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경희 교육으로 진정한 꿈 찾았다"
2019-07-23 교육
버클리음대 합격해 ‘음악의 꿈’ 이뤄가는 은정아(정치외교학과 15학번) 학생 인터뷰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육 통해 자아, 꿈 찾아··· "대학에서 배운 지식·경험도 음악에 큰 도움"
“주변 친구들이 정말 신기하게 생각하더라고요. ‘너 그거하고 오면 너무 늦지 않아?’, ‘후회하지 않겠어?’라는 걱정 섞인 말을 건네는 친구도 있었고, ‘인생 참 재밌게 산다’라는 뼈있는 농담을 듣기도 했죠. 그래도 오랜 시간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었기에 용기 내서 도전했어요.”
경희대학교에서 정치외교와 철학을 전공한 은정아(15학번) 학생이 지난 4월, 미국 버클리음악대학에 최종 합격했다. 그것도 전 세계에서 7명만 선발하는 ‘프레지덴셜 스칼라십(총장 전액 장학금)’ 장학생. 프레지덴셜 스칼라십에 선정된 학생은 최대 4년간 학비와 기숙사비를 포함해 유학 생활에 필요한 모든 금액을 지원받게 된다.
서울시 종로구의 한 실용음악전문학교에서 만난 은정아 학생은 “운이 좋게도 세계 최고 수준의 음악대학에서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됐다. 믿고 응원해준 가족, 지인들 덕분이다”라며 “무엇보다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게 해준 경희대에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육으로 자아 찾고 새로운 도전 결심
은정아 학생의 부모님은 음악을 통해 만났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은정아 학생도 어린 시절부터 악기를 배웠다. 하지만, 음악은 막연한 꿈이었다. 그는 “중학교 때까지 피아노를 쳤다. 나름대로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음악인의 길이 얼마나 고된지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봐왔기에 예고가 아닌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라고 말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여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입시에 매진했다. 은정아 학생은 학업에서도 소질을 보였다. 특히 ‘법과 정치’라는 과목을 좋아했다. 흥미를 좇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해 철학을 복수전공하며 대학 생활을 이어나갔다. 정치철학 교수가 새로운 꿈이 됐지만, 마음 한편에는 음악에 대한 아쉬움과 허전함이 남아있었다.
그러던 그가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았다. 후마니타스칼리지의 교육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그는 “‘인간의 가치 탐색’ 과목에서 ‘인간이 인간으로서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한 적이 있다”며 “학과의 커리큘럼을 따라 정해진 길을 가려고 생각했던 내게 큰 울림이 됐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나는 음악으로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때 가장 나답게 행복하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희꿈도전장학 등을 통해 학교에 다니면서도 꿈에 도전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기타동아리 활동을 통해 무대에 오르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불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이때가 아니면 언제 하고 싶은 일을 해볼 수 있겠냐’는 생각이 더 컸다. 우선 학교생활과 병행하며 정말 가능성은 있는지, 음악이 적성에 맞는지 찾아봤다”라고 설명했다.
음악 할수록 확신 들자 본격적으로 배워··· 오디션 통해 버클리음대 최종 합격
과제와 시험, 서울-인천을 왕복하는 긴 통학 거리 등 대학 생활을 병행하며 음악을 배우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은정아 학생은 하루하루가 보람차고 즐거웠다. 음악적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실력이 급성장했다. 대학 교육을 통해 생각의 폭과 깊이가 넓어진 만큼 음악의 새로운 맛도 느끼게 됐다. 음악에 대한 만족감과 확신이 커진 그는 2학년을 마친 후 휴학 신청서를 제출했다.
휴학 후에는 실용음악전문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배웠다. 은정아 학생은 “알고 보니 다니는 곳이 버클리음대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기관이더라. 버클리 진학을 꿈꾸는 음악 전공자들과 어울리고 함께 수업을 듣다 보니 점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라며 “된다는 보장도 없었고 된다고 하더라도 유학에 드는 막대한 비용이 걱정이었지만, ‘일단 도전하고 보자’라는 생각으로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털어 오디션이 열리는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밝혔다.
은정아 학생의 설명에 따르면 버클리음대의 오디션은 자유곡 및 즉흥곡 연주, 악보 연주, 영어면접 등의 순서로 개인당 30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진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지원자의 인성과 자질, 잠재력, 태도 등을 평가한다.
그는 “영어면접 때 한국에서 정치학과 철학을 전공했다고 얘기하니 다들 놀라는 눈치더라”라며 “왜 버클리에 오고 싶냐는 질문에 ‘음악은 오랜 꿈이었고, 버클리의 다양성과 자유로움에 끌렸다’고 답했다. 비록 음악만 준비했던 학생들보다 실력은 부족할 수 있어도 그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인문학, 철학 등이 담긴 음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잠재력을 인정받은 덕분일까. 은정아 학생은 매년 전체 입학생 가운데 최고의 실력과 가능성을 갖춘 학생 7명에게만 주어지는 ‘프레지덴셜 스칼라십’에 선정되며 버클리음대에 최종 합격했다. “중간고사를 보러 가던 지하철 안에서 버클리의 연락을 받았다”는 그는 “얼떨떨한 마음에 그날 시험을 망쳤다. 그래도 학비와 생활비 부담 없이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게 돼 기뻤다. 부모님께서도 너무 좋아하셨다”라고 말했다.
“꿈 향해 나아가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은정아 학생은 경희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이 음악 활동의 근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랜 꿈을 찾게 해 줬을 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 다양한 영감을 제공해준다는 것. 버클리음대에 지원했을 때 자작곡으로 제출한 <The age of Electronic God>이란 곡도 철학과의 ‘윤리학’ 수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한 그는 “앞으로도 경희대에서 인문학, 철학을 공부하며 느낀 감정들을 곡에 담고 싶다. 음악과 공부를 최대한 병행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는 포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은정아 학생은 “치열하고 각박한 현실과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꿈을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나 역시도 그럴 뻔했다. 하지만, ‘가진 것이 없으니 잃을 것도 없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두드렸고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꿈에 도전하는 이 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 행복의 길은 말 그대로 멀리 있지 않다”고 말했다.
글 한승훈 aidenhan213@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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