치(Notch)가 생길 수밖에 없지만, 카메라를 디스플레이에 넣으면 노치가 사라져 휴대폰 전면을 풀 스크린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AI)이 탑재된 휴대폰이 나를 보고, 나의 기분과 그날 날씨에 맞는 옷, 메뉴 등을 추천해주는 기술이 구현되기 위해선 이미지 센서인 카메라가 중요하다. 이 기술은 휴대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자율주행 자동차, AI 로봇, 드론, 의료기기 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 기술은 다 연결돼 있어 기본 원리를 알면 재미있는 게 많다. 활용 범위도 무궁무진하다.
Q. 현재까지 SCI(E)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은 300편 이상이고, 국내외 특허도 60건 이상 출원 및 등록했다.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
연구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경계에서 점점 앎의 경계를 넓혀가는 일이다. 앎의 경계 너머에 있는 모름의 세계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기 위해선 동기가 필요하다. 하나는 돈이나 명예를 좇는 ‘연구를 통한 삶’이고, 다른 하나는 지적 호기심에 따른 ‘연구를 위한 삶’이다. 사람마다 전자와 후자가 섞인 상태에서 그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는 다르겠지만, 두 가지가 항상 같이 존재하는 것 같다.
나는 지적 호기심을 채워나가는 재미와 즐거움에서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도 지적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준다. 비록 지금 지적 호기심이 생기는 분야를 찾지 못했다 할지라도 관심을 두고 몰두하다 보면 그 분야가 재밌어진다. 주어진 환경에서 내가 알고 싶고, 하고 싶은 연구를 즐기면서 하자는 마음으로 임하면 좋은 결과도 얻게 되는 것 같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 교육부의 대학중점연구소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관련 기사: 디스플레이 부품소재 지역혁신센터, 대학중점연구소 선정). 공대 부학장, 경희 Fellow, 대학중점연구소장 등으로 책임 강의 시간이 조정돼 연구할 시간이 늘고 강의가 줄었지만, 교육 활동을 활발히 할 계획이다. 그간의 연구, 교육 경험과 대학의 인프라를 활용해 표준화한 인재 양성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다. 이 구상은 대학중점연구소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학중점연구소는 이공 분야 대학부설연구소의 특성화, 전문화를 통한 기초연구 거점을 구축하고, 우수한 신진 연구 인력을 육성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인력 양성이 사업에서 추구하는 중요한 축 중 하나다. 사업을 수행하면서 체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어떤 학생이라도 프로그램을 따라가다 보면 해당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시스템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 관련 기사 보기
2019 경희 Fellow(1) 교육 부문 수상자 박현 스포츠의학과 교수
2019 경희 Fellow(2) 교육 부문 수상자 강병민 회계세무학과 교수
2019 경희 Fellow(3) 연구 부문 수상자 이계희 관광학과 교수
2019 경희 Fellow(4) 연구 부문 수상자 허의남 컴퓨터공학과 교수
2019 경희 Fellow(5) 연구 부문 수상자 원장원 의학과 교수
2019 경희 Fellow(6) 연구 부문 수상자 홍종기 약학과 교수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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