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역학적 관점 적용해 차세대 전지 실용성 높여

2020-07-08 연구/산학

김두호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소듐 이온 배터리를 합리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범위를 화학적, 재료공학적 관점뿐 아니라 역학적, 기계공학적인 관점을 결합해 제시했다. 연구결과는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재료·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6월초 게재됐다. 학부연구생인 이재운(산업공학과 14학번), 최광현(기계공학과 15학번) 학생이 주도한 연구라 더욱 의미가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재운 학생, 김두호 교수, 최광현 학생.

김두호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 소듐 이온 배터리의 합리적 사용 위한 범위 설정
국제 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게재
이재운, 최광현 학부연구생이 이룬 성과,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가능성 봤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와 결합해 전력을 공급하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은 차세대 전력망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ESS에 일반적으로 리튬(Li) 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리튬의 부존량에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가 리튬과 화학적 성질이 비슷한 소듐(나트륨, Na) 이온 배터리를 신소재로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소듐 이온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상대적으로 전압과 용량이 낮아 배터리 산업에 바로 적용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며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제시되는 연구 중 하나가 ‘음이온 산화-환원’이다.

김두호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음이온 산화-환원을 좀 더 실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소듐 이온 배터리를 합리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범위를 화학적, 재료공학적 관점뿐 아니라 역학적, 기계공학적인 관점을 결합해 제시한 것이다. 연구결과는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재료·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6월초 게재됐다.(논문명: “Uncovering the Structural Evolution in Na-Excess Layered Cathodes for Rational Use of an Anionic Redox Reaction”) 학부연구생인 이재운(산업공학과 14학번), 최광현(기계공학과 15학번) 학생이 주도한 연구라 더욱 의미가 있다. 이들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메커니즘에 따라 구조적인 변화 구체적으로 밝혀내
Q. 어떤 연구인가?
최광현 학생: 음이온 산화-환원 반응은 높은 전압과 추가 용량 확보라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음이온 산화-환원이 너무 많이 진행되면 배터리 성능 저하를 야기할 수 있는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러한 부분을 계산과학을 통해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어떤 소재가 어느 수준까지 배터리 충방전을 하면 이후부터 불안정한 물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데이터와 함께 분석하고, 해석해 제시했다.

김두호 교수: 음이온 산화-환원 패러다임을 합리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적정선의 범위를 설정해줘야 하는데, 지금까지 그 범위를 화학적, 재료공학적 관점에서만 해석을 해왔다. 우리는 이 부분도 언급하면서 역학적이고 기계공학적인 관점을 결합했다. 충방전을 오래 하더라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고, 기존보다 개선된 상태로 쓸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재운 학생: 실제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중간 변화를 확인할 수 없어 컴퓨터 계산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실험만으로는 중간에 어떤 과정을 거쳐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은데, 우리 팀은 메커니즘에 따라 구조적인 변화를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Na2RuO3 양극소재에서, 합리적인 음이온 산화-환원 반응의 범위를 결정하기 위한 해당 재료의 층간 거리 변화율을 관찰한 모식도. 음이온 산화-환원 반응이 일정 범위를 넘어 과하게 일어나면, 내부적으로 급격한 역학적 변형이 발생해 비가역적인 용량이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Q. 연구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
최광현 학생: 연구하는 과정은 매우 재밌었다. 기계공학과에서 공부하며 배운 요소가 실제 적용되고, 나름대로 해석한 것이 하나의 이론처럼 정립되는 것도 뜻깊은 경험이었다. 논문 작성 경험이 부족해 하고 싶은 말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부분이 어렵기도 했다.

이재운 학생: 광현이와 마찬가지로 아직은 공부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연구하면서 연구 방법 등이 이번 연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고, 발전해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계속 연구를 진행하며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찾아나가고 싶다.

멀티스케일에너지재료연구실에서 매주 연구발표를 통해 성취감 얻어
Q. 학부연구생으로서 뛰어난 성과를 이뤄냈다. 소감이 궁금하다.
김두호 교수: 학생들이 아직 학부생이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 우리 연구 그룹에 들어왔다. 약 1년간 연구하며 이뤄낸 성과다. 후배들, 제자들이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큰 보람을 느낀다.

최광현 학생: 아직 많이 부족하고, 배울 게 많다. 배터리, 반도체 등에 관심이 많았는데 김두호 교수님이 학교에 오셔서 연락을 드렸고 흔쾌히 함께하자고 해주셨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연구발표를 해야 해서 처음에는 힘들기도 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매주 발표했던 것들이 쌓여 데이터가 축적되고, 나름대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 같다. 이런 데이터가 쌓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이재운 학생: 산업공학과와 기계공학과를 복수 전공했다. 처음에는 기초가 없어서 문제가 많았는데, 흥미를 붙이며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 매주 발표하며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웃음) 그런데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더 높은 성취감을 얻는다. 교수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좋은 결과를 냈다. 성과를 낸 것이 특별히 기쁘기보다 이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많이 했다. 대학원에 진학해 졸업할 때는 교수님을 비롯한 우리 멀티스케일에너지재료연구실에 더 많은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Q. 멀티스케일에너지재료연구실에서는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가?
김두호 교수: 배터리 관련 소재를 개발하고 해석하는 연구실이다. 계산과학 중, 양자역학 기반의 범 밀도 함수 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 계산을 통해 데이터를 산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적절한 데이터를 채굴하여, 현재 소재들이 갖고 있는 문제를 진단해 더 좋은 소재로 개발될 수 있게 하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한 결과를 실험으로 검증하고 있다.

열린 마음으로 토론하고 함께 성장하는 사람이 목표
Q. 향후 계획이 있다면?
김두호 교수: 앞으로의 연구도 지금까지 해온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요즘은 철학적인 방향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교수자가 의도하는 대로 모든 학생을 이끌고 갈 수도 없고, 또한 교수자의 방향도 정답이라고 단언할 수 없기에 고민이 많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스스로 세워둔 장벽을 넘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다. 경희대 학생들은 충분히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졸업 이후에도 어느 위치에서든지 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 나눌 수 있는 마인드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최광현 학생: 연구자이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연구를 하고 싶었고 좋은 기회로 김두호 교수님 연구실에 들어오게 됐다. 교수님께서 공부하는 방식부터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고, 성장해나가고 있다. 주도적으로 연구를 이끌어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오래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연구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때까지 공부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재운 학생: 스스로 알아내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누군가 알려주면 금방 알 수 있는 것이 있는 듯 싶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나누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있는데, 김두호 교수님께서는 편협한 마음 없이 많이 도와주려고 하신다. 덕분에 스스로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앞으로 무언가를 가르쳐줄 상황에 놓인다면 열린 마음으로 토론하고 함께 성장하며 연구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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