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만성 대사 질환 해결에 앞장선다

2020-07-20 연구/산학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초연구실(BRL) 사업에 약학대학 면역대사 질환 레졸루션 연구실이 선정됐다. 기초연구실 사업은 소규모 집단연구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3년간 13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사진은 면역대사 질환 레졸루션 연구책임자인 임동순 약학과 교수.

기초연구실(BRL) 사업 선정 (1) 약학대학, 면역대사 질환 레졸루션 연구실
3년간 약 13억 원 연구비 수주, 만성 염증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전략 연구
“공동연구로 시너지 발휘할 것”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초연구실(Basic Research Laboratory, BRL) 사업에 총 4개 연구실이 선정됐다. 이번 사업에 선정된 연구실은 △약학대학 면역대사 질환 레졸루션 연구실(연구책임자 임동순 교수), △치과대학 악골 재생 네트워크 제어 연구실(연구책임자 권일근 교수), △한의과대학 Gut-Brain axis 기반 맞춤형 침치료 기전 연구실(연구책임자 박히준 교수), △소프트웨어융합대학 Meta Federated Learning 기반 이동엣지 컴퓨팅시스템 핵심구조 개발 연구실(연구책임자 홍충선 교수)이다.

기초연구실 사업은 3~4명의 소규모 집단연구를 지원해 공동연구를 활성화하고 과학기술 발전의 기본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사업이다. 선정된 연구실은 3년간 13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과제를 수행하며, 최대 6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먼저 약학대학 면역대사 질환 레졸루션 연구실의 연구책임자인 임동순 약학과 교수를 만나 사업에 관한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편집자 주>

꾸준히 키워온 연구 역량, 신기술 보유한 연구 인력 확보로 사업 선정돼
Q. 사업 선정 배경이 궁금하다. 
경희대 약학대학이 타 대학과 다른 점은 약학과, 한약학과, 약과학과 세 개 학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한약 기반 전통 약물, 흔히 생약이라 부르는 물질을 과학적으로 접근한 연구를 하고 있다. 2017년에는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기초의과학 분야(MRC)’에 선정돼 뉴로바이오타 연구센터를 열고 장내 미생물, 뇌신경질환개선에 관해 연구하며 역량을 키워왔다.

또한 최근 신임 교원으로 ‘크리스퍼(CRISPR)’라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보유한 구태영 약과학과 교수님을 초빙했고, 특정 단백질의 분해를 유도하는 기술인 ‘프로탁(PROTAC)’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치료를 연구하는 김남중 약학과 교수님도 계신다. 약학 분야에서 신기술을 갖고 계신 젊은 교수님의 합류로 연구 동력을 얻었다. 이번 기초연구실 사업에는 나를 비롯해 김남중 교수, 구태영 교수, 경성대학교 약학과의 정기웅 교수가 참여한다.

레졸루션 촉진해 염증성 반응 억제, 만성 대사 질환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 제시
Q. 연구 내용은 무엇인가? 
‘우리는 왜 늙는가’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해왔다. 2000년대 초반 분자 수준의 염증과 관련한 새로운 학설이 등장했다. 보통 염증을 떠올리면 피고름이 나고, 붓고, 벌게지는 것을 생각하는데, 분자 수준의 염증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노인의 혈청 레벨을 재보면 염증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이라고 하는 분자의 수치가 기본적으로 높다. 이러한 미세 염증, 분자 염증에 대한 개념이 나타나며 염증성 반응이 노화를 매개한다는 견해가 생겨났다. 노화가 진행되며 분자 수준의 염증이 일어나고, 거기에 대사 장애가 동반되는 노화 염증(senoinflammation)에 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또 하나는 비만이다. 비만에 따른 대사성 질환이 많은데, 비만의 원인은 무엇인지, 비만이 왜 대사성 질환을 일으키는지 다룬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방이 많아지면 그 안에서 분자 수준의 염증 반응이 생기고, 이와 함께 대사 기능 장애도 발생한다. 이를 메타플라메이션(metaflammation)이라고 부르는데, 대사를 뜻하는 메타볼리즘(metabolism)과 염증을 뜻하는 인플라메이션(inflammation)을 합친 용어다. 대사 기능 장애가 일어나서 염증이 일어나는 것인지, 염증이 일어나서 대사 기능 장애가 일어나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두 가지가 악순환을 이루고 있기에 여러 가지 대사 질환이 발병한다고 연구돼 왔다. 이렇게 현대 과학은 노화 염증, 대사 염증이라고 하는 두 가지 키워드로, 대사 질환의 발병 원인을 대사 장애와 염증 증가의 악순환으로 보고 있다.

기초연구실 사업을 제안하면서 레졸루션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레졸루션은 만성·급성 염증반응의 능동적인 종결과정을 의미한다.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류코트리엔(leukotriene) 등 염증을 매개하는 여러 가지 물질을 억제하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아스피린(aspirin), 이부프로펜(ibuprofen) 등 항염증 약물이다.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만들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기존 항염증 약물의 작용 기전이다. 전에는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만들어지지 않아서 자연적으로 치유된다고 생각했는데, 하버드 의대 Serhan 교수 연구팀이 1984년 염증을 종결시키는 물질인 리폭신(lipoxin)을 발견했다.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도 있지만, 염증을 종결시키는 물질도 인체에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레졸루션 연구는 기본적으로 급성 염증에 대해서 많이 연구해왔다. 연구 기간이 짧고 실험이 간단하기 때문이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기간을 길게 잡고 만성 염증, 분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저도(低度) 염증을 연구할 필요를 느꼈다. 면역 대사 질환의 발병 원인이 만성 저도 염증이라고 한다면, 레졸루션을 촉진하는 형태를 통해 염증성 반응을 억제해서 만성 대사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죽상동맥경화증, 지방간, 비만성 천식, 당뇨성 신장병증 4가지 질환을 모델로, 오메가3 지방산과 지질 대사체들의 막수용체 단백질인 G-단백질 결합 수용체(GPCR)를 중심으로 레졸루션 조절의 작용기전과 이에 관련한 효능제와 길항제를 개발하는 것을 기본적인 프레임으로 짜고 있다. 이러한 연구의 필요성을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인정한 것 같다.

공동연구를 위한 기반, 계속 마련해 나갈 것
Q. 기대효과가 있다면?
소그룹으로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시너지효과가 나길 기대하고 있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검증해가며 새로운 연구를 시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각자 보유한 국제 협력 관계를 활용할 기회도 얻는다. 기초연구실 사업의 기본적인 초점은 만성 염증성 질환에 대한 레졸루션 메커니즘을 알아내는 지식의 진보를 이루는 것이다. 이후 신약 개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

Q.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기초연구실 사업이 종료되는 3년 후에 MRC 사업도 종료된다. 이번 지원사업을 포스트 MRC를 준비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계속해서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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