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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눈앞의 위협”

2019-06-13 교육

경희대와 (재)기후변화센터는 경희대 개교 70주년과 ‘세계환경의 날’을 기념해 클리마투스칼리지 특강을 개최했다. 특강의 주제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로 SBS 안영인 기상 전문 기자가 강사로 나섰다.

개교 70주년·세계 환경의 날 맞이해, 클리마투스칼리지 강연 개최
경희대-(재)기후변화센터 주관, SBS 안영인 기상 전문 기자 특강자로 나서

6월 5일은 UN이 제정한 ‘세계환경의 날’이다. UN은 1972년 같은 날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를 주제로 환경 회의를 개최했다. 총 113개 나라와 3개의 국제기구, 257개 민간단체가 참여한 ‘스톡홀름 회의’에서 참가국은 ‘UN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했다. 이후 제27차 UN 총회에서 이날을 세계환경의 날로 제정했다. 이 회의로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창설과 국제연합환경기금 설치에 합의했다.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이야기’ 주제, 기후변화 위험 설명
경희대와 (재)기후변화센터가 경희대학교 개교 70주년과 세계환경의 날을 기념해 지난 6월 5일 서울캠퍼스 청운관 B117에서 ‘클리마투스칼리지(Climatus-College)’를 개최했다. 클리마투스칼리지는 밀레니얼 세대의 기후와 환경 감수성 회복을 위한 강연 프로그램이다.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는 인류라는 뜻의 ‘호모 클리마투스(Homo-Climatus)’와 삶에 필요한 배움을 실현하는 ‘시민대학(College)’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특강은 기상 전문 기자인 SBS 안영인 선임기자가 맡았다. 안 기자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이야기’를 주제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라는 우리 일상과 가까운 소재로 기후변화의 위험을 설명했다.

안 기자는 작년 전 세계를 달군 이상 고온 현상을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지난해 전 지구의 지표면만이 아니라 지상부터 10km에서 20km까지 열돔 현상이 발생했다.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는 이 현상을 기후변화의 결과라고 공언했다. 폭염 피해 인구 수가 태풍이나 홍수 지진 등의 거대한 자연재해보다 많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4,25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그중 48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중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대중의 관심은 관련 보도의 수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데, 2006년과 2010년 그리고 2015년의 특정 시기에만 증가했다. 2006년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이 기후변화의 원인은 인간이라고 선언한 해이다. 또 앨 고어(Al Gore) 전 미국 부통령의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이 발표돼 기후변화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2010년에는 ‘기후게이트(Climategate)’ 파문이 일어났다. 2009년 11월,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 기후연구소(Climatic Research Unit, CRU)의 전자우편과 문서 파일이 해킹돼 인터넷에 공개됐다. 당시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를 중심으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인간이란 주장은 과장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큰 논란이 됐다.

2015년에는 ‘파리 기후변화협약’이 있었다. 당시 전 세계 195개 국가가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2도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대중은 세계적 사건이 있을 때만 기후변화에 관심을 보였다.

인구 증가율과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증가율이 비례하고 인구 밀집 지역에서 온난화가 더 심각하다. 인간이 화석연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이산화탄소가 온난화를 불러온다. 기후변화의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

기후변화의 원인은 인간
그렇다면 지구는 얼마나 뜨거워진 것일까? 미국의 국립 기후 데이터 센터(National Climatic Data Center, NCDC)에 따르면, 지구 기온은 1880년부터 2012년까지 0.85℃ 상승했다. 한국 기온은 관측을 시작한 1908년부터 지난 2017년까지 2.4℃ 상승했다. 전 세계 평균보다 약 2배 이상 상승했는데, 안 기자는 “이는 급격한 도시화의 결과”라고 해석했다.

기온 변화와 함께 살펴볼 관측 결과도 있다. 화학자인 찰스 데이비드 킬링(Charles David Keeling)이 1958년부터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의 증거가 됐다. 이른바 ‘킬링 곡선(Keeling Curve)’이다. 킬링 곡선을 살펴보면 1958년 이후 지구의 이산화탄소량은 급격히 증가했다. 이와 함께 지구의 기온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인구 증가 양상도 비슷하다. 1960년 30억 명이었던 지구의 인구는 지난 2018년 77억 명이 됐고, 2050년에는 97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인간은 석탄과 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화석연료는 대기 중 탄소와 이산화탄소의 양을 증가시켜 온난화를 불러온다. 한마디로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인간이라는 게 안 기자의 설명이다.

지난 3월 5일 서울에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나타났다. 당시 서울의 초미세먼지는 3제곱미터당 135㎍을 기록했는데, 이는 연평균 수치였던 25㎍에 5배를 넘는 수치였다. 사진은 미세먼지가 가득한 서울의 모습.

대중은 기후변화보다 미세먼지에 관심 더 많아
안 기자는 온난화에 이어 미세먼지를 언급했다. 지난 3월 5일은 최악의 미세먼지가 나타난 날이었다. 당시 서울의 초미세먼지는 3제곱미터당 135㎍였는데, 이는 연평균 수치였던 25㎍의 5배를 넘는 수치였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10㎛로 PM10으로 표시한다. 초미세먼지는 입자가 2.5㎛ 이하의 먼지로 PM2.5라고 표시한다.

안 기자는 2000년부터 2018년까지 8개 중앙일간지의 미세먼지 언급 기사의 수를 근거로 2013년부터 대중의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늘었다고 주장했다. 그 보도의 시작은 한 방송사의 ‘중국발 스모그’ 기사였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는 전 지구적 문제이다. 하지만 두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차이가 있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나타날까? 안영인 기자는 “기후변화 문제를 두고 처음에 대중은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오는 가십 정도라고 여긴 듯싶다. 거기다 지금의 일이 아니라 미래의 위협이며, 경제와 관련이 없어 관심도가 떨어진다”며 “미세먼지는 숨 쉬지 않고 살아갈 수 없고,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경유차의 환경부담금 때문에 대중에게 더 가깝게 느껴진다”고 판단했다.

연일 미세먼지에 대한 보도가 쏟아지지만, 평균적으로 서울의 대기 질은 좋아지고 있다. 관측을 시작한 1995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3제곱미터당 70㎍을 넘던 미세먼지 농도가 2010년대에 들어 50㎍으로 떨어졌고, 2012년에는 가장 낮은 41㎍이 됐다. 초미세먼지농도도 마찬가지다. 초미세먼지농도는 2000년대 초반 3제곱미터당 40㎍이었다가 2010년을 전후에 25㎍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연평균이 낮아지더라도 극단적으로 높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미세먼지 ‘나쁨’이나 ‘주의보’ 횟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안 기자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관련 기사와 미세먼지의 위험성에 대한 자료도 급증해 대중의 불안감이 증폭돼, 대중은 공기 질을 사상 최악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국내 미세먼지의 원인을 중국에서 찾는 전문가도 많다. 하지만 연평균으로 보면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중국발 미세먼지보다 많다. 연평균 국내 발생 미세먼지의 비율은 50~70% 정도이고, 중국은 30~50% 정도이다. 고농도 미세먼지의 경우는 다르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이 60~80%까지 급증한다. 고농도 미세먼지 해결에 중국과 협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인공강우 실효 없어, 전기차 사용 전기 발전 방식 고민해야”
한반도의 기압 배치도 악재다. 서해상에 있는 고기압은 시계 방향으로, 북쪽의 저기압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바람이 불어 한반도로 주변의 기류가 몰린다. 대기도 정체돼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머물게 된다.

전기차는 미세먼지 감소의 대표적 조치 중 하나로 꼽힌다. 전기차는 친환경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효율은 급감한다. 친환경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면서 전기차를 이용해야 미세먼지 감축 효과를 볼 수 있다.

인공강우도 실효가 없다. 인공강우는 비구름 안에 빗방울 씨앗이 부족해 비가 내리지 않을 때 구름에 요오드화은(AgI) 같은 인공 구름 씨앗을 뿌려 비의 양을 늘리는 기술이다. 비구름은 저기압에서 쉽게 만들어진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고기압이 생겨 대기가 정체되는 경우에 발생해, 구름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인공강우의 성공률도 낮다. 인공강우의 성공률은 약 30~40% 정도이다. 강우량은 1㎜이고 강설량은 1㎝ 정도이다. 하지만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간당 5~10㎜의 비가 필요하다. 인공강우의 영향 범위도 수백 제곱킬로미터(㎢)를 벗어나지 못하는데, 미세먼지의 범위는 수만에서 수백만 제곱킬로미터이다.

안 기자는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방안은 복합적이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생산 방식도 전환해야 한다. 안 기자는 “비행기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등의 개인적 실천도 중요하다. 하지만 에어컨 냉매를 소비자가 모르는 사이에 오존 파괴를 줄이는 물질로 대체한 것처럼 정책변화도 필수다”라고 주장했다.

약 150여 명의 경희대 학생, 교직원, 일반 대중이 참여해 안영인 기자의 특강을 경청했다. 안 기자는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방안은 복합적이다”라며 “개인의 실천과 정책적 결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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