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미술대학 학생 7명이 피워낸 ‘70송이의 목련’
2019-09-27 교류/실천
9월 18(수)~27(금) 경희미술관에서 경희 70주년 기념 전시회 ‘70송이의 목련’ 개최
경희꿈도전장학 도움 받아 경희 70년 역사를 예술로 풀어내
“평화의 역사를 만들어온 경희, 100주년 때는 평화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있을 것”
“목련이 피어나면 경희 캠퍼스는 나무마다 등불을 단 것처럼 환해진다” 지난 9월 18일(수)부터 27(금)까지 경희미술관에서 열린 경희 70주년 기념 전시회 ‘70송이의 목련(Magnolias Alive With History As Art)’이 캠퍼스를 환하게 밝혔다. 미술대학 한국화전공 김민지, 신호진(이상 15학번), 석송연, 이효진, 장은비, 조신정, 황현지(이상 16학번) 학생 7명은 경희꿈도전장학에 선발, 경희대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경희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예술로 기록하며 새로운 발자취를 남겼다.
학생들은 6개월간 동문, 교수 등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자료조사를 한 후, 경희의 대표적인 역사, 인물, 건물과 풍경을 조명한 작품 70점을 선보였다. 수묵화, 수채화, 전사 기법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시대를 초월한 새로운 가치를 찾고 기록하며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 냈다. 대학의 역사를 예술로 풀어낸 건 이번 전시회가 처음이다. 참여 학생 중 신호진, 이효진, 장은비, 조신정 학생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강인한 생명력 나타내는 목련의 의미 담아
Q. ‘70송이의 목련’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이효진(이하 이): 처음에는 장은비 학우와 함께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경희꿈도전장학에 도전하려고 했다. 주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가 우리 대학이 올해 70주년을 맞이하기도 했고, 대학의 역사를 다루는 건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아 70주년 기념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70주년이니 7명이 함께 작업하면 좋을 것 같아서 친한 사람들을 섭외하다 보니 한국화전공 학생들로 팀이 꾸려졌다. 경희꿈도전장학에 선발돼 장학금 500만 원을 받았고, 재료 구입 등에 활용할 수 있었다.
전시회 제목은 지도교수님이신 최병식, 박종갑 미술대학 교수님들의 도움을 받아 경희대를 나타내면서도, 사람들에게 고귀하게 다가갈 수 있는 문구로 고민했다. 경희의 교화가 목련이다. 경희의 목련은 겨울을 견뎌낸 강인한 생명력을 나타내며, 더 나은 미래를 함께 일궈 가자는 염원을 품고 있다고 한다. 70송이라는 어감도 예뻐서 전시회 제목으로 정했다.
Q. 경희 70주년 역사를 예술로 표현했다. 예술적 표현의 장점이 있다면?
조신정(이하 조): 한계가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역사를 기술할 때는 언어를 사용한다. 언어는 의사전달의 수단이기에 규칙이 있고 따라서 나름대로 한계가 있다. 그러나 그림의 경우, 언어보다는 정해진 형식이 없어 작가의 생각이나 감정을 원하는 대로 분출할 수 있다. 그래서 70주년을 맞이한 경희에 대해 마음껏 표현할 수 있었다.
이: 예술, 특히 미술은 시각적 요소가 강하다. 한눈에 보고 느낄 수 있고, 사진을 보고 즉각적으로 과거를 회상할 수도 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보고 느끼게 할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이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경희 구성원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주제 선정
Q. 전시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없었나?
장은비(이하 장): 학교 역사 잘 몰라 이를 조사하고 공부하는 과정이 재밌기도 했지만 힘들기도 했다. 대학에 대해 느끼는 바가 서로 다를 수 있어 경희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를 고르는 게 조금 까다로웠다. 역사적인 사건 같은 경우, 추상적인 표현이나 구성적인 표현이 너무 많이 들어가게 되면 많은 이들이 공감하기 어려울 것 같아 최대한 사실적으로 옮겨오려고 노력했다.
이: 글과 사진을 토대로 역사를 살펴보고 작가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더해 작품을 완성했다.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은 처음 봤을 때 느껴지는 이미지, 눈에 띄는 색을 추상화하고 변화해 그렸다. 70개의 작품을 진행하다 보니 사진을 변형한 작품이 있으면 전시가 훨씬 풍요로워질 수 있겠다고 생각해 작가마다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신호진(이하 신): 옛날에 건물을 세우기 위해 공사하는 사진을 보면서 작품을 진행했다. 사진을 통해 당시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었는데, 과거의 모습을 현재의 우리가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지, 그런 생각을 기반으로 미래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민하며 그리려고 노력했다.
Q. 전시회를 준비하며 새롭게 든 생각이나 느낌이 있다면?
조: 전시를 준비하며 유원준(사학과 교수) 문과대학장님을 인터뷰했다. 유 학장님의 말씀을 들으며 경희대가 단순히 교육 기관으로서 기능하기 위해 세워진 게 아니라 탄탄한 사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느꼈다. 건물이나 상징물 등 캠퍼스 곳곳에 경희 정신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았고, 경희대학이 추구하는 문화세계가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다. 우리 대학이 그간 한 일이 굉장히 많더라. 세계대학총장회 개최나 세계평화의 날 제정에도 힘썼고, 모든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동안 너무 모르고 있었다. 어디에 가든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저 경희대학교 나왔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업적이 많더라. 70주년을 넘어 100주년쯤 되면 다른 대학에서 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장: 경희학원 설립자이신 미원(美源) 조영식 박사에 대한 기사, 인터뷰를 많이 읽었다. 70년간 설립자의 뜻이 이어지도록 경희대학을 발전시켜왔고, 미래를 준비해 왔다는 것을 느꼈다. 그 중 하나가 ‘평화’다. 경희대 하면 평화가 떠오른다. 세계평화의 날을 제안하기도 했고, 매년 평화와 관련된 행사도 열고 있다. 100주년 때는 ‘평화’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70주년 함께할 수 있어 영광, 개인적 성취도 이뤄
Q. 이번 전시의 의미와 참여 소감을 듣고 싶다.
이: 이번 전시회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고, 다가올 경희 100주년, 200주년에 좋은 사례가 돼 보자는 게 취지였다.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다른 학과 학생들이 와서 ‘전시가 뜻깊었어요, 유익했어요’라는 말을 해주는 것을 보면 뿌듯하고, 준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지에 맞게 작품을 봐주셔서 좋았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지도교수님들께 많이 배웠다. 교수님께서 대학원생을 연결해 주셔서 여러 가지를 배우며 재밌는 경험을 했다. 전에는 전시 기획이나 큐레이팅에 대해서 알지 못했는데, 이런 부분을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일곱 명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수확이다.
장: 다시 오지 않을 한순간인 경희 70주년을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게 영광스럽다. 다른 곳에 가서도 뭔가를 새롭게 할 수 있는 발판이 돼 주었다. 전시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번 기회를 통해 계속 그림 그려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경희대에 합격했을 때 무척 설레고 좋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경희대에 가고 싶다는 일념으로 입시를 준비했었기 때문이다. 학교생활 하면서 설렘이 많이 사라졌었는데 전시를 준비하면서 다시 한번 초심을 다질 수 있었다.
신: 대학을 다니며 내가 느낀 감정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70주년을 기념해 전시회를 열어 더욱 뜻깊은 것 같다. 전시회 포스터, 도록을 직접 제작했는데, 그간 순수예술을 하며 거리가 멀었던 디자인을 해볼 수 있었고 다양한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조: 전시를 한 경험이 없는 우리와 경력이 쌓일 대로 쌓인 교수님과 함께하는 것이 무척 재밌었다. 교수님의 답답한 심정이 뼈저리게 느껴지니까.(웃음) 경력을 하나하나 쌓아야 하는 이유가 뭔지 알게 됐다. 제대로 배웠다. 70주년 기념 전시회를 기점으로 미술대학의 존재가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고, 다른 구성원의 기억에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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