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스마트관광연구소, 사회과학연구지원사업 대형 단계 선정
2019-10-07 연구/산학
국내·외 스마트관광 분야 선도하는 ‘경희대 스마트관광연구소’
‘스마트관광도시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실천과 확산’ 주제로 4년간 연구 진행
“기존 관광산업 문제 해결, 스마트관광 분야 메카로 국내·외 관광산업 선도하겠다”
17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여행사, 영국의 토머스 쿡(Thomas Cook)이 지난 9월 23일(현지 시각) 파산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은 토마스 쿡의 파산 원인으로 브렉시트, 숙박비 인상, 고유가, 유럽의 이상폭염 등과 함께 ‘혁신의 부재’를 꼽았다. 자유여행이 대세가 된 오늘날에도 패키지여행 상품에 주력하다 몰락했다는 것이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가상·증강현실(VR·AR) 등 정보통신기술(ICT)은 관광산업과 트렌드를 혁명적인 수준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오늘날 관광객들은 여행사의 패키지여행 상품보다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숙박과 교통, 관광지 등을 취향에 맞게 선택한다. 이른바 ‘스마트관광’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토머스 쿡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날, 서울캠퍼스 호텔관광대학에서 정남호, 구철모 교수를 만났다. 국내·외 스마트관광 분야를 선도하는 경희대 스마트관광연구소가 한국연구재단의 사회과학연구지원사업(SSK) 대형 단계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각각 스마트관광연구소 소장과 부소장직을 맡은 두 교수를 만나 자세한 설명과 연구소의 역할,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정보통신기술 활용해 관광객에게 효율성, 편의성, 혜택 제공하는 ‘스마트관광’
Q. 스마트관광이란 무엇인가?
정남호 교수(이하 정):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여행지의 정보를 얻고, 상품을 비교하고, 예약하고, 결제한다. 또한, 인터넷·SNS·애플리케이션 등에 후기를 남겨 다른 관광객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관광방식은 개인 취향에 따라 여행코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더 나은 가격과 더 좋은 환경의 관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연스럽게 정해진 여행코스를 따르는 패키지여행 이용자 수는 줄어들게 됐다.
이처럼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관광객이 여행지에서 최상의 경험을 하도록 지원하는 관광방식을 ‘스마트관광’이라고 한다. 스마트관광은 숙박·관광·교통·음식 등 관광산업의 핵심 인프라를 하나로 결합해 관광객에게 효율성과 편의성, 혜택을 제공한다. 스마트관광을 경험하려면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초연결·초지능의 ‘스마트도시’가 필수이며, 여기에서 관광객이 도시의 스마트 기능을 관광목적에 맞게 사용하도록 조성된 도시, ‘스마트관광도시’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Q. 오늘날 스마트관광이 중요한 이유는?
구철모 교수(이하 구):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서울과 수도권, 부산, 제주 등 특정 지역으로 과도하게 몰리는 경향을 보인다. 이럴 때 주거 지역이 관광지화하면서 기존 거주민이 이주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도시의 수용 능력보다 더 많은 수의 관광객이 유입돼 환경오염과 지가 상승, 공동체 문화 약화 등 삶의 질을 저해하는 ‘과잉관광(Over Tourism)' 문제도 일어난다. 스마트관광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관광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고, 스마트관광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덧붙여 지역 특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지자체가 관광산업의 주체가 되어주길 주문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관광산업 발전을 이끄는 키워드로 스마트관광을 꼽은 것이다.
정: 지역 특색에 맞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관광산업 인프라를 잘 구축하기 위한 해답이 바로 스마트관광도시이다. 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힌 스마트관광생태계가 잘 유지되고, 인프라 및 서비스가 원활하게 연결·활용되려면 정부 차원의 정책지원과 법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 그래야 관광 문제 해결과 산업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경제가 활성화하고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이점도 있다.우리 연구소는 정부와 지자체, 관광기업의 스마트관광 콘텐츠 개발 및 적용에 있어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실제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스마트관광 분야 발전을 위해 유럽·미국·호주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산학협력을 통한 인력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시민의 삶과 관광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 인프라와 관광 인프라를 통합해 스마트관광도시 정책을 확립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스마트관광도시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방안 마련
Q. 이번 사회과학연구지원사업(SSK) 대형 단계에서는 무엇을 연구하나?
구: 2013년부터 4년간 진행한 소형 단계에서는 관광 분야에서 IT의 역할을 탐색하고, ‘스마트관광’이라는 개념을 설립했다. 이후 중형 단계에서 스마트관광을 생태계적 관점으로 탐구했다. 관광객, 관광업체, 지방자치단체 등 스마트관광 생태계를 이루는 이해관계자 모델을 살펴보고, 스마트관광의 가치와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스마트관광의 중요성, 필요성을 입증한 연구성과에 힘입어 올해 한국관광공사에서 과제를 수주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스마트관광도시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실천과 확산’을 주제로 하는 대형 단계에서는 소형, 중형 단계에서 축적된 성과를 바탕으로 스마트관광도시를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스마트관광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포괄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것이 앞으로 진행될 연구의 주요 내용이다.
정: 구체적인 목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실천을 위한 스마트관광도시 정책개발’, ‘스마트관광도시의 발전과 문제 해결’, ‘데이터 경제에 기반한 관광서비스 혁신’, ‘스마트관광 비즈니스 사례 DB 구축 및 유형화’ 등 4가지이다. 관광산업에서도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실천이 중요해지고, 21세기 도시는 거주민과 관광객의 공존을 위한 방향으로 발전돼야 하므로 사회·경제·문화·삶의 질을 포괄하는 관점에서 심도 있게 연구할 계획이다.
폭넓게 연구를 진행하기에 대형 단계에 참여하는 연구인력이 이전보다 훨씬 늘어났다. 연구 분야도 경영학, 경제학, 법학, 지리학, 산업보안 등으로 다양해졌고, 해외 대학·기관과의 공동연구도 더 활발해질 예정이다. 많은 지자체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전 단계에서 진행한 연구도 흥미로웠지만, 다양한 이슈를 총망라해서 연구할 앞으로의 4년이 더욱 기대된다.
구: 대형 단계에 참여하는 11명의 교수 중에서 네 분이 경희대 소속이고, 나머지는 다른 대학에 계신다. 우리 스마트관광연구소가 관광산업의 트렌드를 이끌어나가고 있다는 것과 동시에 우리 대학이 사회과학 분야의 주요 아젠다를 주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대형 단계까지 이어져 오면서 인적 규모뿐만 아니라 연구소 자체도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여러 대학, 연구기관, 지자체와 학제적이며 다층적인 공동연구를 수행했고, 아시아·유럽·미국의 기관과도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공고히 구축했다. 이런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대형 단계의 비전과 목표를 달성해 글로벌 사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도움 주신 분들에게 감사··· 대학 발전, 연구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
Q. 사업에 선정된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달라.
정: 먼저, 과제가 선정되기까지 대학 구성원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올해 4월,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중요한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정치외교학과 임성호 교수님께서 큰 역할을 해주셨다. 앞서 한국연구재단 사회과학지원사업에 선정된 손혁상 대외협력부총장님께서는 사업 선정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해주셨다. 그 외에도 도움을 주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경희대 호텔관광대학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점차 수준과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대형 단계 선정은 호텔관광대학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스마트관광이라는 분야가 우리나라에서 중요성을 인정받고, 새로운 학문체계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관광방식은 큰 어려움을 맞았고, 다양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무이하게 스마트관광 분야를 연구하는 우리 스마트관광연구소는 앞으로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스마트관광 분야의 메카로서 국내·외 관광산업을 선도해나갈 것이다. 큰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구: 대형 과제를 수주했다는 것도 기쁘지만, 작은 규모로 출발한 우리 연구소가 사회적·경제적·국가적으로 큰 파급효과를 만들어내며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어 참여연구자로서 감개무량하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스마트관광도시 모델과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호텔관광대학의 교수진, 학생 역량을 살펴보면 세계대학평가 등에서 더 높은 위치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그 힘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한 느낌이다. 과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면 대학 순위도 상승하고, 더 나아가 유능한 학생들이 경희대에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교육자이자 연구자로서 대학의 발전과 연구역량 강화에 힘쓰겠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호텔경영학과 교수.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경영정보학을 전공했으며, 2009년부터 경희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경희대 기획조정부처장, 경희대 스마트관광연구소장, 한국경영정보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 중이며, 경희대학교 Teaching Fellow(2015)와 Research Fellow(2016)에 선정됐다.
주요 연구논문으로는 <Does smart tourism technology matter? Lessons from three smart tourism cities in South Korea, Asia Pacific Journal of Tourism Research>, <Configurational patterns of competitive advantage factors for smart tourism: an equifinality perspective, Current Issues in Tourism> 등이 있다.
<구철모 교수 프로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컨벤션경영학과 교수. 아주대학교와 서강대학교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경영정보학을 전공했다. 美 University of Minnesota MISRC 박사 후 연구원과 Marshall University 조교수 등을 거쳐 2012년부터 경희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관광학회 Best Paper를 수상했으며(2017), 경희대학교 Research Fellow(2018)에도 선정됐다.
<Tourism Management, Journal of Travel Research>, <Information and Management>, <International Journal of Hospitality Management> 등에 논문을 게재했으며 12회의 초청 편집위원장을 맡아서 ‘스마트관광’ 스페셜 이슈를 발간해오고 있다.
글 한승훈 aidenhan213@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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