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SNS, 건강하게 이용하자
2020-03-05 교육
2019-2 세계시민교육 사례 (2) 해시태그 팀, ‘Step Out of SNS(SOS)’ 캠페인 벌여
SNS와 정체성 관련 온·오프라인 설문조사, 전문가 인터뷰 진행
“SNS에 지나친 소속감 느끼지 않아야”
국내 대학 최초로 후마니타스칼리지가 실시해온 ‘시민교육’이 2019학년도 1학기부터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GCE)’으로 거듭났다. 기존 중핵교과 ‘우리가 사는 세계’와 ‘시민교육’을 통합, 확대한 것으로, 국내 대학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세계시민교육을 개설, 운영하는 것은 경희대가 최초다.
‘세계시민교육’은 말 그대로 세계시민을 지향한다. 세계시민은 근·현대 문명의 성취와 한계를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각성한 주체인 동시에 지구적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문명을 건설해나가는 실천적 주체다. 2019학년도 2학기에도 학생들은 역사 바로잡기, 도시재생, 동물권, SNS와 정체성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지속가능한 인류사회를 위한 실천 과제를 스스로 설정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며 세계시민의 역할과 책임을 배웠다. 지난 학기 학생들이 수행한 세계시민교육 활동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전한다.<편집자 주>
소셜 미디어가 일상에 스며들면서 SNS는 누군가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SNS에서 타인의 반응과 평가를 실시간으로 얻다 보니, 자신의 이미지를 선별적으로 노출하거나 편집, 과장하는 일도 적지 않다. 따라서 SNS를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는 논의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김소현(건축학과 19학번) 학생은 미국에서 영화 <조커> 상영 이후 조커인 양 행세하는 사람이 늘어나 논란이 일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SNS와 정체성의 관계를 고민하게 됐다. 영화와 같은 대중 매체보다 현대인의 연결망인 스마트폰이 일상에 훨씬 깊숙이 침투해 있기 때문이다. “밥을 먹으면서도 스마트폰, 공부하면서도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사는 우리는 SNS로부터 얼마나 자기 정체성을 지키고 있는지 궁금했다”고 주제 선정의 계기를 밝혔다.
김소현 학생과 권시은(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김범준(건축학과), 박경진(산업경영공학과), 이지환(응용물리학과) 학생 등 새내기 5명은 ‘해시태그 팀’을 결성해 SNS가 개인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정체성을 지키며 SNS를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권유하는 활동을 펼쳤다.
88.6%, ‘SNS가 정체성에 영향 미친다’
팀원들은 기사와 논문, 단행본뿐 아니라 ‘경희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대학 생활 관련 애플리케이션 에브리타임, 관련 드라마와 유튜브 동영상까지 살펴보며 자료를 조사했다. 특히 교내 자료 아카이빙을 통해 학교 SNS 시스템이나 애플리케이션이 학생 개개인의 교내 정체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자료 조사를 끝낸 후, 팀원들은 열흘간 대학생 158명을 대상으로 ‘SNS 이용 현황 및 개인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설문조사했다. SNS 이용률, 계정 전체 공개율, 두 개 이상의 계정 보유 여부 등을 중심으로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148명, 약 94%가 SNS를 이용하고 있었고, 54.4%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친구 및 지인과 교류하기 위해, 각종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등 다양한 이유로 SNS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계정 공개 여부는 40.5%가 전체 공개, 59.5%는 비공개 또는 친구 공개로 설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개인적인 내용을 모르는 사람과 공유하고 싶지 않아, 친한 사람만 볼 수 있는 계정을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88.6%는 SNS가 개인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팀원들은 온라인 설문조사를 토대로 국제캠퍼스 공과대학관과 멀티미디어교육관에서 길거리 스티커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SNS가 개인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4가지 선택지를 주고 선택하게 했는데 응답자 102명 중 53.9%가 다수의 의견에 쉽게 선동된다는 답변을, 22.5%가 타인과 비교를 통해 박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누군가 만들어놓은 이미지에 맞추려는 모습은 부정적인 영향”
팀원들은 SNS를 통해 유행이 더욱 빠르게 번지고,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모방하게 돼 개인의 취향이나 기호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결과를 분석했다. 또한 SNS에서는 본인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줄 수 있어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려 하고, 때로는 남들이 원하는 대로 자신을 꾸며내기도 하는 현상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 같은 행위가 또 다른 사람의 SNS 모습과 비교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상대적 박탈감이 생기거나 개인의 행복의 척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SNS에 글을 올리면 많은 사람의 동조와 공감을 끌어낼 수 있고, 사람들은 다수의 의견에 편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SNS를 통해 쉽게 선동될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해시태그 팀은 「대학생의 자아존중감과 SNS 중독경향성의 관계에서 우울과 대인관계문제의 매개효과」 논문을 쓴 박성규, 정현희 계명대학교 교수와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후 팀원들은 “SNS는 분명 개인 정체성에 영향을 미친다”라며 “급변하는 환경에서 SNS를 활용해 정체성을 폭넓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보다 다른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정체성과 이미지에 맞추려는 모습은 부정적인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자아존중감, 회복 탄력성, 우울, 대인관계 등 다양한 심리요소로 전화돼 문제가 드러나게 된다”고 말했다.
SNS에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라는 게 팀원들의 생각이다. 타인의 관심을 받으며 만족감을 얻는데, 관심이 부족해지면 불안하고 초조해져 SNS 접속률이 상승한다고 봤다. 팀원들은 이 부분에 우리가 더욱 심도 있게 관찰하고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SNS를 감정 포인트로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지나친 소속감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 건강한 SNS 이용법 알려
팀원들은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올바른 SNS 사용법을 알리고자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캠페인: Step Out of SNS(SOS)’를 벌였다. 이는 자신의 삶에 SNS가 너무 깊숙이 들어오지 않도록 SNS에서 벗어나자는 것을 의미한다. SNS를 그만두라는 의미가 아닌, 건강하게 이용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앞 글자만 따면 ‘SOS’이다. SNS 탓에 힘들어하는 사람을 구조하겠다는 의미도 담았다. 팀원들은 “이 문구가 SNS 때문에 고민이 있거나 걱정이 있는 사람들의 구조 신호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며 SNS를 올바르게 이용하는 것에 도움이 되고자 ‘건강한 SNS 이용법’ 게시물을 제작했다. SNS를 자신의 감정 포인트로 사용하지 않기, 본인의 모든 것을 알리지 않기,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지만 정확한 내용으로 게시물 올리기 중심의 내용으로 구성했다.
해시태그 팀은 유튜브를 개설, 영상을 게시했다. SNS가 개인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SOS 캠페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영상을 제작했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간략한 정보와 이미지를 첨부해 77초로 구성했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IGTV에도 동영상을 올렸다.
박경진 학생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일면식도 없는 박성규 교수님께서 상세히 답변해주셔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라며 “SOS 캠페인을 통해 나 또한 SNS에서 ‘Step Out’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캠페인을 이어나갈 생각이다”라고 활동 소감을 남겼다.
※관련 기사 보기
2019-2 세계시민교육 사례 (1)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 알리기 프로젝트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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