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국내 대학 최초로 ‘세계시민교육’ 실시
2019-03-04 교육
후마니타스칼리지에 신설···기후변화, 불평등, 민주주의 위기 등 시대적 난제 해결 나서
후마니타스칼리지 재도약 일환, 유네스코와 교육과정 공동 개발 등 적극 협력
필수교과 강좌 당 학생 수 25명으로 줄여···‘교육에서 학습으로’ 패러다임 전환
후마니타스칼리지가 이번 학기부터 신입생 전원을 대상으로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GCED)을 실시한다. 신입생 전원, 즉 전교생을 대상으로 세계시민교육을 실시하는 대학은 국내에서 경희대가 최초다.
최수향 유네스코 본부 평화·지속가능발전 교육국 국장은 “세계시민교육이 모든 신입생에게 의무적으로 시행되는 사례는 지금껏 들어보지 못했다”며 “경희대학교의 세계시민교육이 선구적인 시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속가능한 미래사회 건설에 기여하는 글로벌 교양교육’을 위해 재도약에 나선 후마니타스칼리지는 그간 운영해온 ‘시민교육’ 교과를 확대해 2019년 신학기부터 세계시민교육 교과 ‘세계와 시민’(교양 필수)을 개설했다.
이영준 서울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은 “세계시민의 시대를 열어갈 주역을 길러내는 것에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겠다”면서 “유네스코에서도 경희대의 세계시민교육을 적극 지원하고 교육과정 개발에 긴밀히 협조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정우탁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원장이 이번 학기부터 직접 강의한다.
‘세계와 시민’, 학생 스스로 해결책 모색하는 실천교과
“본 교재는 어디까지나 ‘참고서’에 불과하다. 이미 정해진 문제와 답을 담은 ‘교과서’가 아니다. 문제를 발굴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데 필요한 하나의 재료일 뿐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교재에 실린 글들은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에 대해 직관력을 발휘하고, 미래문명의 조성에 필요한 새로운 개념을 설계하기 위한 ‘영감의 지렛대’일 따름이다.”
김윤철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학생들에게 “교재에 실려 있는 글에 결코 갇혀서는 안 된다. 머물러서도 안 된다. 항상 그 글들에서 뛰쳐나갈 준비를, 떠날 채비를 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실제로 뛰쳐나가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영준 학장은 “교수와 학생이 함께 시대적 난제 해결을 고민하는 교육현장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엔 SDGs와 긴밀하게 연계된 ‘문제 해결형 교과’
세계시민교육은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의 세부목표이자 SDGs의 목표 달성을 위한 기반이기도 하다. 유엔과 유네스코는 지속가능발전목표 제안을 준비하면서 교육이 개인의 성취, 국가 발전에 대한 기여를 넘어 인류 평화에 공헌해야 한다고 재정의했다. 경희대학교가 세계시민교육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주주의, 경제구조, 생태환경, 과학기술 등 인류의 삶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부문에서 발생하는 지구적 난제는 현대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불가피한 현실이다. 개인의 생명과 안전은 물론, 인류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 미래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짧게는 수십 년 내에 인류의 미래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창학 초기부터 대학의 사회적·지구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온 경희대는 지난 2009년 개교 60주년을 계기로 대학의 역할과 책임을 재정의하고, 지구적 난제 해결을 위해 대학의 실천 역량을 키워왔다. 바이오헬스·미래과학 등 5대 연계협력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글로벌 관산학 협력사업을 추진해온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부터 교육으로 그 범위를 확대해 생태·환경 위기, 에너지·자원 고갈, 식량 부족, 난치병 문제 등의 해결에 나서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전환 21’을 개설한 데 이어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을 설립했다. 올해는 ‘세계와 시민’ 과목을 신설함으로써 경희대에 입학하는 신입생 전원은 시대적 난제 해결을 놓고 고민하게 된다.
필수교과 강좌당 학생 수 25명, 발표와 토론 활성화
세계시민교육은 후마니타스칼리지 재도약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2011년 출범 이후 교양교육을 쇄신해온 후마니타스칼리지는 인간과 지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협하는 환경·생태 문제와 인공지능(AI)이 견인하는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변화에 대응하는 핵심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교육에서 학습으로’ 패러다임 전환에 나섰다.
후마니타스칼리지 재도약의 핵심은, 교수는 가르치고 학생은 배우는 기존의 일방향적이고 권위적인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교수와 학생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대학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있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강화하기 위해 우선 ‘과밀 강의실’을 개선했다. 필수교과의 강좌당 학생 수를 25명으로 줄여 발표와 토론 위주로 수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그간 소원했던 교수와 학생 간 친밀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영준 학장은 “후마니타스칼리지 재도약으로 미래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다. 교수로부터 지식을 전달받는 시대는 지났다. 교수와 학생이 함께 달라져야 한다. 교수는 이제 전문가에서 코치로, 학생은 수용자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 교수와 학생이 기존의 역할을 고집한다면 대학은 더 이상 존재해야 할 필요성이 사라진다”라고 말했다.
‘역진행 수업’으로 온라인 강의 학습 효과 높여
전공교육과의 연계성 강화와 함께 학습 효과를 높이는 수업 방식도 도입한다. 수업은 강의실에서, 과제는 집에서 하는 전통적인 교육 방식을 뒤집어 온라인을 통해 선행학습하고 강의실에서 토론을 하거나 문제를 풀어내는 역진행 수업(Flipped Learning, 거꾸로 학습)을 문명전개의 지구적 문맥3 ‘빅뱅에서 문명까지’(교양 필수)에 도입한다.
이리나 보코바 명예대학장 초빙, 학생들의 ‘지구적 문제의식’ 제고
후마니타스칼리지는 지난 2016년 출범 5년을 기점으로 재도약 발판을 다져왔다. ‘빅뱅에서 문명까지’를 개설해 인간과 세계의 이해를 목표로 하는 기존 과목에 ‘우주·문명 읽기’를 더했고, 자유이수교과에 ‘독립연구’를 신설했다. 독립연구는 기존 학제와 학문이 커버하지 못하는 창의적 연구·실천 영역을 학생 스스로 개척하는 교과목이다.
지난해에는 이리나 보코바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후마니타스칼리지 명예대학장 겸 미원석좌교수로 초빙해 학생들로 하여금 ‘지구적 문제의식’을 갖도록 했다. 보코바 교수는 지난 1년간 경희대에서 열린 특강, 콜로키엄, 간담회, 학술회의를 통해 “전 세계에서 기후변화, 빈곤, 불평등 등이 복합적으로 일어나면서 우리는 국경을 넘어서는 공통의 도전과제를 안고 있다”며 “인권존중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동시에, 변화에 적응하고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 타인에 대한 관용과 존중으로 서로 연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올해 신설된 ‘세계와 시민’은 이러한 철학에 부합하는 교과목이다.
2019학년도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육과정 기본 구조와 이수 학점구분/영역 | 과목명 | 이수 학점 | 이수 학년 | |
---|---|---|---|---|
필수교과 | 문명전개의 지구적 문맥 |
인간의 가치 탐색 | 3학점 | 1학년 |
세계와 시민 | 3학점 | 1학년 | ||
빅뱅에서 문명까지 | 3학점 | 1~2학년 | ||
글쓰기 | 성찰과 표현 | 3학점 | 1학년 | |
주제연구 | 3학점 | 2학년 | ||
영어 | 대학영어 | 2학점 | 1학년 | |
배분이수교과 | 생명과 우주 영역 | - | 12학점 | 전학년 (7개 영역 중 4개 영역 필수 선택) |
분석과 추론 영역 | ||||
상징과 문화 영역 | ||||
사회와 평화 영역 | ||||
자연기술토대 영역 | ||||
인문사회토대 영역 | ||||
예술창작토대 영역 | ||||
자유이수교과 | 체육 | - | 3학점 | 전학년 |
자유이수 기타 | ||||
교양 이수 학점 | 32학점 이상 (최대 56학점까지 인정) |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
많이 본 기사
-
멀티미디어
-
-
신간
-
아픈 마음과 이별하고 나와 소중한 이를 살리는 법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
-
2024 K-콘텐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지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