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작은 목소리 귀 기울여 문제 해결하는 ‘투덜이들의 리더’
2019-12-17 교육
창직독립연구 성과(1) ‘투더리더’, 경기 대학생 창의적 아이디어 및 창업경진대회 대상 수상
훼손 방지 및 홍보 기능 더한 볼라드 커버, 시각장애인 위한 위치 알림 서비스 제공
“KVP 등 다양한 창업 교육 프로그램 큰 도움 돼, 지원 꾸준히 이어지길 바란다”
후마니타스칼리지는 교수와 학생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대학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중 하나가 학생의 자율성, 창의성, 탐구력, 협동심을 북돋워 주는 ‘독립연구’다. 2016년 시작된 독립연구는 2018년 대학 내 모든 전공으로 확대돼, 경희 교육의 새로운 특성이자 학풍으로 자리 잡았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독립연구를 본격 시행한 것은 경희대가 처음이다.
독립연구는 학생이 자율적으로 교과를 설계하고 이를 담당 교수의 지도 아래 수행하는 교과다. 연구(학습), 실천, 참여, 창업, 창직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열려 있다. 학생은 독립연구를 수행하며 비판적 사유를 넘어 대안적 사유의 힘을 키워 자신을 발견하고,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한다.
2019학년도 2학기에는 ‘창직독립연구’ 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창직독립연구는 정복철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한국생산성본부 2019 창직 프로젝트에 지원, 선정돼 약 1억 원을 지원받아 수행한 프로그램이다. 학생 45명이 참여해 다양한 공모전 및 대회에서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그중 2019 경기지역 대학생 창의적 아이디어 및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은 ‘투더리더’를 만났다.<편집자 주>
권담윤(회화과 18학번), 나성균(지리학과 17학번), 배소연, 윤찬주, 임지영(이상 주거환경학과 18학번) 학생이 모인 ‘투더리더’ 팀이 훼손 방지 및 홍보 기능을 더한 볼라드 커버를 주제로 창직독립연구(지도교수 이현민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를 수행해 여러 공모전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나성균 학생은 고양시민으로서 제12회 고양시민창안대회에 참가해 대상인 사회창안상을 받았다.
투더리더 내에서 ‘윤더리더’로 활동하는 권담윤, 윤찬주 학생은 지난 11월 25일 ‘2019 경기지역 대학생 창의적 아이디어 및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았다. 경희대학교 지식창업교육센터와 성균관대·아주대가 주최하고 경기도와 특허청 등이 후원한 창업 경진대회는 경기도 소재 대학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 창출을 촉진하고 창업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열렸다. 윤더리더는 시각장애인 등 이동약자를 위해 볼라드 커버에 볼라드의 위치를 알려주는 기능을 더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캠퍼스 오픈랩에서 윤더리더를 만났다.
“우리가 함께 사회에 목소리를 내자”
Q. 수상을 축하한다.
윤찬주(이하 윤): 우리의 작은 아이디어가 시각장애인과 같은 이동약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 덕분에 수상한 것 같다. 심사위원의 공감을 얻어 기쁘다.
권담윤(이하 권): 발표 전에 1등 할 것 같은 사람 손들어 보라고 해서 우리 팀만 손을 들었다. 대상 발표 전까지 우리 팀 이름이 불리지 않아 짐을 챙기고 있었는데 대상이라고 해서 좋았다.(웃음) 교수님, 멘토분들, 학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감사드린다. 이런 인프라가 없었다면 수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Q. ‘투더리더’ 내 유닛인 ‘윤더리더’로 대회에 출전했다고 들었다.
윤: 우리는 창직에서 ‘투더리더’ 팀으로 시작했다. 투더리더는 ‘투덜이들의 리더’라는 의미와 투게더(together)와 리더(leader)를 더해 ‘함께 리더가 되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사람들의 작은 투덜거림을 듣고 그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가 대표로 사회에 목소리를 내자는 뜻을 담았다. ‘윤더리더’는 취·창업 역량강화 프로그램인 KHU Valley Program(KVP)에 참가할 때 만들어진 유닛이다. 이번 학기에 창업전략과 모의창업 강의를 함께 수강하며 경기 대학생 창의적 아이디어 및 창업경진대회에 나갔다.
권: 투더리더가 볼라드 커버라는 아이디어를 냈고, 윤더리더는 볼라드 커버의 공익성을 더 높이기 위해 이동약자를 위한 사운드 커버를 구상했다. 현재 투더리더와 윤더리더의 아이디어를 모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고양시 캐릭터 활용한 볼라드 커버 시범설치 단계
Q. ‘볼라드 커버’를 자세히 설명해달라.
윤: 볼라드는 보행자용 도로나 잔디에 자동차의 진입을 막고자 설치한 장애물이다. 기존의 볼라드는 무채색의 획일적인 디자인이라 눈에 잘 띄지 않고, 훼손이 쉽다. 회기동에 설치된 볼라드만 봐도 상단 부분이 훼손돼 쓰레기가 박혀 있거나 떡볶이 국물이 쏟아져 있다.
이런 문제에 착안해 볼라드 위에 지역 정체성 등이 반영된 독특한 디자인의 커버를 씌워 볼라드가 눈에 잘 띄고, 보호가 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모았다. 홍보의 기능도 더할 수 있다. 커버는 상단과 하단으로 나뉘어, 하단에는 지역홍보 문구가 적힌 시트지를 부착하고, 상단에는 지역 캐릭터와 같은 상징물을 3D로 구현해 커버를 설치하는 것이다.
권: 사운드 커버는 블루투스(Bluetooth)를 사용하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비콘(Beacon)’을 활용한다. 스마트폰 앱과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시각장애인에게 볼라드의 존재를 알려줄 수 있다. 비콘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 일부 상단 커버에 내장하거나 사운드 커버를 따로 만들어 위치 불량 볼라드 위에 설치할 계획이다.
Q. 실용화 가능성은?윤: 시범 설치 단계이다. 고양시에서 고양이 캐릭터를 모티브로 시범 설치하고 있다. 현재 볼라드에서 커버가 떨어지지 않게끔 하는 기술이 필요해 컨설팅을 받아 확실한 고정 방법을 고안해 특허출원을 할 계획이다. 우리 아이템은 기존 볼라드 고정 방식보다 제약이 많아 나사나 케이블 타이를 이용해 고정했다. 그러나 이는 고정하는 힘이 약해서 더 쉽고 안전한 고정 방법을 찾고 있다.
시각장애인 등 이동약자에 대한 관심 담아
Q. 공모전을 준비하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윤: 아이디어 발표 후 볼라드 커버가 굳이 필요하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 우리가 만든 볼라드 커버는 수익성만 있는 게 아니라 시각장애인 등 이동약자에 대한 관심도 담고 있다. 그래서 그런 질문을 받을 때 속상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이러한 부분에도 주목해줬으면 좋겠다.
권: 준비하면서 밤을 지새우기도 했는데, 그럴 만한 공간이 없어서 학생회관에 있는 동아리방을 몰래 이용했다. 사람들 오면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짐 싸서 나가고.(웃음) 학생들이 창업이나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24시간 열려 있는 공간이 많아지면 좋겠다.
Q. 공모전, 창업을 준비하며 얻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윤: 학교 창업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많은 멘토분을 만날 수 있었다. 강연을 듣고 멘토링을 받으며 새로운 지식을 쌓았다. KVP에서 한화그룹 관계자의 강연을 들었는데, 작은 실패를 거듭해봐야 한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작은 실패를 겪더라도 계속 도전하니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
“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람, 사회를 최적화시킬 수 있는 사람 되고 싶다”
Q. 대학의 창업 교육이 도움이 됐나?
윤: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KVP가 큰 도움이 됐다. 사업계획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는데, 2박 3일 동안 멘토분께서 우리의 아이디어가 어떤 점이 부족한지 계속 피드백해 주셨다. 이를 기반으로 공모전에 나가게 됐다. 또한 아이디어를 시각화할 때 전공에서 배운 프로그램도 도움이 됐다. 다른 사람에게 우리 제품을 정확히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전공교육에서 키웠다.
권: 창의적인 발상을 위해 다양한 것을 접하는 것 자체가 전공과 관련 있다고 생각해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것을 해봐야지 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다. 창직, 창업 동아리, LINC+ 사업단 프로그램 등 대학의 창업 관련 교육은 거의 모두 받았다. 다음 학기에는 창업과 도전이라는 강의를 수강할 계획이다. 수업이 대회처럼 진행되는지라 상금이 2백만 원이나 걸려 있다.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우리 대학에서 다양한 창업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학생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면 좋겠다. 교수님께서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셔서 많이 배웠고, 자주 도움을 받았다. 대학에서도 시대 흐름에 맞춰 창업지원을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분위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지원이 안정적으로 계속된다면 창업에 도전해 꿈을 펼치는 학생이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Q.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윤: 특허출원을 계획 중이다. K-스타트업과 예비창업패키지, 초기창업패키지에 참가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봉사 동아리 ‘바인’을 하면서 요양원으로 봉사하러 갔는데 몸이 아프거나 불편한 사람은 건물에 갇혀 있다고 느꼈다. 몸이 불편한 사람과 불편하지 않은 사람의 세상이 분절된 것 같다. 이 분절된 세상을 하나로 만들고 싶다.
권: 먼 미래가 아닌 눈앞의 과제 하나하나를 해결해나가면서 성장해왔기 때문에 지금은 특허, 기술 관련해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사회를 최적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코딩도 배우고 있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재밌더라. 이렇게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
많이 본 기사
-
멀티미디어
-
-
신간
-
아픈 마음과 이별하고 나와 소중한 이를 살리는 법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
-
2024 K-콘텐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지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