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한방의 과학화 선도하는 신준식 동문 특강···장학금 전달식도 열려
2019-04-03 교류/실천
신준식 동문(한의과대학 82학번), 경희대 입학 후 수기요법 연구 본격화
한의학의 과학화·표준화·세계화 향한 노력,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으로 결실
후배들의 꿈과 도전 지원하는 장학금 전달 및 특강 개최
한진석 한의과대학 학생 ‘자생 꿈 키움 장학생’으로 선정돼, 6년 전액 수업료 지원
근육통과 관절통, 척추질환 등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활용되는 한방 추나(推拿)요법이 오는 4월 8일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추나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국가로부터 공인받은 셈이다. 그동안 추나요법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전 세계에 한의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온 신준식 동문(한의과대학 82학번,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의 공이라는 게 한의학계의 평가다.
지난 3월 28일(목) 제1회 자생 꿈 키움 장학금 전달식 및 특강을 위해 모교를 찾은 신준식 동문은 젊은 날 꾸었던 자신의 꿈을 들려주며 추나요법을 발전시켜온 과정을 소개했다. 신준식 동문은 일제의 한의학 말살 정책 이후 잊혀가던 추나요법을 발굴하고 현대에 맞게 재정립해 표준화·과학화하는 데 성공했다. 2000년에는 공익의료재단 자생의료재단을 설립, 사회공헌 활동과 한의학의 현대화·세계화, 후진 양성을 위한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나와 더불어 행복해지는 사람이 늘어나는 꿈 품어야”
신준식 동문은 ‘명의가 되는 길’을 주제로 특강하면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다른 무엇보다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꿈, 나와 더불어 행복해지는 사람이 늘어나는 꿈을 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준식 동문의 꿈은 척추질환으로 오랜 세월 병석에 누워계신 아버지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치료법을 찾는 것이었다. 밤새워 온갖 서적을 독파하며 방법을 찾던 와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더 큰 꿈을 키워갔다. “아버지로부터 긍휼지심(矜恤之心)을 배웠다. 그리고 가족의 아픔을 지켜보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아버지를 치료하겠다던 꿈을 아버지와 같은 고통을 겪는 환자들을 치료하겠다는 꿈으로 키워갔다”고 말했다.
신준식 동문은 경희대에 입학하면서 꿈을 이룰 발판을 마련했다. 동기들과 함께 자생의학회를 세워 수기요법을 연구했다. 오랜 연구 끝에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사라질 뻔한 추나요법을 발굴했고, 이를 현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치료 효능을 확인한 환자들이 전국각지에서 몰려들었다. 그러나 한편에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신준식 동문은 한방과 현대의학을 아우르며 추나요법의 학술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전 세계 수기의학 거장들과의 학술 교류, 임상연구를 통한 치료 효과 입증 등으로 논문도 발표했다. 이는 추나요법이 건강보험 적용 항목에 채택되는 데 큰 힘이 됐다.
신준식 동문은 학술적 근거와 치료 효능을 토대로 추나요법의 표준화·세계화에 앞장섰다. 1995년에는 신준식 동문의 편저로 한국추나학 임상표준지침서가 발간됐다. 현재 전국 12개 한의과대학과 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 추나요법을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하고, 이 임상표준지침서를 교재로 쓰고 있다.
2008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전통의학총회에 한국 대표로 참석한 신준식 동문은 한국 추나요법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강연을 펼친 이후, 미국, 몽골, 러시아, 카자흐스탄, 중동 등에서 강연과 치료법 시연을 이어왔다. 그 결과 추나요법을 비롯한 한방 비수술 치료법이 지난해 미국 정골의사를 대표하는 미국정골의학협회(American Osteopathic Association)에서 정식 보수교육 과목으로 채택됐다. 미국 전역에서 한방치료법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이 진행되는 것.
추나요법이 제도권 내로 편입되는 데 30년이 걸렸다. 신준식 동문은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적용은 한의계가 합심해 이룬 쾌거”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한방 분야의 건강보험 적용 항목이 늘어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한의학의 과학화·표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보험 혜택 범위가 근골격계 질환뿐 아니라 내장기, 순환기 질환 등으로 확대돼야 한다. 앞으로도 한의학의 과학화·표준화·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이제 70세를 바라보는 나에겐 한계가 있다”며 “그 역할은 후배들의 몫이다. 후배들이 꿈을 갖고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나의 꿈을 함께 믿어주는 분들이 생겨 기쁘다”
신준식 동문은 자생의료재단을 통해 장학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올해는 자생의료재단의 사회공헌실로부터 한진석 학생(한의과대학 19학번)의 사연을 듣고 ‘자생 꿈 키움 장학금’을 신설했다. 한진석 학생은 본디 사회복지학(서울대)을 전공하면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는데, 의료 봉사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전공을 바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 입학했다. 한진석 학생은 6년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
한진석 학생은 “장학금을 받게 된 것도 기쁘지만, 그보다도 더 기쁜 것은 나의 꿈을 함께 믿어주는 분들이 생겼다는 사실”이라면서 “저도 재활조차 어려운 무릎 통증에 시달리시는 어머니를 치료해드리고 싶다. 신준식 선배님과 같이 가까운 이의 몸을 살피는 마음으로 환자의 아픔을 되새기는 한의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신준식 동문은 지난 1998년부터 지금까지 경희대에 5억여 원을 기부했다. 이에 경희대는 한의과대학 359호를 ‘신준식 강의실’로 명명한 데 이어 신준식 동문의 시 ‘명의가 되는 길’ 현판을 ‘신준식 강의실’에 걸었다.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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