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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이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

2019-10-31 교류/실천

제16대 경희대학교 총장 선임을 위한 총장후보 추천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재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공모 및 추천을 통해 등록된 7명의 예비 후보자에 대한 자격을 검토하고 있다. 예비 후보자 소개 및 총장후보 추천 일정 등의 정보는 총장후보추천위원회 홈페이지(http://nominate.khu.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16대 경희대학교 총장후보 추천(3) 외국대학 사례
하버드, 펜실베이니아, 프린스턴에서 밝힌 총장 선임 사유
연구·교육 등 전통적인 대학의 핵심가치, 사회공헌, 행정, 창학정신 등

“학문과 평화, 학교법인 경희학원이 학원의 얼 “문화세계의 창조”와 함께 지난 70년 이어온 전통입니다. 그 전통과 함께 ‘대학다운 미래대학’ ‘전환 문명’의 새 지평을 열어갈 경희대학교 제16대 총장을 초빙합니다.” 학교법인 경희학원이 지난 9월 19일(목)과 20일(금) 일간지 지면에 이어 경희학원 및 경희대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총장 초빙을 공고했다. 9월 11일(수) 개최된 2019학년도 제3차 이사회에서 총장후보 추천 계획 심의 안건이 의결되면서 제16대 경희대학교 총장후보 추천 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현재 공모 및 추천을 통한 7명의 예비 후보자에 대한 자격 검토가 진행 중이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는 예비 후보자의 자격 검토 후, 후보자 전원을 교수, 학생, 직원 등 구성원 단체에 회부한다. 구성원 단체는 총장후보 3명(교수 단체 2명, 학생/직원 단체 1명)을 선정하고, 법인 이사회는 그중 한 명을 총장으로 선임한다. 현 단계에서 반드시 고민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우리대학 총장이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이다. 하버드, 펜실베이니아, 프린스턴 등 외국대학은 어떤 덕목을 갖춘 총장을 선임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고등교육의 위기 이겨낼 리더십·전략적 사고·실행력
하버드의 최근 사례부터 살펴보자. 28대 하버드대학 총장을 지낸 드루 길핀 파우스트(Drew Gilpin Faust, 2007~2018년) 교수는 하버드 역사에서 첫 여성 총장이자, 하버드 학위를 받지 않은 첫 총장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미국문명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 대학에서 25년간 교수로 재직한 후 2001년 하버드의 래드클리프 고등학문연구원 학장으로 부임했다.

하버드는 파우스트 총장이 퇴임 의사를 표명하자 29대 총장을 물색했고, 로렌스 배카우(Lawrence S. Bacow) 교수를 최종 낙점했다. 2018년 7월 임기를 시작한 배카우 총장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제학과에 이어 하버드대학 로스쿨을 졸업하고,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MIT에서 24년간 환경정책 등을 가르쳤다. 2001년 9월부터 10년간 터프츠대에서 총장을 지냈다.

28대 하버드대학 총장후보 선정을 추진한 제임스 호튼(James R. Houghton) 법인 이사장 겸 총추위 위원장(하버드는 법인 이사장을 총추위 위원장으로 임명한다)은 2007년 교내 소식지 <The Harvard Gazette> 에서 “파우스트 교수는 래드클리프 고등학문연구원 학장으로서 과감한 개혁을 성공시키며 탁월한 경영 능력을 입증했고, 교수로 재직하는 수십 년 동안 학문적 열정과 탁월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29대 총장 확정 후, 윌리엄 리(William F. Lee) 법인 이사장 겸 총추위 위원장은 “오늘날 고등교육은 새로운 지식 추구, 교육 강화, 사회 기여 등 많은 기회가 있는 동시에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현 상황에는 리더십과 전략적 사고, 실행력이 요구되는데, 신임 총장은 이 역량을 갖췄다. 나아가 대학이 직면한 기회와 도전에 대응할 수 있고, 대학과 모든 구성원이 사회, 세계에 기여하는 것을 도울 수 있는 열정과 역량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 내용을 담은 특별 성명서는 2018년 2월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총장 선정이 의결된 후 공표됐다.

창학정신에 기반해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는 실천활동 펼쳐
펜실베이니아대학 이사회는 지난 2016년, 에이미 거트만(Amy Gutmann) 총장의 계약을 2022년까지 연장했다. 데이비드 코헨(David L. Cohen) 이사장은 교내 소식지 <Penn News>에서 “거트만 총장은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거트만 총장이 제시하고 추진 중인 비전을 지지한다”면서 계약연장 사유를 밝혔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은 따로 정한 총장 임기가 없으며, 총장의 고용기간 및 계약연장 권한은 이사회에 있다. 이번 계약연장으로 2004년 8대 총장에 오른 거트만 총장의 임기는 총 18년. 거트만 총장은 펜실베이니아 역사에서 가장 오래 총장직을 맡게 됐다.

학교법인 경희학원은 지난 9월 19일과 20일 양일간 일간지
지면을 통해 경희대학교 총장 초빙을 공고했다.

2004년 8대 펜실베이니아대학 총장을 발표하면서 제임스 리에페(James S. Riepe) 이사장은 “신임 총장은 세계적인 학자, 검증된 행정가이자 미래 고등교육의 본질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는 고등교육 전문가다”라며 선임 사유를 설명한 바 있다. 거트만 총장은 하버드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프린스턴대학에서 교수와 교무처장을 지냈고,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다루며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거둬왔다.

거트만 총장은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성 확대, 학제 간 협업을 바탕으로 한 혁신과 함께 대학의 사회적·지구적 책무에 주력했다. 이는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창학정신과도 맥이 닿아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설립자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실천이 말보다 낫다(Well-done is better than well-said)”는 철학으로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는 실천적 활동을 펼쳐왔다. 거트만 총장은 이 전통이 포용적 정책, 혁신적 작업, 영향력 있는 참여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거트만 총장은 포용(Inclusion), 혁신(Innovation), 영향력(Impact)을 핵심 가치로 ‘Penn Compact 2020’을 공표·추진하고 있다. 그는 “지역, 국가, 나아가 세계적 시민사회와 교류하는 것이 ‘Penn Compact 2020’의 핵심이다”라고 말한다.

예측 불가능한 과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
마지막으로 프린스턴대학 사례를 보면, 지난 2013년 캐서린 홀(Kathryn Hall) 이사장은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Christopher L. Eisgruber) 교수를 20대 총장으로 선임하면서 “신임 총장은 캠퍼스 커뮤니티의 다양성 확대와 더불어 예측 불가능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고 기회를 모색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이스그루버 총장은 프린스턴대학과 옥스퍼드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시카고대학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연방항소법원과 연방대법원 판사를 거쳐 뉴욕대학 법대 교수로 재직하다 프린스턴대학 우드로 윌슨 스쿨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프린스턴대학은 국가와 인류에 봉사하는 대학의 가치를 추구한다. 학생과 교수, 직원, 동문이 그들의 연구, 교육, 실천 활동이 국가, 세계, 인류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생각하게 하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아이스그루버 총장도 이를 대학의 기본정신으로 천명했다.

이에 앞서 19대 프린스턴대학 총장을 지낸 셜리 틸만(Shirley M. Tilghman, 2001~2013년)은 프린스턴대학, 그리고 미국 명문 사립대 역사에서 처음으로 여성 총장에 올랐다. 당시 로버트 로손 주니어(Robert H. Rawson, Jr.) 이사회 집행위원회 위원장 겸 총추위 위원장은 “신임총장은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겠다는 프린스턴대학의 근본 가치를 실천해왔다”고 밝혔다.

틸만 총장은 분자생물학자로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퀸즈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후,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2년간 교편을 잡았다. 템플대학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펜실베이니아대학과 프린스턴대학에서 연구와 교육을 이어나갔다.

건학이념 잇고 ‘대학다운 미래대학’ 열 리더십 요구돼
하버드대학과 펜실베이니아대학, 프린스턴대학의 총장 선임 사유를 들여다보면 연구와 교육의 수월성 추구 등 전통적인 대학의 핵심가치뿐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 혁신적인 대학 행정 역량, 창학정신 계승·발전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각 대학 총장은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비전을 수립 및 추진하는 한편 대학의 주요 가치 중 하나를 교육 접근성에 두고, 장학금을 대폭 늘려 학생들이 재정 부담 없이 재능을 살릴 기회를 열어줬다.

경희대학교 총장후보 역시 이러한 덕목을 갖춰야 한다. 제16대 경희대학교 총장후보 추천 지침 제7조(후보의 자격)에 따르면, 후보는 학문적 소양과 덕망을 갖추고 경희대학교의 건학이념과 교육 및 학문적 전통을 존중하며 탁월한 국제적 안목과 공적 신뢰를 가져야 한다.

총추위는 구성원이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총장후보토론회와 총장후보정책발표회를 개최한다. 총장후보토론회는 11월 5일(화) 오후 2시 서울캠퍼스에서, 총장후보정책발표회는 11월 7일(목) 오후 2시 국제캠퍼스에서 열린다. 토론회와 정책발표회는 웹캐스트를 통해 실시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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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오은경 oek8524@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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