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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전공교육이 만들어낸 한 접시의 과학

2019-11-25 교육

백승일(14학번), 전진욱(15학번) 조리·서비스경영학과 학생이 ‘NO 콜레스테롤, YES 육우!’로 제2회 전국 대학생 육우요리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사진 왼쪽부터 전진욱, 백승일 학생)

백승일, 전진욱 조리·서비스경영학과 학생, 제2회 전국 대학생 육우요리대회 대상 수상
‘NO 콜레스테롤, YES 육우!’ 맛과 영양 살린 간편한 조리법, 상품화 단계까지 고려
조리 과학, 가공품 원리, 상품화 방안 등 전공교육 도움 돼

백승일(14학번), 전진욱(15학번) 조리·서비스경영학과 학생이 제2회 전국 대학생 육우요리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주관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한 이번 대회는 ‘육우 하나로 우리집 원플레이트’를 주제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육우 메뉴를 발굴해 육우를 친근하게 접할 기회를 마련하고 육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심사기준은 건강성, 창의성, 대중성, 상품성이다.

전국 대학 47개 팀이 참가해 최종 10개 대학 20팀이 지난 11월 3일 본선 경연을 펼쳤고, 백승일, 전진욱 학생은 메뉴명 ‘NO 콜레스테롤, YES 육우!’로 대상을 차지했다. 이들이 개발한 메뉴는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조리법은 물론, 상품화 단계까지 고려해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상 상금은 200만 원. 백승일, 전진욱 학생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콩과 버섯을 활용, 맛도 살리고 건강도 챙겼다
Q. 제2회 전국 대학생 육우요리대회 대상 수상을 축하한다.
전진욱(이하 전): 기쁘다. 심사기준, 요리대회의 목적 등을 확인하며 준비를 많이 했다. 참가메뉴의 방향성을 정하기 위해 회의도 많이 했다. 결과가 좋게 나와서 기분이 더 좋다.

백승일(이하 백): 준비를 많이 해서 수상을 기대하기도 했다. 어떻게 해야 우리의 장점을 살리고, 메뉴를 돋보이게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준비하면서 의견이 잘 맞지 않는 부분을 조율해나가는 과정이 있었기에 보람이 더욱 크다.

Q. 팀을 결성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백: 진욱이가 한 학번 후배다. 내가 강원도 화천 7사단으로 군대를 갔는데, 진욱이가 뒤이어서 따라왔다. 군대도 같은 지역으로 다녀오고, 둘 다 조리고 출신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조리를 해왔고, 조리 특기자 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하는 등 공통점이 많다. 졸업 전에 의미 있는 추억을 남기고 싶어 대회에 나가기로 했다. 이미 많은 대회를 경험했기에 좀 더 수월하고, 재밌게 준비할 수 있었다.

백승일, 전진욱 학생이 개발한 메뉴는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조리법은 물론, 상품화 단계까지 고려해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

Q. ‘NO 콜레스테롤, YES 육우!’는 어떤 메뉴인가?
전: 많은 사람이 소고기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아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 육우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은, 한우보다 저렴한 우리나라 소고기이다. 이를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알려주기 위해 이름을 ‘NO 콜레스테롤, YES 육우!’로 지었다. 육우에 콜레스테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콜레스테롤을 분해해줄 수 있는 콩과 버섯을 같이 조리해 맛도 살리고 건강도 챙겼다. 또한 다양한 맛과 식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백: 우리는 고기 본연의 맛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소 소고기를 먹을 때 같이 먹는 음식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했는데, 바비큐로 먹든 불고기로 먹든 버섯을 항상 함께 먹더라. 그래서 육우라는 품종 자체를 대회에서 돋보이게 하려면 과한 향신료를 사용하기보다 먹는 재료의 조화로움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영양을 갖추면서 상품성도 살리려고 콩과 버섯, 육우 세 가지 재료를 다각적으로 조합했다. 원 플레이트 안에 버섯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가 들어간다. 버섯 피클, 버섯 소스뿐 아니라 고기를 다져 만든 스테이크에도 버섯이 들어간다. 또 버섯파우더를 내서 곁들여 먹도록 했다.

서로 양보하며 이견 조율, 간편식 화려하게 변신
Q. 대회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전: 퀄리티에 대한 의견이 서로 엇갈렸다. 이번 대회는 간편성과 대중성, 상품성을 중시한다. 그런데 우리는 고등학교 때부터 화려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요리를 해왔다. 그래서 화려함에 초점을 맞춰야 하나, 상품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나로 충돌하기도 했다. 요리에도 저마다 가치관이 있어서 자기 의견만 내세우면 엇나갈 수 있다. 서로 양보하며 이견을 조율했다.

백: 시식용은 손님에게 선보인다는 생각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디스플레이용으로는 가정식 대체식품(Home Meal Replacement, HMR)으로 간단하게 만들었다. 단순한 간편식도 고급스럽고 화려한 요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부각했다.

전: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울타리콩과 호랑이콩을 사용했다. 영양학적으로 좋은 콩인데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새벽에 차를 타고 부랴부랴 가락시장에 갔다. 가락시장은 도매시장이어서 콩을 4kg씩 팔더라. 조금만 사려고 했는데 한 박스씩만 판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한 박스를 사 왔다. 그런데 생소한 재료이다 보니 생각했던 질감이 나오지 않아 4~5번 계속 만들게 됐고 그제야 원하는 질감, 색감, 맛이 나왔다. 한 박스를 사지 않았다면 대회 당일 콩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조리뿐 아니라 ‘경영’도 배울 수 있는 것이 장점
Q. 경희 교육에서 영향을 받은 게 있다면?
전: 전공 강의에서 상품화를 위한 저장, 살균 등을 배웠다. 우리의 조리 기술과 전공 지식을 결합해 상품화를 고민했고, 여기에 포커스를 둔 게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전공에서 이런 부분을 배우지 않았다면 상품화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또한 대학에서 영양학적인 부분을 배운 것도 도움이 됐다. 단백질, 탄수화물 비율 등 영양성분 구성에도 신경을 썼다. 조리와 관련된 과학, 가공품의 원리 등 이론적인 부분이 탄탄했기 때문에 대회 나가서도 상을 받을 수 있었다.

백: 교수님들께서 경희대학교 조리·서비스경영학과가 전국 1등이라고,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어디에 가든 그 자부심을 품고 나간다. 우리가 1등이라고 생각하고 대회에 임하면 좋더라. 대학에 진학할 때는 앞으로도 팬과 칼만 잡고 살아갈 줄 알았는데, 대학에 오니 더 많은 길, 더 넓은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교수님들이 지내온 과정, 연구내용을 전수받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가치관을 정립해나갈 수 있었다. 또한 경희대 조리·서비스경영학과는 평범한 조리과와 달리 ‘경영’이라는 두 글자가 붙는다. 그래서 확실히 더 많은 전공지식을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전: 비슷한 생각이다. 요리만 하면 셰프가 되고, 요리와 경영을 같이 배우면 오너셰프가 될 수 있다. 주방 자체를 총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차이가 상당히 크다.

Q.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백: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 교직을 준비할 생각이다. 조리는 누구에게 가르침을 받는지가 중요하다. 조리하는 성격,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 교육시스템, 특히 특성화고 시스템은 취지는 좋으나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학생들이 취업해야 실적이 쌓이기 때문에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서둘러 취업을 한 뒤, 빠르게 지쳐 조리를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더라. 좀 더 쉬운 길,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길을 찾다 보니 다른 길로 가는 경우도 많고. 기회가 된다면 교직에 몸담아 아이들에게 좀 더 넓은 방향을 제시하고, 내가 경험해오고 배웠던 것을 전수하고 싶다.

전: 제대하고 3학년이 됐다. 취업과 창업의 갈림길에 서 있다. 내년에 해외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며 경험을 쌓을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진로를 다시 생각해볼 것이다. 요리한다고 반드시 요리사의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상품을 만들어 시중에 판매할 수도 있다. 길은 다양하다. 스무 살 때 창업을 해봤는데 느낀 점이 많다. 창업하게 된다면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 유통하는 사업을 하고 싶다.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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