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대학다운 미래대학’을 향한 여정은 지속돼야 한다”
2019-01-15 교류/실천
2019년 경희학원 신년교례회, 1월 2일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
법인, 대학, 사이버대, 의료기관, 병설학교 등 경희학원 전체 한자리에
‘2019년 경희학원 신년교례회’가 지난 1월 2일(수) 오전 10시 서울캠퍼스 평화의 전당 로비에서 조인원 학교법인 경희학원 이사장, 박영국 총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법인, 대학, 사이버대, 의료기관, 병설학교 등 경희학원 구성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박영국 총장 직무대행은 인사말에서 “개교 70주년인 올해는 경희 100년을 향한 힘찬 도약을 다지는 해가 돼야 한다”면서 경희 100년 위원회를 출범시켜 ‘대학다운 미래대학’을 향한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역할과 책임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뒤, “지난 70년간 위기를 극복하고 ‘경이로운 성취’를 이뤄낼 수 있게 한 ‘의지는 역경을 뚫고 협동은 기적을 낳는다’는 신념으로 ‘경희 100년’을 향해 나아가자”라고 말했다.
2019년 개교 70주년, ‘전환과 도약’의 원년
박영국 총장 직무대행은 “‘대학다운 미래대학’을 향한 여정은 지속돼야 한다”며 올해도 교육, 연구, 실천의 창의적 결합을 통한 대학의 핵심가치를 강화해나가는 한편, 행정 거버넌스 개편, 후마니타스칼리지 재도약, 캠퍼스 종합개발사업 ‘Space21’ 2단계 추진 계획을 밝혔다. 박 총장 직무대행은 “그 과정을 구성원과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진행하겠다. 이 모든 일은 궁극적으로 경희가족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있다”면서 “경희정신을 함께 지켜가면서 우리의 자긍심을 높여나가자”라고 당부했다.
경희는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인간과 지구의 더 나은 미래’, ‘미래세대의 더 큰 미래’를 향한 담대한 도전에 나선다. ‘학문과 평화’의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발전시키며 교육, 연구, 실천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지속가능한 지구공동사회 건설과 연결해 더 나은 문화세계의 지평을 열어온 경희는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되새기는 동시에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간다.
구성원과 함께 ‘대학다운 미래대학’을 향한 꿈을 펼쳐나가는 한편, 국내외 대학, 시민사회와 협력하면서 지속가능한 문명 건설을 선도한다. 2019년 개교 70주년은 ‘대학다운 미래대학’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전환과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걸어온 길을 반추하면서 새로운 현실인식 만들어야”
이어서 조인원 학교법인 경희학원 이사장이 신년사를 발표했다. “우리가 마주한 현실과 미래는 과거의 총체로부터 시작된다. 매 순간 새 국면을 맞는다.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그동안 걸어온 길을 깊이 고민하고 성찰해 현실인식의 새 지평을 열어야 한다. 기후변화, 생태위기, 불평등과 같은 시대의 난제로 인해 그 필요성은 더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15세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지구적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레타는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주장하며 세 달 동안 1인 시위를 벌였다. 최근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4)에 초청돼 “어른들은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우리 눈앞에서 우리의 미래를 훔쳐가고 있다”고 항변했다. 또 다른 자리에선 “어른들이 돈만을 좇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미래가 사라지고 있다” “정치인들은 항상 핑계를 대는데 이젠 더 이상 시간이 없다”라고도 했다. 조인원 이사장은 “그레타 양의 발언에서 기성세대가 만든 세상을 본다. 인류가 안고 있는 뿌리 깊은 문제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또 이런 이야기를 전했다. “과학자, 인류학자, 문명 전망 기관들 역시 인류가 추구해온 성장 지상주의와 이윤, 치열한 경쟁과 대립 편향의 삶의 방식이 지속된다면 짧게는 수십 년 내에 인류는 ‘진화’ 또는 ‘멸절’의 운명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미국 시카고대학이 발간하는 원자과학자협회보에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가 게재된다. 운명의 날 시계는 원자폭탄 개발프로젝트 ‘맨해튼 계획’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이를 반성하며 만든 것으로 인류가 재앙의 날에 얼마나 근접했는지 보여준다. 과학자들은 1947년부터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군사, 외교, 정치, 기후변화와 같은 요인을 분석해 시계 분침을 고쳐왔다. 지난해 1월, 핵 위협이 지구적으로 확산되고, 전례 없는 양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이른바 ‘열실 지구(Hothouse Earth)’를 초래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그런 가운데 공표된 ‘운명의 날 시계’는 작동 70여 년 역사상 가장 위태로운 시점인 자정 2분 전을 가리켰다.
조인원 이사장은 보존생물학자, 환경생태학자들이 지금 ‘6번째 대멸종’이 진행 중이라고 밝힌 최근 연구결과도 언급했다. 이에 따르면 지구는 지난 4억 5천 년간 환경이 급변하면서 5차례의 동·식물 멸종을 거쳤다. 그때마다 진화를 통한 새로운 종이 빈자리를 채워왔다. 현재는 자연현상이 아닌 인간에 의한 대멸종을 겪고 있는 중이다. 조 이사장은 “문제는 그 속도가 너무 빠르고 규모가 광범위해 인류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1970년대 대비 척추동물과 곤충 멸종을 포함해 지구행성의 생물다양성 감소가 60%에 이른다. 이른바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의 도래와 함께 인간이 땅과 바다, 하늘에 내뿜은 오염·독성 물질과 무분별한 환경 파괴가 주된 원인이다. 실로 가공할 일이다”라고 우려했다.
“경희인이 힘을 모아 미래세대의 희망과 포부, 삶의 지평을 함께 열어가자”
우리가 마주한 문명사적 대전환이 초래한 ‘예측 불허의 미래’에 대처하고 ‘미래세대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주는 것이 기성사회와 대학, 정치의 역할이라는 생각을 밝혀온 조인원 이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이 점을 강조했다.
“우리 사회와 세계는 지금도 유한한 지구에서 여전히 무한한 성장과 부, 경쟁과 쟁취의 패러다임을 꿈꾼다. 이제 모든 것을 여기에 거는 삶의 방식은 ‘지속가능한 세상과 미래’라는 차원에선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인류는 매일매일, 일 년 내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탄의 40만 배에 해당하는 에너지와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있다. 이대로라면 인류의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는 ‘열실 지구’에 이르는 날이 언제 다가올지 모른다. 또 세계인구의 50%는 하루에 3달러 미만으로 살아간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말하듯이, 세계 최상위 부자 8명이 소유한 재산이 소득 하위 절반의 총재산과 같다. 이런 상황에서 기성정치와 영리 언론매체들은 환경과 생태, 기후변화, 불평등과 같은 문제를 부차적인 문제로 다룬다. 이제 미래를 위해 새로운 ‘상관성의 정치(Politics of Relevance)’가 펼쳐져야 할 때다. ‘지구가 나와 무슨 상관이야. 지속가능한 미래, 그건 말 그대로 미래 이야기 아닌가?’ 이와 같은 냉소적 세계관을 넘어서야 한다. 우리에게 일상적으로 주어진 매일매일의 중요한 의사결정과 함께 내 삶의 조건, 우리 삶의 터전을 크게 위협하는 문명사적 난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조인원 이사장은 신년사 마무리로 이런 말을 남겼다. “유치원에서부터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에 이르는 교육과 학습, 그리고 대학이 맡고 있는 시민교육에 지속가능한 미래를 깊이 고민하는 내용을 담아내는 것이 시대적 과제다. 위기의 시대엔 더 엄정하고 총체적인 현실인식과 미래의 가능성을 말해야 한다. 그것을 오늘의 삶의 규준으로 전환해내는 것이 교육기관, 학술기관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다. 경희인이 힘을 모아 미래세대의 희망과 포부, 삶의 지평을 함께 열어가자.”
신년교례회는 예술·디자인대학의 공연과 경희 구성원의 신년인사로 마무리됐다. 신년교례회 후 참석자들은 청운관 학생식당으로 이동, 새해맞이 떡국을 함께 들었다.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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