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온라인 합창이 만들어낸 희망의 하모니

2020-06-16 교류/실천

경희대학교 합창동아리 글리(GLEE)가 재학생 23명이 참여한 ‘나의 사춘기에게’ 합창 공연을 유튜브에 공개하며 ‘가상 합창단(Virtual Choir)’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사진 제공: 글리(GLEE)

합창동아리 글리(GLEE), 가상 합창단(Virtual Choir) 프로젝트 추진
재학생 23명 참여한 ‘나의 사춘기에게’, 재학생·졸업생 47명 참여한 ‘아름다운 나라’ 유튜브 공개

경희대학교 합창동아리 글리(GLEE) 재학생과 졸업생 47명이 온라인에서 한목소리로 ‘아름다운 나라’를 부르며 희망의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합창 영상은 지난 5월 21일 유튜브에 공개됐다. 글리는 이보다 앞선 5월 15일, 재학생 23명이 참여한 ‘나의 사춘기에게’ 합창 공연을 유튜브에 선보이며 ‘가상 합창단(Virtual Choir)’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현장 공연의 한계에 부딪힌 글리는 활동 무대를 온라인으로 옮겨 비대면 합창 활동에 나섰다. 가상 합창단은 각자 촬영한 영상을 모아 마치 동시에 하나의 곡을 합창하는 것처럼 연출해 온라인에 공개하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다.

글리 단장인 김세환(경제학과 16학번) 학생은 “코로나19로 모든 대면 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합창에 대한 열정과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기획팀을 꾸려 가상 합창단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면서 “가상 합창단은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활동 무대를 온라인으로 옮겨 비대면 합창 활동에 나선 글리는 각자 촬영한 영상을 모아 하나의 영상에 합창을 표현했다. 사진 제공: 글리(GLEE)

테스트 영상으로 가상 합창단 프로젝트 실현 가능성 확인
글리는 매 학기 춘계연주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기에 예정된 공연은 춘계연주회였는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공연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그 대안으로 가상 합창단 프로젝트가 제시됐다. 하지만 가상 합창단 프로젝트 추진은 처음부터 반대에 부딪혔다. 학부생이 이끄는 동아리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 직접 모여서 공연 연습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신입생을 포함한 신입 단원의 참여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기획팀과 임원진은 단원의 의견을 반영해 각 파트의 파트장과 테스트 영상을 만들었다.

김세환 학생은 “테스트 영상으로 가상 합창단 프로젝트가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테스트 영상 제작 과정에서 미흡한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알 수 있어 프로젝트 진행이 더욱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글리는 합창에 대한 낯섦과 비대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신입 단원을 위해 온라인 연습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지휘자와 파트장은 노래 녹음본을 네이버 카페에 업로드하고 피드백하는 과정을 반복해 신입 단원의 실력 향상을 도왔다. 김세환 학생은 “온라인 연습 시스템 덕에 새로 들어온 단원도 가상 합창단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면서 “실제로 신입 단원의 많은 참여가 있었다”고 말했다.

글리 지휘자와 파트장은 합창에 대한 낯섦과 비대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신입 단원을 위해 온라인 연습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 신입 단원의 가상 합창단 프로젝트 참여를 이끌어냈다. 사진 제공: 글리(GLEE)

코로나19로 어려움 겪는 사람들에게 희망 전해
글리가 선택한 가상 합창단 프로젝트의 첫 번째 곡은 ‘나의 사춘기에게’였다. 춘계연주회의 메인 테마곡이었던 이 곡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에 지휘자가 합창 편곡을 완료한 상태라서 바로 연습에 들어갈 수 있었다. 김세환 학생은 “지난해 창립 40주년을 보낸 글리는 과거에서 미래로 전환, 또 다른 성장을 준비하는 시기를 맞았다. 그래서 올해 춘계연주회의 테마를 ‘사춘기’로 정했다. 공연은 열지 못하게 됐지만, 많은 기존 단원과 신입 단원이 가상 합창단 프로젝트에 관심을 두고 프로젝트에 참여해줬다”고 말했다.

두 번째 곡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아름다운 나라’를 선택했다. ‘아름다운 나라’는 글리가 2016년 이후 공연에서 매번 연주해온 곡이기도 하다. 그만큼 영상 자료도 많고, 무대 경험이 있는 단원도 많다. 비대면 연습으로 자신의 파트를 혼자 익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참고 자료가 많은 덕에 신입 단원도 큰 무리 없이 합창곡을 준비할 수 있었다.

글리의 두 번째 가상 합창단 프로젝트에는 졸업생이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김세환 학생은 “같이 모여 노래하지 못하는 상황은 위기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기회라고 생각했다. 장소, 나이, 동아리 활동 여부에 구애받지 않고, 참여 의지만 있다면 함께 하모니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 공연을 해온 글리에게 가상 합창단 프로젝트는 큰
도전이었다. 글리는 각종 안내 매뉴얼 제작과 비대면
연습, 촬영, 영상 편집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었지만,
아름다운 하모니를 향한 열정과 도전 정신으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사진 제공: 글리(GLEE)

‘희망의 하모니 속에서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가상 합창단 프로젝트는 처음 우려와 달리 글리 내·외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두 번째 프로젝트에는 목표 인원 40명을 훌쩍 넘은 47명이 참여했다. 최종 영상을 본 단원들은 ‘희망의 하모니 속에서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위기 상황에서 이런 결과물을 만든 가상 합창단 활동에 자부심이 든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세환 학생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습이 멋있고 자랑스럽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선배님도 있었고, 합창이 직접 만나지 않고도 가능하다는 데에 놀라워 한 사람도 있었다. 외부 합창단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여줬는데, 한 외국 합창단에서는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 합창하는 모습이 아름다웠고 이에 감동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글리는 앞으로 가상 합창단 프로젝트를 비롯한 온라인 비대면 음악 콘텐츠를 계속 만들 계획이다. 다른 단체와 협연도 기획하고 있다. 김세환 학생은 “장소 제약이 없어진 만큼 타 대학 및 지방 음악 단체, 해외 음악 단체와 충분히 협연이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글리는 1979년 창립해 41년 역사를 가진 합창 동아리로, 교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6년과 2018년에는 일본, 중국 등 해외 공연, 올해는 온라인 공연을 펼쳤다. 실력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8년에는 중국 청도에서 열린 국제합창대회에 국내 합창단 중 유일하게 초청된 바 있다.

▶ ‘경희대 합창동아리 GLEE-나의 사춘기에게’ 영상 보기
▶ ‘경희대 합창동아리 GLEE-아름다운 나라’ 영상 보기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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