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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2020-02-25 교육

후마니타스칼리지는 2019학년도 1학기부터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GCE)’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 대학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세계시민교육을 개설, 운영하는 것은 경희대가 최초다. 2019학년도 2학기에도 학생들은 역사 바로잡기, 도시재생, 동물권, SNS와 정체성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지속가능한 인류사회를 위한 실천 과제를 스스로 설정하고 세계시민의 역할과 책임을 배웠다. 사진: 커뮤니케이션센터 DB

2019-2 세계시민교육 사례 (1)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 알리기 프로젝트
강우규, 남자현, 송몽규 등 독립운동가 10인의 위인전 제작
“세계와 시민을 통해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꿨다”

국내 대학 최초로 후마니타스칼리지가 실시해온 ‘시민교육’이 2019학년도 1학기부터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GCE)’으로 거듭났다. 기존 중핵교과 ‘우리가 사는 세계’와 ‘시민교육’을 통합, 확대한 것으로, 국내 대학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세계시민교육을 개설, 운영하는 것은 경희대가 최초다.

‘세계시민교육’은 말 그대로 세계시민을 지향한다. 세계시민은 근·현대 문명의 성취와 한계를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각성한 주체인 동시에 지구적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문명을 건설해나가는 실천적 주체다. 2019학년도 2학기에도 학생들은 역사 바로잡기, 도시재생, 동물권, SNS와 정체성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지속가능한 인류사회를 위한 실천 과제를 스스로 설정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며 세계시민의 역할과 책임을 배웠다. 지난 학기 학생들이 수행한 세계시민교육 활동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전한다.<편집자 주>

65세 나이로 폭탄을 던진 강우규, 끝까지 독립을 외친 곽재기, 다방면으로 독립을 위해 힘쓴 남자현, 민족과 여성의 독립을 꿈꾼 박차정, 비운의 천재 송몽규, 항일 예술의 기둥 심훈, 독립을 위해 몸 바친 투사 안경신, 일제에 의해 변절자로 오해받은 춘산 이유필, 평생을 조국광복의 일념으로 생활한 지청천, 독립운동의 시조 허위.

지난 학기 김나영(식품영양학과), 김주희(아동가족학과), 배다솜(회계세무학과), 이태현(식품영양학과), 진소연(회계세무학과) 등 다섯 명의 19학번 학생이 모인 ‘3조’는 세계와 시민을 수강하며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를 알리기 위해 나섰다. 위에 나열한 10인의 독립운동가가 그 주인공이다. 3조는 잊혀가는 역사를 알릴 필요성에 공감하고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 알리기’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10인의 독립운동가 위인전을 펴내기로 한 것.

‘3조’는 식민지역사박물관 임무성 연구원과 박물관을 돌아보고 인터뷰를 진행하며, ‘올바른 역사’를 밝히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수박 겉핥기식 역사교육 비판, “독립투쟁의 역사를 되새기자”
프로젝트의 출발은 한 설문조사였다. 전국 20대 대학생 400명 중 39.2%가 한국전쟁의 발발 연도를, 26%는 광복 연도를, 41.4%는 태극기의 문양을 모른다고 답했다.(대학내일 20대연구소, ‘2014년도 대한민국 대학생 역사 인식 조사’) 3조는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대학생의 역사의식 부재와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뤄지는 초·중·고등학교 역사교육의 문제점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그 결과, 청년세대부터 독립투쟁의 역사를 잊지 말고 되새길 필요가 있다는 데 마음을 모았다.

이들은 먼저 독립운동의 개념, 실태, 연혁, 정책 등을 조사하며 배경지식을 쌓았다. 국가보훈처 홈페이지에서 관련 정보를 찾고, <매일신보>, <신한민보> 등 당시 신문에서 사진 자료도 얻었다. 대학생의 역사의식을 알아보기 위해 온라인 설문조사와 길거리 스티커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그 결과 강우규, 심훈 등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를 모르는 비율이 최소 73%였다.

식민지역사박물관과 독립운동가의 생가도 찾았다. 본 건물은 철거된 채 비석, 동상만 남은 것을 보고, 3조는 더욱 사명감을 품고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뜻을 알려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생가 인근에서 ‘잊지 않겠습니다’가 적힌 팻말을 들고 행인에게 독립운동가의 삶과 업적을 알리는 활동을 펼쳤다. 김민철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와 인터뷰하며 프로젝트 방향에 대해서 힌트도 얻었다. 여성, 사회주의 사상을 이유로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를 발굴, 위인전에 포함하기로 했다.

3조는 ‘숨겨진 독립운동가’ 10인의 생애와 업적을 기반으로 위인전을 작성했고, 서울 대성중학교에서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열었다.

대성중학교에서 강연회 개최, 위인전 배포
3조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의미를 되새기며, ‘숨겨진 독립운동가’ 10인의 생애와 업적을 기반으로 위인전을 집필했다. 이를 토대로 서울 대성중학교에서 45분간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열었다.

동영상을 관람하고, 본격적인 강연이 진행됐다. 이후 퀴즈를 통해 학생들에게 상품도 증정했다. 학기 말이어서 수업 분위기가 어수선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달리 대성중학교 학생들은 집중해서 3조의 발표를 들었다는 후문이다. 발표 후 진행한 퀴즈에서 어려운 문제도 단숨에 맞히는 모습에 조원들은 감동하기도 했다. 강연이 끝나고나서 위인전을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로써 3조는 ‘숨겨진 독립운동가를 알려 시민의식을 높이는 데 일조하자’라는 목표를 달성하며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진소연 학생은 “세계와 시민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 정보를 얻기 위해 이리저리 발품을 팔아보는 경험, 타인과 지식을 공유하는 경험 등 쉽게 하지 못할 활동을 해볼 수 있었다”라며 “이렇게 많은 시간을 역사 공부에 투자하며 지식을 쌓은 것은 과거의 나라면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세계와 시민은 나를 바꾸었고 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는 프로그램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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