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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전에 보내온 메시지

2020-05-18 교류/실천

경희는 1954년에 ‘세계적인 대학’을 향한 비전을 선언한 데 이어 1964년에 비전을 구체화하고 구현을 당부한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 보내는 메시지’(미래메시지)를 채택했다. 이 메시지는 1964년 10월 2일 개교 15주년 기념 제9회 학원제에서 발표됐다. 사진은 경희학원 설립자 미원(美源) 조영식 박사가 작성한 미래메시지 원본. 사진 제공: 커뮤니케이션센터DB

개교기념(3) 설립자 미래메시지
경희학원 설립자, 1964년 개교 15주년에 경희 100주년을 맞이할 후배에게 메시지 남겨
창학이념 ‘문화세계의 창조’로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세계적인 대학 건설 당부

1949년, 경희의 역사가 시작된 해이다. 경희는 1년 후, 6·25 전쟁의 총성과 함께 피란길에 올랐다. 1951년 부산 동광동 판자 교사 3채에서 학생 120명, 교직원 6명과 새 출발을 알렸다.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한반도, 모든 것이 어렵고 힘겹기만 했던 신생 대학. 그 어려움 속에서도 경희는 무에서 유의 역사를 창조했다. 오늘날 경희는 학생 3만 4,016명, 교수 1,434명, 직원 428명이 함께하는 명문사학으로 성장했다. 이 역사의 배경엔 경희정신이 있다. ‘대학다운 미래대학 건설’을 위한 소명의식이 있다. 경희는 그 다짐을 이렇게 노래한다. “온오한 학술연구 온갖 노력 바치고 변전하는 세계의 진리를 연구하여··· 인류 위해 일하고, 평화 위해 싸우세.” 5월 18일 경희대학교 개교기념일을 맞아 경희정신과 미래비전을 되새긴다. 그 마지막으로 설립자 미래메시지를 살펴본다.<편집자 주>

‘경이로운 경희’, ‘세계적인 대학’
“친애하는 나의 후배 여러분, 숭고한 인류의 사명을 되새겨 봅시다.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이고 또 무엇을 어떻게 행해야 하는가를. 민족적·인류적 대임을 자각하고 우리의 심혈을 경주하여 키워온 이 학원을 여러분들도 아끼고 사랑하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 겨레, 나아가서는 인류사회에 크게 공헌할 수 있는 학원이 되도록 키워주셔야 할 것입니다.” - 경희학원 설립자 미원(美源) 조영식 박사,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 보내는 메시지 중에서(1964년 10월 2일)

경희는 1954년에 ‘세계적인 대학’을 향한 비전을 선언한 데 이어 1964년에 비전을 구체화하고 구현을 당부한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 보내는 메시지’(이하 미래메시지)를 채택했다. 이 메시지는 1964년 10월 2일 개교 15주년 기념 제9회 학원제에서 발표됐다.

경희학원 설립자 故 미원(美源) 조영식 박사(1921~2012)가 작성한 미래메시지는 ‘경이로운 경희’와 ‘세계적인 대학’이라는 2개의 핵심어(keyword)로 요약된다. ‘경이로운 경희’는 과거와 현재에 대한 평가다. ‘세계적인 대학’은 경희의 미래비전과 목표다. 조영식 박사는 ‘경이로운 경희’의 성취를 돌아보며 그 바탕이 된 경희정신과 교육방침을 설명하고, ‘최후의 목표’가 세계적인 대학 건설에 있다는 담대한 포부를 밝힌다. 그리고 “세계적인 대학 건설이라는 큰 목표가 현명한 여러분들에 의해서도 계속 추진됨으로써 학술 발전을 통한 인류의 문화 향상과 복리 증진, 나아가서는 세계평화 건설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한다.

“미래비전을 마음에 간직하는 동안 우리의 뜻은 우리의 손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 보내는 메시지 원본을 담은
<경희백년 미래메시지> 표지. 사진 제공: 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

경희는 2013년 개교 64주년 기념일에 미래메시지 원본을 담은 <경희백년 미래메시지>를 발간했다. 이 책자에는 1964년 7월 진행된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 보내는 앙케이트’도 실렸다. 당시 경희는 개교 100주년인 2049년 세계와 한국, 경희의 미래 등 세 개의 큰 범주 아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영식 박사는 설문조사 취지문에서 “금일의 시대적 카오스(Chaos)의 탁류를 헤치고 새로운 코스모스(Cosmos)를 창조하려는 경희맨의 창의적 노력, 진취적 기상, 건설적 협동정신을 발휘해 먼 훗날의 세계와 한국, 경희를 예측해봄으로써 새 역사의 여명을 지적 심안으로 직시하려는 데 이 앙케이트를 마련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개교 100주년 경희의 학술적 위상에 관한 질문에 구성원 65%가 ‘세계 일류’라고 답했다.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구성원의 희망과 의지를 확인한 조영식 박사는 미래메시지에서 “세계적인 대학 건설이 영영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로 자신감을 피력하고, “다른 나라에서 그러한 사실이 이미 이루어진 것과 같이 우리도 기쓰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다. 잊지 않고 마음에 간직하는 동안 반드시 우리의 뜻은 우리의 손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을 확신하며, 적어도 우리들의 후배인 여러분들의 손에 의해서는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학술적 탁월성 기반으로 지구공동체에 기여하는 대학의 소명과 책무 강조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경희의 노력은 대학의 위상 강화에만 목표를 두고 있지 않았다. 조영식 박사는 “고차원적인 정신문화의 향상과 최고도의 과학문명 발달로 복지사회를 이루어 우리 인류의 염원인 지상의 낙토, 즉 문화세계를 이 세상에 창건해야 한다는 것은 인류의 지상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오로지 고도로 발달된 교육의 힘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심오한 학술 연구와 국가사회의 지도자 양성을 전담하고 있는 학부의 사명이 얼마나 중차대하다고 하겠는가”라며 대학의 소명과 책무를 강조했다.

‘문화세계의 창조’라는 창학이념으로,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미래메시지의 핵심이었다. 이 비전은 현재까지 계승·발전되고 있다. 경희는 지난 2009년 개교 60주년을 계기로 ‘지구적 존엄(Global Eminence)’을 구현하며 21세기 새로운 명문으로 도약한다는 비전과 목표를 수립했다. ‘학문과 평화’의 전통 속에서 학술적 탁월성을 기반으로 교육·연구·실천을 창조적으로 결합해 경희 구성원과 대학의 발전, 더 나아가 지구공동체의 번영과 세계에 기여하는 대학, 지속가능한 문명 건설을 선도하는 대학다운 미래대학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이처럼 경희의 미래는 언제나 창학이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창학이념 ‘문화세계의 창조’는 경희가 추구하는 대학다운 대학의 이념이자 목표였다. 창학이념을 기억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교기념일을 맞아 경희의 창학이념을 되새기고, 2049년 경희 100주년을 맞이할 후배들이 경희의 비전과 목표를 반드시 이뤄주길 바라는 경희학원 설립자의 당부를 다시금 떠올린다.

▶ <경희백년 미래메시지> 바로보기

※ 관련 기사 및 동영상 보기
개교기념(1) 경희대학교 창학 배경과 역사
개교기념(2) 개교기념일에 첫 선을 보인 상징물
개교 기념 영상: 세계 명문을 향한 담대한 도전 ‘학문과 평화’의 여정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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