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학생들이 직접 기업의 어젠다를 해결한다’
2019-04-26 교육
사회맞춤형 교육 성과(2) 청년해결단 프로그램
기업의 판로 개척, 사회적 책임 이행 등 주제로 해결 방안 모색
치매 예방을 위한 노인 게임 개발·카풀 서비스 업계 개선방안 등 제안
경희대학교는 학생들이 ‘더 많은 미래’,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사회맞춤형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캡스톤디자인, 산학협력 교육, 취·창업 교육, 현장실습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회맞춤형 교육을 통해 학생 스스로 자유롭게 미래를 설계해나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창업 교육 비율 1위, 취업의 질을 반영하는 유지취업률은 9위에 올랐다. 대학정보공시(공시년도 기준)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캡스톤디자인 이수 학생 수와 지원금은 약 4배, 현장실습 학생 수는 2.6배 늘었다. 경희의 사회맞춤형 교육 성과를 살펴본다. 이번이 그 두 번째다.<편집자 주>
교육, 멘토링, 기업 탐방, 담당자 인터뷰로 아이디어 구체화
‘학생들이 직접 기업의 어젠다를 분석하고 해결한다.’ 경희대학교와 스타트업캠퍼스가 함께 진행한 ‘청년해결단 프로그램’의 목표였다. 학생들은 경기도 내 기업의 판로 개척, 마케팅, 사업 분야 확장, 해외 영업, 지역사회 갈등, 사회적 책임 이행 등을 주제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프로그램은 참가 기업이 제시한 어젠다를 해결하는 지정공모와 참가팀이 직접 기업을 섭외하고 어젠다를 제출하는 자유공모로 나눠 진행됐다. 학생들은 2인 이상 팀을 구성해 매칭된 기업의 어젠다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문제 해결 워크숍, 베이직 커뮤니케이션&마케팅 등의 교육과 멘토링, 기업 탐방, 담당자 인터뷰를 통해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해나갔다.
지난 학기에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서 카카오게임즈의 사회공헌 활동(CSR)으로 치매 예방을 위한 노인 게임 개발을 제안한 권제·조지환(이상 국제학과 17학번) 학생팀이 지정공모 최우수상을 수상, 상금 500만 원을 받았다.
권제 학생은 “청년해결단 프로그램을 통해 CSR 실무자를 만날 기회가 많았고, 그 과정에서 CSR을 현실화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며 “이러한 배움이 사회적 기업을 목표로 창업한 우리의 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권제 학생과 조지환 학생은 성남시 사회적경제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저렴한 비용으로 고등학생의 대학 진학을 돕는 소셜벤처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 해결에 후마니타스칼리지 글쓰기와 전공수업 큰 도움”
권제·조지환 학생팀과 매칭된 카카오게임즈가 제시한 어젠다는 기존 게임사의 사회공헌 활동 리서치 및 게임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 활동이었다. 이들은 기존 게임사가 자사 역량을 이용해 치료 목적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는 데 착안해 노인 치매 예방을 위한 게임 개발을 떠올렸고, 새로운 게임 개발이 아니라 기존 카카오게임즈 게임을 활용하는 방안을 택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인지도 높은 다양한 게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투자 대비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 학생은 신경과, 내과,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다음, 카카오게임즈에서 제공하는 게임 중 치매 초기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세 가지 게임을 선정해 ‘카카오 효자손’으로 리패키징했다. 이 아이디어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BM)을 도출하고, 타깃 유저층에 도달하는 현실적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권제 학생은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후마니타스칼리지 글쓰기와 전공수업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심사위원과 기업 관계자를 설득하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이 제안서 작성 및 발표인데, 글쓰기 수업을 통해 내 생각을 타인에게 표현하고 설득하는 방법을 배웠고, 내가 쓴 글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 전공과목인 광고(Advertising)에서 배운 벤치마킹 사례 분석 등은 비즈니스 모델 설계와 아이디어 발전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도 융합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 배웠다”
지정공모 우수상을 받은 김민주(국제학과 16학번)·박지환(국제학과 13학번) 학생팀은 카풀 서비스 기업 위모빌리티가 어젠다로 제시한 카풀 서비스 업계의 개선방안 마련에 따라 택시 합승 매칭과 합승자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함께 힘내요!’ 캠페인을 제안했다.
위모빌리티의 어젠다를 받아든 김민주·박지환 학생팀은 위모빌리티가 론칭한 카풀 서비스인 위풀(Wepool)의 가치, 다른 서비스와의 차별점, 택시와 카풀 업계의 갈등 배경, 법적 규제, 시민 인터뷰 등을 분석했다. 그 과정에서 ‘카풀=택시 생존권 위협’이라는 인식이 만연하고, 카풀의 본질적 가치인 ‘함께’라는 문화가 부재한 것을 확인했다.
김민주·박지환 학생팀은 문제해결을 위해 위풀만의 독특한 시스템에 집중했다. 위풀은 기존 카풀 서비스와 같은 위치 기반 실시간 매칭이 아니다. 일정 기반 정기적 매칭, 즉 운전자와 이용자가 출퇴근 시간에 이용하는 경로를 등록하면 사전에 카풀을 연결해주는 차별성이 있다. 두 학생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택시 업계와의 협력 접점을 찾아 나갔다.
그들이 생각해낸 방법은 기존 택시 수요가 아닌 새로운 수요를 기반으로 협력하는 것이었다. 출퇴근 시간 외에 통근 및 통학하는 직장인, 대학생을 수요자로 판단, 합승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택시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두 학생은 “택시는 추가적인 수요와 고정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위풀은 택시와의 마찰을 피하면서 추가적인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함께’라는 위모빌리티의 핵심가치를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민주·박지환 학생은 “청년해결단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이거나 브레인스토밍에서 나왔던 아이디어들이 구체화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하나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이 무수히 많다는 것과 해결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도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거나 다른 분야와 융합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청년해결단 프로그램으로 최우수상 2팀, 우수상 3팀, 입상 1팀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수상팀에는 각각 500만 원, 200만 원, 1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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