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교학상장의 길 열어가는 경희 펠로우

2020-05-25 교육

경희대학교는 교육을 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경희 Fellow(교육)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19년 경희 Fellow(교육)에 선정된 강병민 회계세무학과 교수를 만났다. 사진은 강병민 회계세무학과 교수.

2019 경희 Fellow(2) 교육 부문 수상자 강병민 회계세무학과 교수 인터뷰
“강의는 한 편의 연극과 같다”
교육은 사람을 만드는 것, 인성교육에도 힘 쏟아야

2019 경희 Fellow(교육) 수상자가 선정됐다. 강병민 회계세무학과 교수, 박현 스포츠의학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경희대학교는 교육을 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2017년도부터 경희 Fellow(교육) 제도를 운영하며, 교육 실적이 탁월한 교원을 선정해 시상 및 포상하고 그 사례를 구성원과 공유하고 있다.

선정대상은 최근 5년간 학부강좌를 매년 1강좌 이상 담당하고, 3년간 학기별 강의평가점수 평균이 85점 이상이며 교육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교원이다. 학장 및 학과장, 본인, 선정위원회, 학생의 추천을 받아 ‘강의 수월성’, ‘교수법 개발 및 교육 개선 노력’, ‘학생들과의 소통’, ‘학생 지원’ 등의 요소를 살펴 3단계 이상의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선정된 교수에게는 연구비와 교수업적평가 교육점수 부여 등 다양한 특전이 주어진다. 2019 경희 Fellow(교육) 수상자 강병민 교수를 만나 평소 품고 있던 교육철학과 독창적인 수업방식은 무엇인지 자세히 들어 보았다.<편집자 주>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
오랜 강의 노하우와 노련함을 갖추고, 열정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태도가 본보기가 되는 강병민 교수. 강 교수에게 강의는 한 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것과 같다. 무대는 바로 강의실이다. 그는 “시나리오, 즉 강의 노트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시나리오를 잘 짜고, ‘연극’이 시작되면 청중인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 노력을 기울인다. 강의가 끝난 후 학생들이 무언가 배웠다는 느낌이 들도록, 수업 시간에 집중을 많이 시키는 편”이라고 자신만의 강의방식을 설명해주었다.

회계학 강의는 기본 개념을 확인하고, 예제를 풀며 학습자의 이해를 높이는 게 일반적이다. 계산이 많아 지루하기 쉬운 회계학 과목인데도 흥미로운 쌍방향 교육의 장을 만들고 있다. 강 교수는 ‘학생들의 관심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질문을 많이 던진다. 그는 “학기 초반, 회계가 비즈니스 언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회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3분 정도 말을 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당황해할 때 말을 하지 않으니 불편하지 않냐 되물으며, 경영학을 하는 데 비즈니스 언어인 회계를 모르면 이렇게 불편하다고 말한다”라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학기 중반에는 강의주제와 관련된 기사를 기반으로 질문을 던지며 개념과 현실의 연관성을 확인한다. 강 교수는 “개념을 확인하고 예제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아는 게 사회과학에서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운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판서 활용
모션도 활용한다. 부기상의 부호인 차변(借邊), 대변(貸邊)을 설명할 때는 야구에 비유한다. “보통 공을 오른손으로 던지고 왼손으로 받지 않나. 공을 자산이라고 한다면 던지는 건 나가는 거니까 오른쪽에 적고, 받을 때는 왼쪽에 적어야 한다고 알려주며, 한 학생에게 직접 분필을 던지고, 받으라고 한다. 이 장면을 보고 나면 적어도 한 학기는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는다. 문제가 생겼을 때 이걸 떠올리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강 교수의 강의방식은 어떻게 보면 고전적이다. PPT를 활용하지만, 핵심은 판서다. 강 교수는 PPT의 단점으로 슬라이드가 넘어가다 보면 앞부분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을 꼽는다. 그래서 예제 풀이는 PPT를 활용하고, 개념은 칠판에 적는다. 수업이 끝나면 칠판에 개념이 도식으로 남아 있어 그날 배운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에 “판서 위치부터 고민한다.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오른쪽 위에 배치하고 왼쪽에 판서해나가다가 최종 결론을 오른쪽 아래 연결하는 등 구도를 짠다. 전략적으로 가르치기 위해서다”라고 언급했다. 강 교수는 교수학습지원센터의 교수법 특강 및 세미나에 활발히 참여하는 등 수업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눈 마주치며 격려해주는 것이 중요
이번 학기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비대면 강의를 진행 중이다. 판서가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강병민 교수는 “PPT 슬라이드 한쪽에 그림을 그려나가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에 슬라이드 한 장으로 모아서 정리해준다”라고 답했다. 다른 어려움은 없냐는 질문에는 “학교 시설이 훌륭하다. 다만 칠판이 좀 컸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강 교수는 ‘아이 콘택트(eye contact)’와 ‘치얼 업(cheer up)’, 즉 격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든 학생과 아이 콘택트를 한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핸드폰을 보거나 모자 쓰고 다른 데 보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엄격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라며 “한편 학생들이 질문할 때 굉장히 ‘치얼 업’을 해준다. 이상한 질문이 나올 때도 있는데 의욕을 꺾지 않고 왜 이러한 질문을 했는지 의도부터 파악해 다시 설명한다”라고 언급했다.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지 않는 학생과는 눈을 맞추며 질문하고, 질문을 잘하는 학생에겐 수업 참여 점수를 줘서 토론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강 교수에게 교육은 ‘성실’이다. 교육의 목적은 지식 전달에만 있지 않다. 강 교수는 “교육은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됨됨이를 갖춰야 한다. 물이 고여 있으면 썩기 마련이다. 고여 있어도 썩지 않는 물은 바다인데, 소금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이라는 바다에서 소금은 ‘인성’이다. 지식 전달뿐 아니라 인성교육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대학은 마땅히 지성인을 양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향후 계획을 묻자 정년퇴임이 얼마 남지 않아 ‘잘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답하며, 강의 노트를 기반으로 교재를 펴내고 싶다는 열정도 내비쳤다.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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