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긴급성의 시대,’ 희망의 또 다른 지평
2020-01-13 교류/실천
2020년 경희학원 시무식·교례회 거행··· 경희학원 전체 한자리에 모여
“미래세대의 교육 책임지고 있는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해 희망의 근거 만들어야”
‘2020년 경희학원 시무식·교례회’가 지난 1월 2일 서울캠퍼스 평화의 전당에서 거행됐다. 조인원 학교법인 경희학원 이사장, 박영국 경희대학교 총장 직무대행, 한균태 경희대학교 총장 예정자, 변창구 경희사이버대학교 총장, 이정규 경희고등학교 교장을 비롯해 법인, 대학, 사이버대학, 의료기관, 병설학교 등 경희학원 구성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조인원 이사장의 신년사, 음악대학의 축하공연, 경희 구성원의 신년인사로 이어졌다.
조인원 학교법인 경희학원 이사장은 신년사 “‘긴급성의 시대,’ 희망의 또 다른 지평”을 통해,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기후재앙 현실의 심각성을 전한 뒤, 긴급성 시대의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사적 희망을 넘어 희망의 또 다른 지평을 찾아 나설 것을 요청했다.
조 이사장은 “미래세대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 모두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 희망의 근거를 만들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면서 주어진 위기 속에서 전환의 기제, 인간의 역할과 책무를 되새겨 지속 가능한 우리의 미래, 미래세대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자고 당부했다.
‘포괄적인 대처’, ‘전시와 같은 대응체제’가 요구되는 현 상황
조인원 이사장은 신년사 서두에 이매뉴엘 월러스틴 교수가 1998년 발표한 저서 <유토피스틱스(Utopistics)>의 내용을 소개했다. 월러스틴 교수는 2020년대 중반과 2050년, 억압적인 국가체제는 쇠락의 길을 걷고 대신 개인의 영향력이 유례없이 커지는 역사의 대전환을 겪게 될 것이며, 세계자본주의 체계는 내생적 모순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와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고 전망했다. 굶주림, 빈곤, 빈부 격차, 핵무기·생화학무기 확산, 환경 파괴, 자원 고갈과 같은 문제가 그 원인이다.
“이 전망은 공교롭게도 현시대를 반영한다”고 밝힌 조인원 이사장은 “이제 우리는 개인적 꿈과 소망을 기원할 때, 체제 붕괴 가능성, 지구적 재앙의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상황의 심각성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12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연설에서 “기후재앙은 우리 가시권에 있다. 다가올 10년, 기로에 선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은 두 가지뿐이다. 굴복 아니면 희망이다. 마주한 위험을 모른 채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통과하거나, 희망의 경로를 찾아내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실천에 옮기는 일이다”라며 예년보다 더욱 강경한 어조의 발언을 이어갔다. 조 이사장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그 연설에서 ‘지구온난화’라는 표현대신 ‘지구과열(Global Heating)’을 사용했다. 위기의 실상과 시급성을 있는 그대로 전했다”고 설명했다.
몇 해 전부터 유엔은 ‘2020년까지 경로를 바꿔야 한다. 큰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제로(탄소중립) 산업구조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파리협약에서 탈퇴했고,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많은 나라도 여전히 기후 대응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포괄적인 대처’, ‘전시와 같은 대응체제’가 요구되는 현 상황은 정치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만, 현실정치는 체제 유지의 타산적 이유에서 선뜻 나서지 않는다고 설명한 조 이사장은 “표를 원하는 현실정치의 선택을 이끌 시민이 나서야 한다. 시민사회와 학계가 함께 나서야 한다. 그럴 때만이 거리에 나선 전 세계 수백만 청소년이 갈망하는 ‘미래세대의 미래’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긴급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대면하고, 대처 방안 모색해야”
조인원 이사장은 “앞으로 어떤 미래가 닥쳐올지 그 누구도 정확한 답을 내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불타오르는 지구, 지난해 하반기에 일어난 수만 건의 대형 화재, 녹아내리는 북극과 남극의 빙하, 해수면 상승, 극지방 영구동토층에서 지면과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메탄가스(메탄의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20년 동안 84배 높다) 등 지구촌 곳곳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재앙의 조짐과 과학계의 중론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중론은 ‘지금 인간이 만든 인류세가 지구과열 현상을 불렀고, 우리가 겪는 최근 상황은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현 상황을 초래한 인간, 조인원 이사장은 이 부분에 주목했다. 조 이사장은 “우리는 우리의 생명을 지키고, 지구에 함께 서식하는 수많은 종의 멸종을 막기 위해 방도를 찾아야 한다. 우선 위기를 모면할 ‘역사적 대안 마련의 시급성’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주한 위기, 긴급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대면하고, 대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의 의식을 바꿔나갈 때, 문제를 풀어갈 사회와 국가, 지구적 차원의 집단적 정치의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조인원 이사장은 이를 위해 주어진 사유와 학습의 틀을 넘어서서 인간의 인간적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산업사회, 시장문명사회가 요청하는 사유와 학습 체계, 그 틀과 규범의 경계는 욕망과 성장, 경쟁과 쟁취에 편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때론 삶의 가치와 의미를 교육하고 학습하기도 하지만, 이 노력은 시대의 세파에 밀려 국가와 사회, 국제사회의 기반형성에 미미한 역할을 할 뿐이다”라며 “그 기반에 삶의 의미와 가치를 자리 잡게 하는 일, 인간 존재와 실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선 그 일에 무게의 중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조인원 이사장은 경희학원이 추구해온 가치를 더욱 소중히 계승·발전시켜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조인원 이사장은 “경희학원은 ‘정신적으로 아름답고, 물질적으로 풍요하며, 인간적으로 보람 있는 세상’을 꿈꿔왔다. 우주의 자손인 인간의 인간적 미래를 소망해왔다. 교육기관으로서, 우리는 우리가 함께 일궈온 학술연구, 전문교육과 함께 또 다른 희망의 세계에 도전해야 할 책무를 안고 있다”면서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 조인원 이사장 신년사 “‘긴급성의 시대,’ 희망의 또 다른 지평” 전문 보기
경희학원 시무식·교례회는 법인 산하 각급기관 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여 새해, 새 희망을 나누는 자리였다. 이후 참석자들은 청운관 학생식당으로 이동, 새해맞이 떡국을 함께 들었다.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
많이 본 기사
-
멀티미디어
-
-
신간
-
아픈 마음과 이별하고 나와 소중한 이를 살리는 법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
-
2024 K-콘텐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지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