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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교육으로 지구적 과제 해결해야"

2019-04-10 교육

지난 4월 1일(월) 청운관 B117에서 ‘세계시민의식과 고등교육의 미래’를 주제로 이리나 보코바 명예대학장 특강이 열렸다.

이리나 보코바 명예대학장 ‘세계시민의식과 고등교육의 미래’ 주제 특강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을 위한 평생교육과 세계시민교육 의미 강조

지난 4월 1일(월) 이리나 보코바(Irina Georgieva Bokova) 후마니타스칼리지 명예대학장 겸 미원석좌교수가 서울캠퍼스 청운관 B117에서 300여 명의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특강의 주제는 “세계시민의식과 고등교육의 미래(Global Citizenship and The Future of Higher Education)”.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강의 초입에 유엔(UN)이 지난 2015년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소개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의 후속 의제다. 새천년개발목표가 추구했던 빈곤 퇴치 달성을 최우선 목표로 삼으면서 전 세계에 퍼져있는 경제·사회의 양극화, 사회적 불평등, 환경파괴와 기후변화 등을 해결하기 위한 목표가 담겨있다.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 기업, 사회, 시민단체 모두 참여 필요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상호 연관성에 주목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경제, 사회, 환경 등의 모든 주제를 망라한다. 그렇지만 각 주제가 독립적인 목표를 달성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총체적 해결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이 목표를 이루려면 정부만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의 달성을 위한 도구는 고등교육과 과학 발전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 ‘도구’가 없으면 식량, 안보, 기후변화, 보건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그간 고등교육과 과학은 일부 선진국의 전유물이었으나, 이제 발전이 더딘 나라에도 확산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점을 힘주어 말했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지속가능발전목표의 네 번째 목표인 ‘형평성 있는 양질의 교육 보장, 평생학습 기회 증진(Quality Education)’을 언급하며 ‘평생학습’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삶의 전 단계를 아우를 수 있는 교육 체제(평생학습)를 고등교육이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리나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유엔(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소개했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지속가능발전목표의 네 번째 항목인 ‘형평성 있는 양질의 교육 보장, 평생 학습 증진(Quality Education)’을 언급하며 평생교육과 이를 위한 고등교육의 역할을 강조했다.

고등교육의 목적,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적 사고 증진으로 변해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고등교육의 변천사를 언급했다. 대학이 처음 탄생한 중세시대부터 대학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왔다. 중세시대에는 학생의 문해력(文解力), 산술력(算術力)과 같은 기본 능력을 위해, 지금은 개인이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인 사고를 키우기 위해 대학이 존재한다는 것.

더불어 교육방식의 변화도 자세히 설명했다. 정보 전달 중심의 교육 방법은 유효기간이 끝났다. 이제는 실천 중심의 교육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교수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는 것.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교수는 학생에게 현실의 문제를 소개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수도 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과학적 교수법을 연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발전을 거듭하는 과학과 기술 분야에 일반 시민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새로운 기술과 발견이 적용되는 분야에 시민이 자유롭게 토론에 참여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회적 문제 참여하는 시민 양성 ‘세계시민교육’ 필요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참여 능력이 있는 시민을 양성하기 위해 유엔이 제시한 방법은 ‘세계시민교육’이라면서, 이 교육은 ‘좀 더 조화롭고 심오한 인간 발전을 달성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유네스코(UNESCO)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세계시민교육 확산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유엔은 지난 2012년 글로벌교육협력구상(Global Education First Initiative, GEFI)를 출범하면서 교육 기회의 확대(access), 교육 수준의 향상(equality)과 함께 세계시민교육을 3대 목표로 설정했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세계시민교육을 통해 다양한 국가 간의 연계성과 의존성을 이해하고, 비판적 사고를 습득할 수 있다”며 “지금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류 공동체 공동의 인류애를 함양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리나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인문학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드루 길핀 파우스트(Drew Gilpin Faust) 전 하버드대학교 총장의 취임사를 인용했다. 파우스트 전 총장은 인문학의 필요성을 “수 세기 동안 무엇이 우리를 인간이게 했는지 말해주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불평등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지만, 인문학을 통해 현상을 이해해야 한다. 불평등 격차를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인문학 교육이 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연을 마치며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도덕성’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인간 행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을 통해 도덕성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처럼 과학 발전과 함께 윤리성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리나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평생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 기술에 발맞추기 위해 정규 교육 이외에도 개방적이고 유연한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을 위한 대안은 ‘평생교육’
특강이 끝나고 청중과의 질의응답이 있었다. 경영대학의 한 재학생은 “제도권 교육 내에 있는 학생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제도권 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대안이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평생교육이 대안이다”라며 “교육의 형태가 개방적이고 유연한 형태의 비제도권 평생교육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이 말하는 교육 체제는 기업과 지방정부, 대학이 학교 밖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다. 대학을 졸업한 사람도 단기 과정의 추가 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정규 교육만으로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평생 직장·직업의 개념이 없다. 한 사람이 여러 직업을 넘나들 수 있다. 따라서 좀 더 개방된 영역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온라인 교육도 사이버대학교 외에도 다양한 교육 주체가 있다”며 ‘무크(Massive Open Online Course, MOOC)’를 소개했다.

무크는 대형 공개 온라인 강의로 수강 인원과 공간의 제한이 없다. 대학 외부의 사람에게 무료로 강의를 제공해 교육방식의 혁명적 시도라 평가된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무크가 교육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살펴볼 시점”이라며 “온라인 교육에서는 교육의 질 관리가 중요하다”며 개방 교육의 질 측정을 위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미세먼지 같은 국제적 사안 해결에는 정치적 의지와 행동 필요해
또 다른 참가자는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문제에 관한 세계시민의 실천 방법을 질문했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미세먼지는 국제적 사안으로 국경이 없다. 한국의 미세먼지도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강력한 정치적 행동’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정부와 사회의 강한 압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기후변화는 시급한 사안이다. 모든 데이터가 우리가 공기 질이 좋았던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정치적 의지와 변화,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 학생은 여성으로서 느끼는 ‘유리 천장’을 이야기하며, 보코바 명예대학장에게 여성으로서 시련을 극복한 경험과 양성평등에 대해 질문했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양성 간의 토론이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데, 이것은 굉장히 건전한 징후”라고 진단했다. 이어 “여성에 대한 권한 부여 문제는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 문제이기 때문에 남성도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해야만 한다. 남성과 여성이 평등해진다면 더욱 건강한 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을 통해 교육 접근성, 양성 평등 문제, 미세 먼지 등 다양한 주제가 다루어졌다. 이리나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질의응답 중 경희의 ‘세계시민교육’을 언급하기도 했다. 후마니타스칼리지의 새로운 시도가 모범이 돼 다른 나라에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여성의 이공계 진출이 중요하다는 말도 했다. 인재의 절반인 여성이 기술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미국의 군수기업 5개 중 4개에 여성이 들어갔고, 상급 지위에 승진도 한다는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인용하며 “남성의 전유물로 여기던 직종에서도 여성이 훌륭히 제 역할을 해낸다는 사례가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육아 때문에 생기는 여성의 경력 단절 해결을 위해 사회의 역할이 필요하다. 남성 육아 휴직의 법적 보장 장치를 만들거나, 여성의 재취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시민교육’ 시도한 경희가 모범사례 되길”
질의응답의 말미에는 경희대의 ‘세계시민교육’도 언급했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경희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희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세계시민교육’ 교과인 ‘세계와 시민’을 개설했다. 기후변화와 불평등, 민주주의 위기 등 시대적 난제가 자신의 삶과 무관하지 않음을 인식하고 세계시민의 역할과 책임을 배우는 교과이다.

보코바 명예대학장은 “한국이 가진 경제성장의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한국 사회와 대학에서 평화와 사회적 포용, 교육과 일자리를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펼쳐지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후마니타스칼리지가 교양교육과 세계시민교육 분야에서 다진 입지가 상당히 튼튼하다”며 “경희대의 교육이 모범사례가 돼 다른 나라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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