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교수는 이제 전문가 아닌 코치”

2019-02-27 교류/실천

지난 2월 15일(금) 광릉캠퍼스 평화복지대학원에서 2019학년도 1학기 교무위원연찬회가 개최됐다. 이날 연찬회에서는 70주년 기념사업 보고 및 THE 대학 영향력 평가의 시사점과 시대 전환기 고등교육의 변화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2019학년도 1학기 교무위원연찬회 평화복지대학원에서 개최
70주년 기념사업 보고, THE 대학 영향력 평가의 시사점
4차 산업혁명과 고등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대응책 등 공유

지난 2월 15일(금) 광릉캠퍼스 평화복지대학원에서 “개교 70주년, ‘경희 100년’을 향한 담대한 도전”을 주제로 2019학년도 1학기 교무위원연찬회가 개최됐다. 오랜만에 내린 눈이 세상을 뒤덮은 가운데 평화복지대학원은 시대 전환기 고등교육의 변화와 70주년을 맞이하는 교무위원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교무위원연찬회는 △ 개교 70주년 비전 보고 및 기념사업 계획 보고 △ THE 대학 영향력 평가의 시사점 논의 △ 4차 산업혁명, 교육패러다임의 대전환: 대학의 변신(발표와 강연) 순으로 진행됐다.

본격적인 연찬회에 앞서 박영국 총장 직무대행의 인사말이 있었다. 박영국 총장 직무대행은 중국 시인 두보(杜甫)의 한시 ‘춘야희우(春夜喜雨, 봄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를 인용하며 “좋은 비는 좋은 시절에 온다는데, 오늘 내리는 눈이 우리 대학의 앞날에 좋은 징조가 되길 희망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70주년이자 100주년 준비를 위한 장기프로젝트 ‘경희 100년 프로젝트(가칭)’ 출범
‘개교 70주년 비전 보고 및 기념사업 계획 보고’는 개교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김중섭 사무총장이 맡았다. 경희대는 올해 개교 7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개교 100주년을 위한 준비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경희 100년 프로젝트(가칭)’을 출범시켜 중장기 과제를 설정한다. 70주년 기념사업은 ‘행정지원 TFT’를 구성하고 ‘경희 70 이니셔티브(Initiatives)’를 운영해 행사의 의미를 제고하고 구성원 화합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70주년 기념사업은 5월 개교기념식과 9월의 'Peace BAR Festival(PBF)’, 12월의 ‘매그놀리아 2019’와 같은 대학본부 주관 행사와 각 단과대학과 행정 부서, 부속 기관 등이 주관하는 행사로 구분해 준비된다. 오는 개교기념일이 있는 5월 둘째~셋째 주(5월 9~17일)를 개교기념과 모교 방문 주간으로 정해 동문을 초청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에서 김중섭 사무총장은 ‘경희 100년’ 성금캠페인에 구성원들을 참여를 부탁했다. ‘경희 100년 성금캠페인은 개교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정기 소액기부로 총 200억 원을 모으기로 했다. 경기 악화와 기부자 감소 등 부정적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해 정기소액 기부자를 유치하려는 계획이다.

2019년은 경희대의 개교 70주년이다. 경희대는 개교 70주년을 오는 2049년 경희대 100주년을 위한 준비의 원년으로 삼아, ‘경희 100년 프로젝트(가칭)’을 출범한다.

미래에 지속가능한 미래 열어주는 것이 대학에 주어진 책무
이어 미래정책원 정남호 부원장이 ‘THE 대학 영향력 평가의 시사점’에 대해 발표했다. 대학평가기관 타임스 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 THE)는 최근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달성에 대한 대학의 기여도를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연구와 교육에 집중돼 있던 대학 평가에서 벗어나 대학의 공공성 구현 수준을 측정하겠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세계 최고 권위 대학평가기관 THE, ‘대학 영향력 평가’ 시행(1)~(3) 참조)

올해는 SDGs 가운데 대학과 관련성이 높은 11가지 목표에 대한 대학의 기여도를 평가했고, 향후 나머지 목표들도 점차 추가될 예정이다. 이번 평가는 2017학년도 실적을 대상으로 하는데 참여 대학들은 지난 1월 11개의 SDGs 달성과 관련된 80개 질문에 대한 답을 THE에 제출했다. 이번 조사에는 75개국 400여 대학이 참여해 대학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대학들의 관심을 보여줬다. 결과는 오는 4월 KAIST에서 개최되는 THE 혁신대학총장회(THE Innovation and Impact Summit)에서 공개된다.

정남호 부원장은 “이번 평가의 주제들이 우리 대학의 지향점과 잘 부합하고 있어 평가를 통해 경희의 비전과 미션에 대한 구성원의 공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부원장은 “지속가능발전목표는 현세대뿐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 지구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이다”라며 “미래세대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주는 것이 대학에 주어진 책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과 Z세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교육 시급
이어 4차 산업혁명과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대한 논의가 속개됐다. 박영국 총장 직무대행은 ‘Z세대(Generation Z)’를 키워드로 대학의 변화를 조명했다.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의 다음 세대를 의미하며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은 텍스트 보다는 영상 자료를 선호하는 특성을 보이고, 개인적이라는 선입견과는 다르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즐긴다.

박 총장 직무대행은 대학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도 주목했다. 고등교육의 비용은 증가하지만, 학위의 권위는 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대학 교육의 무용성에 대한 주장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을 아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할 줄 아는가’이다. 이를 위해 최근 해외 유수의 대학들은 학습자 중심의 문제해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큰 관심을 쏟고 있다.

박영국 총장 직무대행의 발표 이후 교무위원들은 EBS 다큐멘터리 ‘4차 산업혁명, 교육 패러다임의 대전환: 대학의 변신’을 함께 시청했다. 4차 산업혁명이 기존 질서를 뒤흔드는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바꾼 대학들, 예컨대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프로젝트 기반 학습’과 프랑스의 에꼴 42가 시도하는 새로운 교육 모델 등이 소개됐다.

임철일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특강에서 4차 산업혁명과 고등교육의 변화 속에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시도하고 있는 혁신 방안들을 소개했다. 임 교수는 대학이 미래의 인재를 위해 “기초교과교육과정을 확대하고, 학습자 중심·자기 주도적 학습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교수는 전문가가 아니라 코치”
스탠퍼드대는 문제해결 능력을 중심으로 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기업은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은 사회에서 맞닥뜨릴 문제를 직접 대하는 기회를 얻는다. 에꼴 42는 2013년 설립된 정보기술(IT) 교육기관으로 교과서도 학비도 없다. 이 학교는 협업 능력이 뛰어난 IT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탠포드와 에꼴 42의 공통점은 ‘학생’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양 학교에는 주입식 강의가 없다. 학생들은 실습을 통해 몸으로 원리를 깨닫는다. 스탠퍼드대 기계공학과 래리 라이퍼(Larry Leifer) 교수는 “최고의 선생님은 현실”이라며 “이제 교수는 전문가가 아니라 코치이다. 그래서 나는 8개에서 10개의 팀을 코치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교육자의 역할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다큐 상영 이후에는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임철일 교수의 특강이 이어졌다. 임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고등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제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국내외 고등교육의 혁신 사례와 미래 고등교육의 패러다임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해외 대학의 혁신 사례 공유
임철일 교수는 국내외 고등교육의 변화를 △ 기초교양 교육의 변화 △ 학부 커리큘럼 중심의 이동 △ 고등교육 교육방법 혁신 △ 고등교육의 세계화 강화 △ 커리어 개발 강화 등으로 나눠 사례를 설명했다.

예일대학교는 기초교양교육을 변화시켜 큰 주목을 받았다. 교양 분과 과목과 기초능력 필수과목을 1학년부터 졸업까지 균등하게 나눠 교육한다. 인문계열도 과학적 사고를 하고, 모든 학생들이 글쓰기 능력을 꾸준히 키워나간다. 뉴욕대학교는 자유전공(The Gallatin school of individualized study)을 운영하고 있다. 지도교수들의 멘토십을 기초로 100개 이상의 다학제적 세미나를 제공하고 뉴욕시의 자원을 이용해 현장 학습도 병행한다.

미네르바스쿨은 혁신적 교육방법으로 유명하다. 학생들을 학교 안에 가두지 않고 전 세계의 산업 현장으로 파견한다. 강의는 플립러닝(Fliped Learning)에 기초해 토론, 논쟁, 협업에 집중돼 있다. 기업과 협력해 학생들을 업무에 투입하는데, 이 과정이 교육의 일부다. 도쿄대학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대학의 외연을 확장했다. 호주국립대학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민간 기업 등과 협력을 맺어 학부 수준의 공동교육과 대학원의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대학들은 성인 학습자의 커리어 개발 교육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애리조나주립대학교는 기업들에 맞춤형 온라인 강좌나 성인 학습자의 직무역량 강화를 위한 온라인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이날 연찬회에서는 ‘학문계열별 교육패러다임 전환 방향/방안’에 대한 토론도 진행됐다. 한 교무위원은 4차 산업혁명에서 “학생들이 일자리를 창출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대적 변화와 경희의 목표 결합한 교육 필요
임철일 교수는 이런 사례를 통해 미래 한국 고등교육에 △ 학문추구의 고유성과 삶의 역동성 융합 △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창의인재 육성 △ 학습자 수준 및 능력에 개별화된 적응적 학습 제공 △ 대학교육 수요 창출 및 다양성 추구 등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임 교수는 기초교과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이 확대돼야 하고, 학습자 중심·자기 주도적 학습을 실현하며 지역사회의 경계를 넘는 국제적 대학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학문계열별 교육패러다임 전환 방향/방안’에 대한 분임토의가 진행됐다. 다큐와 특강 등을 통해 해외 대학들의 혁신 사례를 접한 교무위원들은 대학 교육의 실지적 변화 방안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학생들이 일자리 창출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교육과 학습의 목표를 바꿔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영국 총장 직무대행은 총평에서 “토론을 통해 현장 중심의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이 모인 것 같다”며 “올해는 4년마다 돌아오는 교육과정 개편의 해이기 때문에 시대적 변화와 경희의 목표를 담은 개편을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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