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슬기로운 경희생활
2020-07-01 교육
코로나19 상황 속 비대면 수업 우수 사례 모집
교강사와 학생 상호 간 소통 위해 노력
거꾸로 학습과 학습 루틴 정한 학생도
교수학습지원센터가 비대면 수업의 우수 사례를 모집·공개했다. 대학역사에서 한 학기동안 비대면 수업이 펼쳐진 것은 유례가 없다. 이같은 비상한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내기 위해 교강사와 학생, 교직원 모두 한마음으로 노력했다. 이번 우수사례 모집· 공개는 코로나 2차 유행이 점치는 시점에서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비대면 수업의 효과와 효율을 더 높이기 위해 진행됐다. 우수 사례는 상황이 호전돼 면대면 수업이 진행될 때도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비대면 상황에서 댓글 기능, 학생 간 질의응답 등으로 소통 활성화
문과대학 조정은 교수는 구글 클래스룸의 비공개 댓글 기능을 사용했다. 공개적으로 질문하기를 어려워하는 학생을 위한 방법이었다. 최근 2030 세대가 면대면 환경을 어려워하고 메신저나 온라인에서 소통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성향은 수업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데, 질문을 어려워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조정은 교수는 이런 학생들의 성향을 이해하며 질문자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답변을 달아주고 있다.
토론을 활용한 방법도 있다. 국제학과 안지연 교수는 구글 클래스룸에 수업을 올린 후 자유토론 게시판을 신설했다. 일주일간 학습한 내용을 서로 묻고 답할 수 있게 도왔다. 첫 한 주일 동안 약 100여 건 이상의 질문과 답변이 이뤄졌다. 안지연 교수는 “대면 수업 중에 질의응답을 하면 참여 점수를 부여했다. 이때는 강좌당 3명 정도 참여했는데, 동일한 방식을 온라인에 적용했더니 80% 이상의 학생이 참여했다”라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고민하며 질의응답을 공유하니 학생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어 공유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호텔관광대학 배소영 교수는 수업 방법을 효율적으로 개선했다. 매주 화, 수요일에 진행되는 수업의 영상과 학생이 제출한 발표 영상을 함께 올렸다. 학생들은 편한 시간에 수업과 발표 영상을 시청하고 질문과 토론사항이나 개인 의견을 목요일 수업 전까지 올렸다. 배 교수는 이 내용을 반영해 수업을 준비했다. 수업마다 출석 체크를 위해 수업과 관련된 질문을 미션으로 제시했다.
미래인재센터 취업스쿨 류정은 교수는 Webex를 이용한 수업에 유용한 팁을 전했다. 학생에게 키워드 중심의 필기를 권장하고, 수업 후에는 구글 설문을 통해 수업 내용과 수업 중 떠오른 생각을 제출하는 방식이다. 수업 중에는 채팅 창으로 질문과 답변을 유도하며 소통한다. 메일로 질문이 오면 때때로 Webex를 이용해 일대일 상담도 진행한다. 급격하게 맞이한 비대면 수업 상황에 적응해 학생과 소통하기 위한 방식이다.
학생도 비대면에 적응하려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 길러’
비대면 수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은 교수만이 아니다. 학생도 수업 듣는 방식이 바뀌었다. A학생(문화관광산업학과 19학번)은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 기르기’를 비대면 상황의 노하우로 뽑았다. 수업 계획과는 별개로 일주일 단위의 수강 계획표를 짜고, 가장 공부가 잘되는 시간을 확인해 학습을 위한 독립적인 공간도 확보했다. 또 교수가 제공하는 온라인 상호작용 도구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다.
B학생(의상학과 17학번)은 수업을 같이 듣는 학생들과의 소통과 협업을 팁으로 전했다.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과 메신저를 통해 학습을 서로 독려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전공과목이 매주 금요일 오후 1시에 있다면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끼리 메신저로 공지를 하는 식이다. C학생(의상학과 20학번)은 비대면 수업을 반복으로 듣는 방식을 택했다. 수업 중 이해되지 않았거나 잘 듣지 못한 부분은 포스트잇으로 정리했다. 이후 수업을 두 번, 세 번 돌려 들으며 내용의 이해를 높였다.
비대면 상황에서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상호작용이다. 수업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D학생(경영학과 16학번)은 비대면 수업이니 질문이 어색했는데, 그래도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Zoom을 이용한 수업에서는 손들기, 박수치기 등의 아이콘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E학생(간호학과 18학번)은 “구글 클래스룸으로 과제제출 기한도 알 수 있고 Zoom으로 팀플레이도 가능했다. 또 채팅창은 저장과 녹화도 할 수 있다”라며 “이론 수업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어 학습 효과도 높았다”면서 이론 수업에서는 비대면 수업이 대면 수업보다 더 좋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F학생(한의학과 16학번)은 ‘노션(Notion)’이라는 필기 앱을 사용해 수업 노트를 정리했다. 학교 이메일로 무제한 용량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 앱은 내용을 페이지별로 정리하고 페이지끼리 링크를 걸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다른 수업 중 지난 수업과 관련된 내용이 있으면 링크로 연결할 수 있어 총체적인 학습이 가능했다.
특별한 어플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학습 관리를 한 학생도 있다. 외국인인 G학생(정치외교학과 20학번)은 핸드폰의 메모장과 카카오톡, 에브리타임 앱을 활용했다. 메모장과 카카오톡 내게 쓰기는 매일 과제와 들을 수업을 정리하는 용도였다. 날짜와 제목, 과제 기한 등을 정리했다. 에브리타임을 활용해 매일 수업 알람을 띄워 수업을 매일 정해진 시간에 들었다.
비대면 수업이 펼쳐지면서 ‘이메일’이 교강사와의 상호작용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다. H학생(회계세무학과 16학번)은 이메일을 통해 교강사와 소통하는 데 노력했다. 이 학생은 “교수님께서 학생의 질문을 취합해 수업 영상에 반영하기 때문에 특별한 노력보다 성실히 수업을 듣고 질문점을 찾기만 하면 됐다”라며 “수업을 들으면서는 동영상을 다시 보지 않고 한 번에 본다는 각오로 임했다”라고 본인의 학습 비법을 밝혔다.
비대면 수업은 ‘거꾸로 학습(Fliped-Learning)’의 가능성을 확인한 기회이기도 했다. I학생(간호학과 19학번)은 필수 교양수업을 들으면서 수업 전에 교재를 꼼꼼히 읽는 시간을 보냈다. 먼저 어느 정도 내용을 숙지하고 스스로 문제의식을 품고 수업을 들었다. 비대면 수업은 스스로 학습을 관리해야 하므로 25분씩 수업을 듣고 5분씩 쉬는 방식으로 루틴을 정했다. 이 루틴 덕에 수업 시간에 더 집중할 수도 있었다.
교수학습지원센터는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수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수업 제작에 어려움을 겪는 교강사를 위해서는 수업 제작 교안을 만들어 배포했다. 또 교수학습지원센터에 있는 스튜디오를 찾는 교강사의 촬영을 도왔다. 학생들에게도 비대면 수업의 팁을 전달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서울캠퍼스 교수학습지원센터장인 조영하 교수는 “코로나19에 따른 전례 없는 비대면 수업은 대학의 전통적인 교수학습을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시키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라며 “그래도 희망적인 점은 우리 대학 구성원 중 비대면 수업 상황에서 긍정적 경험을 한 구성원이 많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은 비대면 수업이 긍정적 부분이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며, 이번에 모은 교수학습 사례를 면밀히 검토해 정책에 반영하면 우리 대학의 교육철학과 규범적 정서에 맞는 교수학습 방식과 환경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라고 말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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