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세계시민교육 #헌혈스타그램 #헌혈은 사랑입니다

2020-07-13 교육

2020학년도 1학기 후마니타스칼리지 세계와 시민을 수강하며 코로나19 영향으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헌혈 독려 활동에 나선 ‘2BA’ 팀을 만났다. 이들은 직접 헌혈에 참여하고, 설문조사 및 인터뷰하며 조사한 헌혈 관련 정보와 필요성을 SNS에 올려 널리 알렸다. 사진 왼쪽부터 20학번 최헌규(전자공학과), 권혁준(스페인어학과), 장윤서(국제학과), 심은영(산업경영공학과) 학생.

2020-1 세계시민교육 사례 (3) 혈액 수급 비상 걸리자 다양한 활동으로 헌혈 독려
카드뉴스 제작, 혈액원 관계자 인터뷰, 직접 헌혈하며 헌혈 필요성 알려
“세계시민은 침묵하지 않는 자, 행동으로 옮기는 자”

국내 대학 최초로 후마니타스칼리지가 실시해온 ‘시민교육’이 지난해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으로 거듭났다. 국내 대학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세계시민교육을 개설, 운영하는 것은 경희대가 최초다. 세계시민교육은 실험이나 실습이 아니라 ‘실천’이다. 학생들은 이론을 공부한 후 강의실 밖으로 나가 현장 활동을 수행한다. 현장 활동의 주제, 활동 방식은 모두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시나리오가 없는 현장에서 온몸으로 경험하는 ‘산 공부’의 폭과 깊이는 각별하다.

2020학년도 1학기 학생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확산 우려로 비대면 강의를 들으며 온·오프라인에서 활동을 펼쳤다. 코로나19에 따른 피해 복구 돕기, 디지털 성범죄 예방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지속가능한 인류사회를 위한 활동을 수행하고, 세계시민의 역할과 책임을 배웠다. 이번 학기 학생들이 수행한 세계시민교육 활동 내용을 전한다.<편집자 주>

“코로나19로 헌혈자가 감소해 혈액 보유량이 주의단계에 진입했습니다. 가까운 헌혈의 집이나 헌혈카페를 방문해 헌혈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긴급재난문자가 휴대폰을 울린다. 올 상반기 헌혈자 수가 작년 대비 약 11% 급감했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의 ‘헌혈량 실적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헌혈자 수는 96만 6,8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8만 4,828명과 비교하면 11만 7,963명(10.9%)이 줄었다.

헌혈자가 감소하며 혈액 보유량에도 비상이 걸렸다. 혈액 보유량 단계는 5일 이상일 때 ‘적정’, 3일 이상 5일 미만일 때 ‘관심’, 2일 이상 3일 미만일 때 ‘주의’ 1일 이상 2일 미만일 때‘ 경계’, 1일 미만일 때 ‘심각’으로 분류한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혈액 보유량이 5일분 이상으로 ‘적정’인 날은 23일에 불과했다. 혈액 보유량 단계가 ‘관심’인 날은 120일이었고, ‘주의’인 날도 8일이나 됐다.

권혁준(스페인어학과), 심은영(산업경영공학과), 장윤서(국제학과), 최헌규(전자공학과) 20학번 새내기들이 ‘2BA’ 팀을 결성하고, 혈액 수급 돕기에 나선 이유다. 직접 헌혈에 참여하고, 헌혈 관련 정보와 필요성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이들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대한적십자사 공식 SNS에 제작한 카드뉴스 올려
Q. 팀은 어떻게 결성하게 됐는가?
장윤서(이하 윤서): 조장인 은영이가 구글 클래스룸에 활동 주제를 올렸다. 오픈 채팅에서 관심 있는 사람 모였는데, 딱 4명이 모이게 됐다. A형이 2명, B형이 2명이어서 팀 이름은 2BA로 정했다. ‘to be A’로 읽으며 학점을 향한 마음도 담았다.

Q. 주제 선정 계기가 궁금하다.
심은영(이하 은영):
 처음에는 다른 주제를 생각했다.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을 주제로 자료를 조사하고 모임까지 했는데, 현장 활동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가 코로나19로 혈액 수급이 어렵다는 기사를 접하고 의견을 제시했다. 긴급재난문자도 계속 오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헌혈 관련 주제를 다루게 됐다.

2BA 팀이 제작한 카드뉴스.

Q. 어떤 활동을 펼쳤는가?
최헌규(이하 헌규):
먼저 20대를 대상으로 헌혈 실태를 조사했다. 설문조사 결과 헌혈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는 사람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웠다. 헌혈을 하지 않는 이유도 인상 깊었는데, 헌혈에 대한 두려움으로, 헌혈 부적격자라서, 관심이 없어서 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따라서 헌혈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관심을 촉발하는 내용으로 카드뉴스를 만들기로 했다. 헌혈에 대해 궁금한 점도 설문조사를 통해 묻고, 이를 해결해주는 형태의 카드뉴스도 만들었다.

권혁준(이하 혁준): 코로나19에 따른 혈액 수급 위기, 헌혈에 대한 오해와 진실, 헌혈 전 확인사항, 헌혈자 및 헌혈의 집과 혈액원 인터뷰 등을 카드뉴스로 만들었다. 매일 줌(ZOOM)에서 만나 3~4시간씩 의견을 나누며 열심히 만들었다. 카드뉴스를 연재하기 위해 SNS 계정도 새롭게 만들었는데 팔로워 수가 많지 않아서 홍보에 어려움을 느꼈다. 그래도 꾸준히 연재를 해나갔고, 이러한 노력이 나중에 빛을 발했다. 대한적십자사 측에 연락했더니 공식 계정에 홍보해주겠다고 한 것이다. 대한적십자사 페이스북 페이지,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우리가 만든 카드뉴스가 소개됐다.

윤서: 혈액원에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나와 헌규, 은영 셋은 충청권에 살아서 대전세종충남 혈액원을 찾아 관계자를 인터뷰하고 직접 헌혈했다. 서울에 머무는 혁준이는 서울에서 같은 날 헌혈했다. 인터뷰를 통해 혈액의 보관, 환자에게 가는 혈액 수송 과정 등을 알아봤다. 관계자께서 흔쾌히 방문을 허락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했다.

헌규: 인터뷰하며 코로나19의 영향을 묻자, 시설 내 감염 우려에 공감한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소독하고, 위생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헌혈의 집에 방문하거나 찾아가는 헌혈버스를 통해 헌혈에 동참해주면 좋겠다는 답을 해주셨다. 혈액이 없을 때 제일 힘들다는 답변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생각보다 간단한 헌혈,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
Q. 활동하며 에피소드는 없었나? 비대면 강의로 진행돼 팀 활동하기 어렵지 않았나?
윤서:
혈액원에서 협조해주셔서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대한적십자사 측에 메일을 보내면서도 답변이 올까 반신반의했는데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겠다는 답장을 받아 오히려 감사했다. 또한 팀원 모두 협조적이었고, 의견이 잘 맞았다.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며 교수님께서 팀 발표가 끝날 때마다 다른 수강생들에게 한 줄 피드백을 남기라고 하셨는데, 응원해주는 내용이 많아 발표 준비할 때 큰 힘이 됐다.

은영: 줌으로 팀 프로젝트를 하는 것 자체가 재밌었다. 생각보다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없었다. 시공간적 제약이 줄어서 매일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던 게 나름 장점이었다. 비대면 강의로 세계와 시민 프로젝트를 할 수 있을까 우려하기도 했는데, 우리 팀뿐 아니라 다른 팀,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한 친구들도 모두 열심히 준비했다. 학우들이 준비한 다양한 분야의 사회문제를 접하며 새로운 것을 볼 수 있었다.

Q. 활동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은영:
이번 활동을 통해 처음으로 헌혈을 해봤다. 두렵기도 했는데, 헌혈에 대해 잘 알려주셔서 편안하게 헌혈할 수 있었다. 헌혈이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더라. 이렇게 간단한 일로 여러 사람을 도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윤서: 헌혈을 해본 적도 없었고, 코로나19에 따른 혈액수급 문제 또한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활동하며 이러한 사실을 알게 돼 앞으로 헌혈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약을 먹고 있어 헌혈을 못 해 아쉬웠고, 다음에 꼭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혁준: 전에도 헌혈할 기회는 있었는데, 헌혈 후 많이 어지럽지 않으려나? 헌혈 후 몸에 이상이 생기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헌혈을 미루고 피했다. 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해보니 별것 아니었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헌혈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코로나19로 대면 봉사활동이 힘든 지금, 헌혈을 통해 다른 사람을 돕는 건 어떨까 생각했다.

헌규: 활동하며 헌혈자 수 통계를 찾아봤는데, 전 국민 중 5%만이 헌혈에 참여했을 정도로 헌혈자 수가 적더라. 헌혈자에게 도움을 많이 주는 편인데도 헌혈자 수가 많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문제점을 확인할 좋은 기회였고, 문제 해결에 작은 보탬이 된 것 같아 좋았다.

Q. 마지막으로 세계시민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은영:
시민이란 침묵하지 않는 자라고 생각한다. 사회에 산재해 있는 많은 문제를 우리는 익숙하게 받아들이거나 무심코 지나치곤 한다. 나의 문제가 아니거나, 당장은 큰 어려움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말이다. 헌혈을 대하는 태도도 그랬다. 이렇게 지나치던 문제를 알게 됐고, 그것을 파고들어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침묵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경험을 해봤고, 이러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덧붙여 평소에 연예뉴스 정도만 봤는데, 활동 주제를 찾아보며 정치, 사회, 경제 기사를 두루 찾아보게 됐다. 이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 관련 기사 보기
2020-1 세계시민교육 사례 (1) 꿀비,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화훼 농가 돕기 활동
2020-1 세계시민교육 사례 (2) 디지털 성범죄 예방 및 대처 방안 알리기 활동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 많이 본 기사

  • 멀티미디어

    • 개강 맞은 캠퍼스

      개강 맞은 캠퍼스

      2024-03-19

      More
    • 2024학년도 입학식

      2024학년도 입학식

      2024-03-05

      More
  • 신간

    •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사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사

      2024-03-27

      More

      아픈 마음과 이별하고 나와 소중한 이를 살리는 법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

    •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2024-02-28

      More

      2024 K-콘텐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지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