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생태학적 상상으로 인류세를 그리다

2019-09-18 교류/실천

세계평화의 날 제정 기념 Peace BAR Festival 2019를 기념해 평화의 전당이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브라질과 한국의 예술가들이 ‘생태학적 상상’으로 인류세(Anthropocene)에 대해 이야기하는 ‘디어 아마존(Dear Amazon): 인류세 2019’가 그것.

Peace BAR Festival 2019(5) ‘디어 아마존(Dear Amazon): 인류세 2019’
9월 16(월)~19(금) 평화의 전당에서 열려
한국·브라질 예술가의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문화 콘텐츠 전시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한 그루의 나무가 베이고, 마지막 강물이 오염되고, 최후까지 살아남은 마지막 물고기 한 마리가 그물에 걸리는 날이 온다면, 우리는 그때야 비로소 돈을 먹고 살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서울캠퍼스 평화의 전당을 방문한 방문객의 발이 이 문구가 새겨진 3층 계단에서 멈췄다.

평화의 전당 2층에서 6층이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브라질과 한국의 예술가들이 ‘생태학적 상상’으로 인류세(Anthropocene)에 관해 이야기하는 ‘디어 아마존(Dear Amazon): 인류세 2019’가 공개됐다. 이 전시회는 일민미술관의 기획과 상파울루 ‘비데오브라질(Videobrasil)’의 협력,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으로 지난 5월 31일부터 8월 25일까지 일민미술관에서 진행된 바 있다. 경희대 Peace BAR Festival 2019를 위해 특별 기획전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전시회 관람은 무료이다.

디어 아마존은 기후위기라는 전 지구적 문제를 실험적으로 다룬 작품들을 소개한다. 기후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브라질 작가들이 참여했다.

기후위기라는 전 지구적 문제, 문화 콘텐츠의 실험
디어 아마존은 기후위기라는 전 지구적 문제에 직면한 지금,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대한 상상적 재현을 통해 문화 콘텐츠가 할 수 있는 가장 실천적인 정치적, 철학적, 생태적 사고실험을 전개하는 전시회이다. 현대 브라질 예술가들의 작업을 선보이는 ‘디어 아마존’을 중심으로 한국 창작자들이 준비한 ‘라운지 프로젝트’, 인류세를 주제로 한 브라질 비디오 작품을 선보이는 ‘비데오브라질 히스토리 컬렉션’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평화의 전당 2층에서 5층까지 준비된 ‘디어 아마존’은 인간과 생태계의 공존을 다룬다. 브라질 현대 예술가의 그림과 설치, 영상, 다큐멘터리, 아카이브 작업이 전시됐다. 인간이 자연을 지배한 위태로운 시기에 소비사회에서 쉽게 버려지고 유통되는 물품으로 ‘미래의 유물’을 만드는 주앙 제제의 작품과 핸드폰의 정보 시스템인 시리(SIRI)의 목소리로 작품을 설명하는 귀 퐁데 등의 실천적 작업물이 소개됐다.

이번 전시는 평화의 전당 2층에서 6층까지를 전시실로 사용한다. 관람객들은 층별로 전시된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평화의 전당 2층에서 6층까지 다양한 작품 전시돼
4층에 전시된 조나스 디 안드라지의 영상 작품 ‘물고기’는 브라질 동북쪽 연안 마을 어부들의 의식을 다룬 영상 작업물이다. 영상은 어부의 낚시 장면을 담았다. 어부가 갓 잡은 물고기를 가슴에 안고 쓰다듬는 장면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대상을 잃는 순간을 보는 듯도 하다. 이 애정 어린 행동은 권력과 폭력에 물든 종간의 관계에 대한 증언이다.

6층에 펼쳐진 ‘라운지 프로젝트’에는 한국의 젊은 창작자들이 나섰다. 환경운동가이자 시인인 김한민과 디자이너 김희애가 제작한 20장의 날씨 포스터 ‘인류세 2019’는 기후위기를 정치적 담론의 틀에서 우리 주변에 있는 현실이라는 점을 자각하게 한다. 송민정과 위지영 작가의 협업으로 제작된 사운드 ‘먼지, 거리, 지표’는 미세먼지와 날씨를 주제로 진행되는 팟캐스트 형식이다. 외국에 거주하는 15명의 창작자에게 날씨와 기분에 관해 주고 받은 내용을 주변의 환경음과 섞어 제작했다.

4층에 전시된 ‘비데오브라질 히스토리 컬렉션’은 비데오브라질의 디렉터인 솔란지 파르카스가 기획한 스크리닝 프로그램이다. 으나 바스의 ‘석기 시대’ 등 총 9 작품이 전시됐다.

평화의 전당 한편의 승강기 문을 열면 사람 대신 나무가 탑승해 있다. 인간의 전유물로 느꼈던 문명의 이기를 자연이 차지했다.

자연에 대해 인간의 관점 벗어나 생각해볼 기회
전시회를 찾은 하혜주(국민대 19학번) 학생은 “문화 윤리학 강의 중 교수님의 추천으로 전시회를 찾았다”며 “경희대가 인문학을 강조하며 인류 공동의 문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왔다는 점을 알고 있다. 이런 전시회도 대학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물의 영장이자 인류세의 주인이라는 인간이 파괴한 자연의 모습을 떠올렸고, 우리 세대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전시회에서 관객 안내를 맡은 조아현(경영학부 17학번) 학생은 “전시회를 처음 보자마자 ‘왜 브라질일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브라질 아마존 화재 뉴스도 함께 떠올랐다”며 “난해한 예술 작품들이지만 일반적인 대상들을 낯설고 새롭게 보게 만들어줬다”고 전시에 관한 인상을 말했다. 조아현 학생이 눈여겨본 작품은 주앙 제제의 ‘unpolished stone’이다. 조아현 학생은 “우리가 원석을 반지나 목걸이에 사용하는 것은 그 변치 않는 속성 때문이다. 하지만 스티로폼도 썩지 않고 변치 않는다는 점을 표현한 작품을 보면서 보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디어 아마존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 PBF 2019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사에서 계속됩니다.

※ Peace BAR Festival 소개
https://innovationlab.co.kr/project/pb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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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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