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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탁 교수가 조성한 ‘향산 장학기금’ 전달식 열려

2020-03-11 교류/실천

2001학년도 퇴임한 이계탁 교수(前 행정대학원장)가 기부했던 ‘향산 장학기금’이 학생들에게 전달됐다. 이 장학기금은 매 학기 3명의 학생에게 2백만 원씩 전달된다.

2001학년도 퇴임한 이계탁 교수(前 행정대학원장) ‘향산 장학기금’ 1억 원
꾸준한 장학금 지급으로 학생에게 정 나눠주고파

2001학년도 퇴임을 앞두고 있던 이계탁 교수(당시 행정대학원장)는 학교에 1억 원을 기부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 장학금은 ‘향산 장학금’으로 기부됐다. 최근 정경대학이 우연한 기회에 이계탁 교수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계탁 교수가 당시 기부했던 장학금 사용 여부를 물었고, 정경대학은 ‘향산 장학금’이 그동안 사용되지 않았던 것을 확인했다.

장학조건 만족하는 학생에게 매 학기 졸업까지 지급

지난 1월 열린 향산 장학금 전달식 사진. 사진 제공: 정경대학
이후 정경대학은 공지를 통해 장학금 수여자를 모집해 총 3명의 장학생을 선발했다. 장학생 선발에는 이계탁 교수의 의사가 반영됐다. 이계탁 교수는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본인과 같은 지역의 학생이거나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 또는 같은 성을 가진 학생을 찾길 바랐다. 이번에 선정된 학생은 모두 이런 조건을 충족했다. 장학금은 지난 1월 20일 정경대학 박기범(19학번), 홍기태(14학번), 김문구(14학번) 학생에게 전달됐다. 생활비 장학으로 각 2백만 원이며, 장학생이 교내 장학금 기준을 충족하면 졸업할 때까지 지원된다.

박기범 학생에게는 이번 장학금이 큰 힘이 됐다. 박기범 학생은 “장학금을 받으며 제 미래를 응원해주는 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삶의 추진력을 얻었다”라며 “장학금 수여식에서 뵀을 때도 제 목표와 꿈에 귀중한 조언을 해주셔서 미래에 대한 확신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교수님의 뜻을 본받아 청년의 꿈에 힘을 보태는 사람으로 성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뜻깊은 자리에 동석한 이계탁 교수에게 기부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

Q. 퇴임을 앞둔 2001년에 1억 원을 기부했다. 기부 이유는 무엇인가?
65세가 돼 정년퇴임을 할 때까지 약 20년을 경희대에 있었다. 일생에서 20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경희에서 보냈다. 퇴임할 때가 되니 그냥 나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부를 결정했다.

장학금을 1회의 단발성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생활비로 학기마다 졸업할 때까지 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나에게는 한 번의 기부였지만, 받는 학생은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받는다. 학생에게 부담감이 있을 거다. 그렇지만 그렇게 받아야 정이 든다고 생각한다.

Q. 복잡한 과정을 통해 장학금이 전달됐다. 어떻게 사용되길 바라는가?
장학생 선발은 전적으로 학교가 맡아서 해도 괜찮다. 참고하라는 의미에서 나 개인에게 의미 있는 요소들을 전달했다. 예를 들면 내가 졸업한 서울고등학교 동문이거나, 내 출신인 평택에서 온 학생, 또는 함평(咸平) 이씨(李氏)던가 하는 식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치는 학생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

다시 태어나도 교직 선택,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 다하면 대학도 발전
Q. 퇴임한 지도 거의 20년이 흘렀다. 재직하던 시절을 생각해본다면 어떤 기억이 떠오르는가?
당시를 생각해보면 학생들에게 매일 하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학생들에게 훌륭한 사람을 본받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모범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영웅의 전기나 역사책, 철학책을 보면서 큰 사람을 많이 접할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모범이 될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하려 신경 썼다.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성공한 제자도 많다. 정치인, 교수, 기업인, 기자 등 다양한 분야로 나아갔다. 지금 떠올려보면 어떤 직업보다 가장 보람된 직업이 교직이다.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기회가 된다면 선생을 하고 싶다.

그리고 다른 대학에 비교해서 학생들이 ‘순수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쉽게 이야기하면 잘난 척하지 않더라. 재직 시절에 운동부 감독 교수도 한 적이 있다. 럭비 담당 교수였고, ‘대학 탁구 연맹’에서 부회장직도 17년을 했다. 학생들하고 원정도 같이 다녔다. 행정학과의 제자들만큼 운동부 학생들이 날 따랐다. 지금도 주례를 부탁하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자기 분야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 경희의 이름이 빛난다. 꼭 높은 위치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인정받으면 대학도 좋아진다. 취업시장에서 ‘경희대 졸업생이 꽤 부리지 않고 업무에 최선을 다한다’는 소문이 나면 그 소문이 결국 후배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결국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학교에 보답하는 길이다.

Q.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정년퇴임을 앞두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우스갯소리로 ‘마피아 집단과 같이 단결하라’라고 했다. 범죄를 저지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의리’ 있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다. 이른바 ‘경희맨’이 되라는 이야기기도 하다. 구성원이 뭉쳐야 70년이 된 경희가 지속될 수 있다. 작년에 70주년을 맞이해 학교를 방문했는데, 약 18년 만에 학교에 갔다. 그날 홈 커밍데이에 온 분들한테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내가 몸담았던 곳에 감사함이 있다면 학교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이다. 잘 새겨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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