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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움직임만으로 전기에너지 수확한다

2020-03-23 연구/산학

조수민(기계공학과 석사 2기) 학생이 일상에서 움직이며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를 줄을 이용해 쉽게 모을 수 있는 에너지 수확기기를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물리 화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Nano Energy>(IF: 15.548, JCR 상위 3.7%) 온라인 최신판에 게재됐다.

조수민 일반대학원 기계공학과 학생, 줄 이용한 에너지 수확기기 개발
물리 화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Nano Energy>에 논문 게재
수백 개 이상의 LED 점등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 수확해

최근 주목받는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은 우리 주변에 버려지는 에너지원을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수확하는 기술이다. 특히 체온, 정전기, 운동에너지처럼 에너지원으로서 우리 몸의 움직임을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조수민(일반대학원 기계공학과 석사 2기) 학생이 일상에서 움직이며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를 쉽게 모을 수 있는 에너지 수확기기를 개발했다. 줄을 통해 전달되는 장력(張力)의 형태로 기존 고효율 에너지 수확기기를 구동해, 인체의 다양한 부분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의 크기나 방향과 관계없이 상당한 양의 전기를 생산해낼 수 있다. 연구 결과는 물리 화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Nano Energy>(IF: 15.548, JCR 상위 3.7%) 온라인 최신판에 게재됐다.(논문명: Universal biomechanical energy harvesting from joint movements using a direction-switchable triboelectric nanogenerator) 학부연구생 때부터 진행해온 연구가 열매를 맺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헬스장에서 얻은 아이디어, “신체의 복합적 움직임을 간단한 움직임으로 바꿔”
헬스장에서 운동하다가 연구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조수민 학생은 “생체역학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려다 보니 평소에 했던 체육활동이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조수민 학생은 신체 움직임을 마찰 대전 나노 발전기(triboelectric nanogenerator, TENG)가 수확하기 좋은 동작으로 만들어주는 것에 중점을 뒀고, 줄을 떠올렸다. 줄을 이용해 신체의 복합적인 움직임을 간단한 움직임으로 바꿔주는 게 가장 효율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조수민 학생은 “기존에는 손으로 누르거나, 발로 밟는 등 똑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에너지가 수확됐다”라며 “줄을 이용하니 다양한 동작을 같은 동작으로 바꿔줄 수 있었고, 에너지 수확기기에 알맞은 모듈로 디자인해 가장 좋은 효율을 내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최대한 많이 마찰시키기 위해 적은 동작으로도 많은 회전수를 올릴 수 있는 기어를 이용했다는 게 조수민 학생의 설명이다. 첫 번째 축을 돌리는 컨버터에 줄을 감아 신체에 적용하고, 신체의 움직임을 컨버터가 회전시켜 회전운동이 증가한다. 결론적으로 큰 컨버터가 1바퀴 회전할 때 44바퀴 회전이 일어날 수 있도록 기어를 설정했다. 신체의 적은 움직임으로도 많은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게 되었다.

왼쪽은 조수민 학생이 만든 마찰 대전 나노 발전기(triboelectric nanogenerator, TENG). 초록색 부분과 빨간색 부분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마찰을 일으켜 전기에너지로 변환된다. 오른쪽 상단은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신체의 움직임을 보여주는데, 이처럼 다양한 관절의 움직임에서 줄을 이용해 보편적인 생체역학적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다(오른쪽 하단).

최적화한 디자인, 에너지 활용방안을 연구할 계획
신체에 적용하려면 작고,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TENG를 휴대폰 크기로 만들었다. 줄은 신체의 어떤 부위에 묶어도 관계없다. 조수민 학생은 “신체의 모든 부분이 힘도 다르고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거리도 달라서 논문에서는 기기를 허리에 장착시키고, 줄을 팔목, 발목에 묶어서 실험했다. 제일 많이 움직이는 부분이다 보니 제일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계산기, 온습도계에 적용했고, 수백 개 이상의 LED도 점등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를 얻었다.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조수민 학생은 “사고실험을 했을 때 쉽게 될 것 같았는데, 실제로 3D 출력을 하고 진행해보니 어려움이 있었다. 단순히 축에 기어를 고정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기어가 미끄러지기도 했고, 최대한 끼우고 맞출 수 있게 디자인해야 했다”라며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노하우를 얻었고, 끝까지 해내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후속 연구로 디자인을 최적화하고, 생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수확하는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는 조수민 학생은 “영화 <아이언맨>을 보고 기계공학과에 진학했다. 생체역학적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아직은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 단순히 에너지를 많이 생산하는 것뿐 아니라 이 에너지로 어떤 것을 이용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조금 더 발전시킬 예정”이라며 “목표를 우리의 움직임만으로도 휴대폰 충전이 가능한 데 두고 있는데, 이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겠다”라고 밝혔다.

대학원 진학, “내 삶의 주체가 되는 방법”
조수민 학생은 학부연구생 때부터 진행해온 연구를 대학원에서 뛰어나게 마무리했다. “지도 교수님이신 최동휘 교수님 수업을 듣고 내가 생각한 것을 직접 만들어내고, 이것이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 삶의 주체가 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다”라며 대학원에 진학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향후 계획을 묻자 조수민 학생은 “최동휘 교수님께서 학생을 믿어주시고, 열린 사고를 하게 도와주신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주입식 교육을 많이 받는다.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만약 교육자의 길로 들어선다면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고,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 주는 교수가 되고 싶다. 논문을 꾸준히 쓰면서 나 자신을 발전시키고, 다른 사람과 함께 발전하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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