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존중과 배려로 만든 '눈'조각
2019-02-27 교육
김영재·신종민·이동현 학생, 전국 대학생 눈조각 경연대회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 수상
미켈란젤로 <아담의 창조> 모티브 한 ‘태백창조’ 작품으로 작품성, 기획성 등 인정받아
김영재, 신종민, 이동현(이상 미술학부 조소전공 13학번) 학생이 지난 1월 13일(일)부터 18일(금)까지 진행된 전국 대학생 눈조각 경연대회에서 대상인 문화체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세 학생은 미켈란젤로의 작품 <아담의 창조(The Creation of Adam)>를 모티브로 한 ‘태백창조’를 조각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학생들은 “태백창조는 ‘아담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찰나의 모습처럼 태백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에게 손끝으로 자강불식(自强不息: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는다는 뜻)을 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 기쁘고 대상까지 수상하게 돼 영광이다. 추운 날씨 속에서 함께 고생한 친구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4년여 만에 출전한 대회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 수상
전국 대학생 눈조각 경연대회는 태백시축제위원회가 주최하고 태백청년회의소가 주관하는 강원도 대표 축제 중 하나로서 태백산 눈축제를 앞두고 태백산 국립공원 일대에서 매년 개최되는 행사이다. 전국 10개 내외의 대학팀이 참가하며, 대상 수상자에게는 문화체육부장관상과 상금이 수여된다. 완성된 작품은 눈축제 기간 중 시민들에게 공개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한때 경희대도 단골 참가자였다. 하지만 2015년 이후 경희대 학생들의 참가가 없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 4년 만에 다시 출전한 경희대 학생들이 바로 김영재, 신종민, 이동현 학생이다.
김영재 학생은 “강원도 내 대학에 다니는 예고 동창으로부터 이런 대회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작년에는 개인적인 일정들로 인해 참가하지 못했지만, 올해 대회가 열린다는 말을 듣고 신종민, 이동현 학생과 함께 참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모티브··· 인체 표현에 미대 수업과정이 큰 도움
신종민 학생은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는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유명한 작품이고, 개인적으로도 아주 좋아하는 작품이다. 이번 대회에서 꼭 한 번 형상화해보고 싶었고, 태백이라는 단어의 느낌과도 잘 맞을 것 같아 이 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세 학생 모두 인체 작업에 자신이 있다는 것도 이유였다. 흔히 눈으로 인체를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재료 특성상 근육의 질감이나 구조를 나타내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동안 열린 눈조각 경연대회에서도 인체를 표현한 작품은 많지 않았다.
이동현 학생은 “미대 수업과정 중「인체 연구 및 재료기법」이라는 과목이 있다. 모델을 세워두고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나 근육의 표현 등을 자세하게 배우는 수업”이라며 “우리 셋 모두 그 수업을 즐겼고, 좋은 성적을 받았다. 실제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당시 수업시간에 인체를 다뤘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영하 10℃ 한파와 의견 조율 힘겨웠지만 존중과 배려로 성과 이뤄
세 학생은 대회가 진행된 5박 6일 동안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루 16시간 눈을 덧붙이고 다듬으며 가로 8m, 세로 5m의 거대한 작품을 완성시켰다.
작품을 제작하는 동안 어려움은 없었을까. 김영재 학생은 “영하 10℃를 넘나드는 추운 날씨였고, 산에서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한기가 엄습했다. 물론 작업하는 중에는 땀이 날 정도로 더워 잘 모른다. 하지만, 작업을 마치고 숙소에 도착해서 보면 손과 발이 얼다 못해 퉁퉁 부어있었다.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붓기와 저림 때문에 고생했다”고 떠올렸다.
이동현 학생은 “오랜 친구이지만 공동 작업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고, 추위와 고된 작업에 지쳐있을 때라 서로의 감정이 상하지 않게 의견을 모으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업 기간 중 서로를 ‘김 작가’, ‘신 교수’, ‘이 선생’이라고 부르는 등 장난스럽지만 서로를 존중하는 호칭을 사용했다. 덕분에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고, 이런 분위기가 좋은 결과를 불러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만들어 낸 작품 ‘태백창조’는 이번 대회에서 대상인 문화체육부장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기획성, 성실성 등을 인정받았다. 대회에 꾸준히 참가해달라는 권유도 받았다. 신종민 학생은 “대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것도 기쁘지만, ‘눈’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사용해 공동 작업을 진행했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친구들과 함께하며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탈 장르, 다매체 시대··· 다양한 분야 공부하고, 식견 갖출 계획”
어느덧 13학번으로 속칭 ‘화석’에 속한다는 김영재, 신종민, 이동현 학생은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다. 세 학생은 “이제 본격적으로 진로를 고민하고, 탐색할 시기인데 이번 대회에서 이룬 성과가 좋은 느낌이다”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번 학기에 4학년으로 복학하는 이동현 학생은 학교생활을 잘 마무리하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볼 예정이다. 신종민 학생도 “오늘날에는 탈 장르와 다매체 작품이 많이 선보여지고 있다. 휴학하는 동안 3D 프린터 등 다양한 공부를 해볼 계획”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김영재 학생도 이번 학기 휴학을 결심했다. 그는 “지난해 세계여행을 하며 다양한 문물을 둘러보고 왔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유익했다”며 “이번 학기에도 해외에 나가 다양한 경험을 하고, 언어를 익히며 미래에 대한 길을 찾아보려고 한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의 장점이 미래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 아닌가. 다양한 식견을 갖추고 확실한 진로를 찾은 후 졸업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글 한승훈 aidenhan213@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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