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인간을 고양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겠다”

2020-06-12 연구/산학

2019 경희 Fellow(연구) 수상자로 선정된 허의남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우수한 연구업적을 바탕으로 국내외 정보통신기술 발전을 주도하고,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 및 국제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9 경희 Fellow(4) 연구 부문 수상자 허의남 컴퓨터공학과 교수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스몰 셀 컴퓨팅까지, 국내외 정보통신기술 발전 주도
ICT 성능검증연구센터 운영하며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술 개발

2019 경희 Fellow(연구) 수상자가 선정됐다. 이계희 관광학과 교수(인문·사회 계열), 홍종기 약학과 교수(자연·의학(비임상) 계열), 원장원 의학과 교수(의학(임상) 계열), 허의남 컴퓨터공학과 교수, 박종욱 화학공학과 교수(이상 공학 계열)가 그 주인공이다.

경희대학교는 학문적 성취를 존중하는 대학문화를 만들고, 구성원 자긍심 고취를 위해 2008년부터 경희 Fellow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에 한정된 경희 Fellow는 2017년 교육 부문으로 확대됐다. 경희 Fellow(연구)는 최근 3년간 연구 업적이 탁월한 교원을 선정해 포상하며, 임명 기간은 2년이다. 경희 Fellow(연구)에 임명되면 책임 강의가 연간 6~9시간으로 조정돼 한 학기에 연간 책임 강의를 모두 마치고, 나머지 학기 동안 연구에 전념할 수 있다. ‘2019 경희 Fellow(연구)’를 만나 그간의 연구 성과와 계획을 들어본다. 두 번째로 허의남 교수를 만났다.<편집자 주>

5G 시대, 스몰 셀(small cell)로 무선 네트워크 환경 개선
Q. 주요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
과거에는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 핵심 연구 분야였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제 전 세계적인 인프라로 자리를 잡고, 확장되는 단계다. 그런데 중앙 집중 서버를 두고 운영하다보니 모바일 유저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할 때 시간이 지연되는 측면이 있다.

지금은 5G 시대다. 5G 시대 특징 중 하나는 기지국이 들어 있는 셀(cell)이 점점 작아진다는 점이다. 작아지면서 네트워크 성능은 좋아진다. 그런데 클라우드까지 올라가는 유선망 속도가 아직 많이 느리기 때문에 모바일 유저에게 필요한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기지국에 엣지(edge)라는 분산된 소형 서버를 통해, 사용자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요청하면 미리 데이터를 더 빨리 읽어 올 수 있도록 캐시 기억 장치에 저장(caching)해놨던 것을 전달한다. 그러면 중앙 집중 서버로 가지 않기 때문에 바로 처리할 수 있어 속도가 빨라진다.

그래서 셀들 간 협력을 통해 이동하는 모바일 유저에게 맞춰 미리 서비스를 갖다놓거나 중앙 집중 서버까지 가지 않고 옆에서 끌어다 쓰는 환경이 올 것이라 생각해서 인터 엣지 컴퓨팅(inter edge computing), 현재는 스몰 셀 컴퓨팅(small sell computing)이라고도 부르는 분야로 전환해서 연구하고 있다.

기업과 공동으로 국가 주도 과제 수주, 필요한 기술 확보하고 완성도 높여
Q. 최근 3년간 총 36편의 논문을 게재하고, 국내 특허출원 26건 및 등록 17건, 국제 특허출원 3건 및 등록 1건 수행했다. 또 28건의 연구 과제를 수주했고, 기술 이전 계약을 총 12건 이뤄냈다. 연구의 원동력이 있다면?
ICT 성능검증연구센터(관련 기사: ‘“IT 분야 멘토링의 모범사례 되겠다”’ 2018년 6월 27일 Focus 기사)를 운영하며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다. 성과를 내야 해서 최대한 역량을 발휘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뿐 아니라 협력 업체도 직접 찾아 나섰고, 특허 및 기술도 소개했다. 이런 적극적인 과정이 실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우리가 개발해주기도 하면서 산학협력이 잘 이뤄졌다. 요즘은 단순히 논문 작성보다는 연구 결과가 얼마만큼 기업이나 사회에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러한 연구 기조가 정부의 정책 방향과 맞아 떨어져 연구비를 수주하는 밑거름이 됐다.

Q. 산학협력에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 어떻게 극복했는가?
산학협력의 어려움 중 하나가 생각의 차이다. 기업은 적게 투자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서로 만족할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제일 좋은 방안은 국가 과제를 공동으로 수주해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과 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추가로 개발해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완성도도 높아진다. 경제성이라는 문제를 만족시키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추진하는 과제를 수행하며 재정 문제, 인력 문제를 해결했다.

“학생들에게 어떤 새로운 것을 던져줄까 늘 고민한다”
Q. 연구·교육에 대한 철학이 궁금하다.
늘 학생들에게 어떤 새로운 것을 던져줄까라는 기본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 새로운 것을 찾아내면 그것을 내 소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생들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다. 1년에 두세 차례 지도학생을 모아 내가 강의하는 형태의 세미나를 진행한다. 트렌드와 우리 연구의 중요성을 말하며 함께 하자는 동기를 부여한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연구, 교육 철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Q. 지도제자 중에 외국인 학생이 많다고 들었다. 지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처음에는 같이 외국어로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효율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현재는 연구 그룹, 프로젝트 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을 때는 외국인, 한국인으로 그룹을 나눠 효율성을 높이고, 실제 개발할 때는 함께 모여 미팅하고 논문을 쓴다. 서로 유사한 연구 주제를 다루는 게 있으면 같이 하면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운영하고 있다.

감지한 곳에서 즉각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팅 연구할 계획
Q. 향후 계획은?
AI 기술은 물론 더 보완할 점은 있지만 어느 정도 성숙돼 있다. 그런데 그 방대한 데이터를 AI가 접목해서 처리할 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이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컴퓨팅, 새로운 컴퓨팅, 양자 컴퓨팅을 더 연구할 계획이다.

신경세포에 메모리, CPU 칩이 들어가 있는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뇌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지 않나. 앞으로 활동하는 로봇은 ‘뇌’와 같은 하나의 기관이 아니라 모든 마디마디에 제어할 수 있는, 스스로 로컬라이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한 곳에서 모아서 처리하고 명령하는 게 아니라 감지한 곳에서 즉각적으로 처리하는 컴퓨팅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해야 할 것 같아 관심 분야의 논문을 계속 보기도 하고, 국제 표준화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확인하고 있다. 앞으로는 조금 더 데이터 가까이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는 그런 환경, 또 그것이 모두 연계돼 중앙에서 제어할 수 있는 컴퓨팅 환경으로 변화될 것 같아 이런 쪽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Q. 미래를 만들어나간다는 생각이 든다. 최종 목표가 있다면?
최종 목표는 없다.(웃음) 최종 목표가 있다고 한다면 AI든 또 다른 무엇이든 사람에게 가장 적합하고 유용한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치매 환자를 위한 인형은 시간에 맞춰 ‘약 드셨어요? 기분이 어떠세요?’ 등을 물으며 치매 환자를 돕는다. 이처럼 앞으로 더 고립되고 개인화해가는 환경을 고려해 사람을 돕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든 신조어인데 ‘휴먼 레이징 테크놀로지(Human raising technology)’, 즉 인간을 단순히 돕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고양시킬 수 있는 기술이 미래에는 개발돼야 한다.

한편 우리 대학의 교시가 ‘문화세계의 창조’이다. 문화의 흐름을 살펴보면 이제는 디지털을 제외하고 설명하긴 어렵다. 따라서 대학 캠퍼스도 좀 더 디지털화하고, 디지털과 관계된 학과와 다른 학과가 융합할 필요가 있다. 서로 영역을 좀 더 수용하면서, 그 영역이 확대되면 좋겠다. 이를 통해 문화세계가 캠퍼스 안에서도 창조되고, 이러한 우리 대학의 분위기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는 방향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Q. 연구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하는 연구가 얼마나 가치 있고, 왜 중요한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동기에 따라 자신을 컨트롤하고, 성실하게 꾸준히 이뤄나갈 때 다른 외적인 것도 따라온다. 자신의 가치관을 올바르게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철두철미하게 달려가는 연구자가 나중에 성공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 관련 기사 보기
2019 경희 Fellow(1) 교육 부문 수상자 박현 스포츠의학과 교수
2019 경희 Fellow(2) 교육 부문 수상자 강병민 회계세무학과 교수
2019 경희 Fellow(3) 연구 부문 수상자 이계희 관광학과 교수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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