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전환21 일환으로 한지 마스크 파우치 개발
2020-05-06 연구/산학
임소현 학생, 크라우드 펀딩에서 뜨거운 반응 얻어
친환경 소재 사용, 마스크 사용시간 늘려 환경문제에도 기여
“항균성, 소취성, 통기성, 발수성 등 한지가죽 특성에서 착안··· 좋은 반응에 감사해”
미세먼지에 이어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는 생활필수품이 됐다. 사람들은 시간, 장소를 불문하고 외출할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있으며, 마스크를 끼지 않고서는 입장할 수 없는 장소도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마스크 수요가 증가했으며, 마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보관하는 방법을 두고 고민도 늘었다.
이런 가운데 임소현(의상학과 13학번) 학생이 전환21 프로젝트를 통해 마스크를 효과적이고 위생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한지 마스크 파우치’를 개발했다. 전환21 프로젝트는 경희대가 인류사적 난제 해결에 도전하는 과제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했으며, 학생은 지도교수와 함께 기후위기, 에너지·자원 고갈, 식량 부족, 난치병 문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임소현 학생이 개발한 친환경 소재의 마스크 파우치는 와디즈에서 2,441%의 달성률을 기록하고 1,200만 원이 넘는 펀딩을 받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4월 29일(수), 서울캠퍼스에서 임소현 학생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마스크 보관 문제에서 아이디어 착안··· 아이디어 실현해준 대학, 교수, 지인에게 감사
Q. 어떻게 해당 주제를 선정하게 됐나?
미세먼지와 코로나19로 마스크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착용해왔지만,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려고 마스크를 벗을 때 보관이 애매했다. 다시 내 얼굴에 닿을 건데 아무렇게나 두기에는 찝찝하지 않나. 또한, 필터의 정전기 회복을 위해서도 마스크를 잘 말려야 하는데 통기성이 떨어지는 포장지에 다시 보관하는 것도 안 좋다고 들었다. 무엇보다 제대로 보관하지 못해 한두 번만 쓰고 버리는 것이 경제적으로 아깝기도 했다.
그래서 마스크를 제대로 보관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면 더욱 위생적이고 경제적으로 마스크를 사용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탓에 착용하는 마스크가 도리어 쓰레기양산 등 환경문제를 유발하고 있다고 하는데 환경문제 해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개발하기로 마음 먹었다.
Q. ‘한지 마스크 파우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가장 큰 특징은 한지가죽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전에 꿈도전장학에 참가했을 때 유신정(생활과학대학) 교수님께서 알려주신 원단이다. 한지가죽은 항균성, 소취성(악취 제거), 통기성, 발수성, 습기 배출 등의 특성이 있는데 내가 개발하고자 하는 마스크 파우치에 딱 맞는다고 생각해 주소재로 썼다.
파우치는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일자형, 반원형, 직사각형 모양의 마스크를 펼쳐서 보관할 수 있도록 고려해 만들었다. 한지가죽 원단의 가격이 만만치 않아 마스크를 접어서 보관하는 방법도 고민했지만, 마스크를 접게 되면 필터가 손상돼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크기가 커지더라도 펼쳐서 보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마스크를 변형 없이 자유롭게 넣고, 빼고 할 수 있다.
파우치의 이름은 ‘Maskeep’으로 지었다. ‘마스크를 킵’한다는 뜻이다. 양옆에는 끈을 달아 마스크처럼 보이도록 했고, 방수성을 높이기 위해 방수 지퍼를 사용했다. 겉면에는 기능성 아이콘을 만들고 라벨을 달아 이용자들이 파우치의 효과를 알아보기 쉽도록 제작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단순한 파우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끈의 소재와 길이, 아이콘의 글씨체와 간격, 배열 등 정말 사소한 것 하나부터 고민하고 결정하며 완성한 제품이다.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의미도 남다르고 큰 보람을 느꼈다. 아이디어를 발전시켜가는 데 도움을 주신 교수님과 친구들, 그리고 아이디어를 실현할 기회를 준 대학에도 감사하다. 상품을 포장하고 발송할 때 필요한 공간을 마련해주신 여러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대구의료원, 밀알복지재단에 마스크 기부··· 더 많은 아이디어 실현하고 싶어
Q. 상품을 개발하면서 특별히 느낀 점은?
기획부터 시작해 샘플 제작, 제조공장 선정, 사진 촬영 및 소개자료 제작, 택배 포장, 배송 등을 직접 다 해보았다. 상품의 탄생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경험하면서 하나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일이 정말 만만치 않다고 새삼 느꼈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느 것 하나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없다는 생각과 함께 그것이 존재하기까지 많은 사람이 흘린 땀방울과 노력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요즘은 광고판, 과자봉지, 포스터 등 이전까지는 무심코 지나쳤을 것도 다시 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 안에 담긴 제작자의 노력과 함께 숨은 의미를 찾는 재미가 생겼달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새삼 느끼면서 학교 수업은 다 마쳤지만, 계속해서 배움이라는 삶의 태도는 놓지 않으려고 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크라우드펀딩을 해보고 소비자의 반응을 보자는 생각이었는데, 감사하게도 많은 분께서 정말 좋아해주셨다. 불만 사항이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고, 오히려 어떤 분은 개인 메시지까지 보내주시면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추가구매를 희망해오셨다. 앵콜펀딩을 원하는 분이 많아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상품등록을 해놓은 상태이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자 대구의료원과 밀알복지재단에 마스크를 기부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머릿속에 있는 아이템을 차례차례 실현해보고자 한다. 아이디어를 현실로 끄집어내기 위해서는 또 많은 땀방울을 흘려야 하고 때론 실패도 하겠지만, 모든 순간을 감사히 생각하면서 인생의 보람을 찾아가고 싶다.
글 한승훈 aidenhan213@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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