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국민 삶의 질 높이는 정책을 고민한다”
2019-12-03 교육
행정학과 학생들, 대학생 건전재정 가디언즈 7기 최종 보고대회에서 경제부총리상 수상
청년 취업지원 정책 주제로 K-MOOC 실효성 높이는 방안 제시
“행정학도로서 국가 정책에 관심 두고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 다각적으로 고민”
행정학과 18학번 학생 다섯 명이 기쁜 소식을 전했다. 김수빈, 박재원, 안수현, 윤지영, 차지현 학생이 지난 11월 16일 열린 ‘대학생 건전재정 가디언즈 7기 최종 보고대회’에서 대상인 경제부총리상을 받은 것이다. 건전재정 가디언즈는 매년 선발된 대학생 100명(20개 팀)이 정부 예산의 효율적 사용 여부를 분석하고 개선안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으로,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와 기획재정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후원한다. 대상에게는 상금 500만 원이 수여된다.
건전재정 가디언즈는 지난 7월부터 약 4개월간 ‘청년 취업지원 정책’을 주제로 진행됐다. 행정학과 학생들은 온라인 공개강좌 서비스인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를 주제로 선정해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K-MOOC를 ‘고등교육 교수학습자료 공동활용 체제(KOCW)’와 통합하거나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들을 정경대학 휴게공간에서 만났다.
재무행정 강의 들으며 국가재정에 관심 기울이게 돼
Q. 행정학과 18학번 동기끼리 모여 좋은 성과를 냈다.
김수빈(이하 김): 올해 팀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강의를 함께 수강하며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끼리 모였다. 그래서 대상 수상이 더욱 기쁘다. 총 20개 팀이 최종발표를 하고, 그중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6개 팀을 시상식 때 발표했는데, 우리 팀에는 사전에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상을 받을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5등(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상)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상식장에서 5등을 발표했을 때 우리 팀이 아닌 걸 알고 짐을 챙기는데, 1등 발표 소식에 환호성을 질렀다.
안수현(이하 안): 보고서, 발표에 아쉬움이 있었다. 다른 팀이 더 잘한 것 같고. 그래서 장려상을 받겠구나 싶었다. 마음을 비운 상태로 기다렸는데 ‘1등, 2팀!’이라는 소리를 들었고, 12팀을 부른 것은 아닌지 물어보기도 했다. 가방을 던지고 달려나갔다.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이다.
차지현(이하 차): 행정학과는 팀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강의가 많아 팀플을 하면서 공모전을 준비했다. 중간고사 기간이 겹치고, 다른 대외활동도 하고 있어 ‘이걸 왜 했지, 괜한 오지랖을 부렸구나’ 생각하기도 했지만, 동기들과 더 친해지고 상도 받아서 보람차다.
Q. 어떻게 참가하게 됐나?
김: 수현이, 지영이랑 함께 재무행정 강의를 들으며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의 부채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 과정에서 국가재정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우리끼리 조사하고 분석하는 데 아쉬움이 남아 전문가와 함께 확장해서 진행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참가하게 됐다.
Q. 어떤 과정으로 진행됐나?
윤지영(이하 윤): 정책 전문가와 멘토링을 세 번 진행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보고서에 관해 이야기 나누고, 보고서의 부족한 부분, 진행의 한계를 질문하면 피드백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중간보고서를 확인받기도 했다.
K-MOOC,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 방안 등 제시
Q. 주제 선정의 계기가 궁금하다.
안 : 주최 측에서 ‘온라인 청년센터’라는 청년취업 정책 사이트를 알려줬는데, 거기에 K-MOOC가 있었다. K-MOOC를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단순히 무료 온라인 강의 사이트라고 생각했기에, 이 사이트가 청년 취업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을 갖고 시작했다. 조사해보니 3년간 120억 원에 달하는 많은 예산이 투자됐는데, 이수율도 낮고 실적도 그다지 좋지 않다는 기사를 접했다. 효과적으로 시행되기 위해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Q. 어떤 내용인가?
김: 우리 팀은 K-MOOC의 수요자, 공급자를 중심으로 조사한 후 문제점을 파악했다. 수요자는 팀원들이 직접 강의를 듣고 판단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했고, 공급자의 의견은 K-MOOC 강의를 제공하는 교수님과 K-MOOC 센터를 인터뷰해 보고서에 실었다.
안: 이를 기반으로 세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하나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청년들이 일자리 교육을 받을 때 K-MOOC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것, 다른 하나는 매치업 사업을 활성화 하는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국내·외 대학 및 기관에서 자발적으로 공개한 강의 동영상, 강의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인 KOCW와 플랫폼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다. K-MOOC와 KOCW는 목적도 비슷하고 사업 진행방식도 유사했다.
Q.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박재원(이하 박): 인터뷰를 계속 거절당해 힘들었다. 관련부서는 학기 중에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했고, 교수님들은 강의 및 기타 일정 때문에 바빠서 인터뷰하기가 어려웠다. 교수님들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보고서 제출 다음 날 회신이 왔다. 보고서에는 넣을 수 없었지만 발표 때 프린트해서 나눠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안: K-MOOC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을 조사하고 싶어서 운영센터뿐 아니라 다른 기관에도 자료를 요청했는데 개인정보, 내부 자료라는 이유로 구하기 어려웠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가 잘 안 돼 있더라. 청년들이 국가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참여하려면 세세한 정보가 공개되는 게 좋겠다. 보이지 않는 벽이 있어 아쉬움을 느꼈고, 앞으로 이런 측면을 조사해보고 싶다.
전공 강의에서 해결 방안 힌트 얻어, 교수님 면담도 큰 도움
Q. 공모전 참가를 통해 얻은 점이 있다면?
차 : 예산서, 국정감사 결과 등 많은 자료를 찾아보면서, 자료의 주요 내용을 파악해 정리하는 법을 익혔다. 기존에는 분석된 자료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면, 자료끼리 엮어 새롭게 분석하는 방식도 배웠다. 멘토링을 통해 모호한 표현은 직관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든가, 문헌 조사에 그치지 말고 직접 분석해야 한다는 등 보고서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학업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수요자 처지에서 강의를 들었다. 직업 강의 17개 중에서 청강 가능한 강의가 얼마 없어 헤어 스타일링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재밌게 볼 수 있는 강의인데 문제점을 찾아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부담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드라이법 하나는 확실히 배웠다.(웃음)
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계획대로 돼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었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애초에 설계한 방향대로 되지 않아 몇 번이고 다시 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면서 성취감을 느꼈다. 결과까지 좋아서 기쁘다.
Q. 경희 교육이 도움이 됐나?
안: 전공교육이 많은 도움이 됐다. 이번 학기에 한상연 교수님의 강의 ‘지방자치와 행정’을 듣고 있는데, 교수님께서 광역기초자치단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강조하셔서 해결방안을 제시할 때 영향을 받았다. 또 보고서 방향이 바뀌었을 때 어떻게 수정해야 좋을지 방황하던 시기에 김도한 교수님께서 면담해주시면서 세세하게 일러주셔서 눈이 뜨이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김: 행정학과다 보니 기본적으로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국가 정책에 관심이 많다. 국가 정책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다각적으로 접근하며 생각한 것이 도움이 됐다. 전공뿐 아니라 교양교육도 도움이 됐다. 전교생이 신입생 때 들어야만 하는 시민교육은 대학, 지자체를 넘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더 나은 사회로 만들 수 있는가를 고민하며 활동을 펼친다. 그래서인지 경희대 학생들이 타인과 사회를 생각하는 데 특화돼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공모전에 도움이 됐다.
“정책 평가 및 분석하고,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고 싶다”
Q.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차 : 행정연구원이 돼 정책을 분석하거나 행정고시를 준비할 계획이다. 행정연구원이 됐을 때 과연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는데 공모전에 참가하며 행정연구원도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좀 더 알아보고 가능하면 대학원에 진학해 분석에 초점을 맞춘 공부를 해보고 싶다.
박: 정책은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친다. 회사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영보다는 전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방안을 고민하고 싶어 행정학과에 진학했다. 이번에 정책을 분석하면서 국가의 노력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기업은 취업준비생의 준비 과정보다 ‘잘하는’ 사람을 뽑는다. 그런데 정부는 우리나라 청년들이 어떻게 하면 취업을 더 할 수 있는가에 관심이 많고, 대가를 받지 않고 지원을 해준다.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행정학과의 특성과 장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공익을 추구하고 싶어 계속 공기업, 공무원을 준비할 계획이다.
윤: 이번 공모전을 통해 복지 정책, 교육 정책에 관심이 생겼다. 확실치는 않지만 정책을 평가 및 분석하거나 만드는 과정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
김: 이번 학기가 끝나면 시험 준비를 할 생각이다. 고민 많았는데, 공모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나 할까. 자신을 높게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어떤 일을 하든지 이번 공모전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 같다.
안: 대학에 와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외부와 소통하면서 세상에 훌륭한 사람도 많고 노는 물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더불어 나아갈 길이 멀다고 느끼기도 한다. 꾸준히 외부 활동을 통해 나의 길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또한 개방적인 행정문화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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