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나들이 코스 선택, 30초면 충분”
2019-01-31 교육
경희에서 ‘꿈’을 펼치다(5) 이동재·곽지우 학생, 빅데이터 솔루션 스타트업 ‘올빅뎃’ 창업
‘오브코스’, 빅데이터 기반으로 고객 취향에 맞춘 나들이 코스 제공
서울시·천안시와 협력 예정, ‘모두의, 모두를 위한 빅데이터 추구’
경희대학교가 ‘교육에서 학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양교육에 미래디자인 역량을 결합하고 전공교육을 사회진출 교육과 연계해 학생들이 더 큰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독립연구’, ‘독립심화학습’, ‘전환21’, ‘꿈도전장학’ 등 학생이 과제를 설정하고 지도교수와 함께 과제를 수행하는 ‘교학상장’ 프로그램을 개설, 창의적 문제 해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경희교육을 통해 남다른 미래를 열어나가는 학생 및 동문을 찾아간다. 이번이 그 다섯 번째다.<편집자 주>
이동재(경영학과 13학번) 학생과 곽지우(경영학과 14학번) 학생은 늘 카페에서 만났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를 나눴다. 얘기의 주제는 취업도, 연애도 아닌 ‘창업’. 자주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보니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었고, 창업에 도전하게 됐다.
지난해 5월 설립된 빅데이터 솔루션 스타트업 ‘올빅뎃(ALLBIGDAT)’이 그들의 작품이다. 모든 빅데이터와 모두를 위한 빅데이터를 의미하는 올빅뎃은 개인과 기업 모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추구하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나들이 코스를 추천하는 ‘트립샷’을 개발했다.
이를 확장한 어플리케이션 ‘오브코스(OFCOS)’(http://ofcos.co.kr)는 인원, 시간, 장소, 테마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고객 개인의 취향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나들이 코스를 제공한다. 베타테스트 진행 후, 올 3월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
오브코스(OFCOS), 기업 대신 고객에 초점
아이디어의 출발 역시 카페였다. 광화문에서 맘에 드는 카페에 가고자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니 약 3,000건의 결과가 나왔고, 방대한 정보를 놓고 고민하다 시간을 허비했던 것이다. 넘쳐나는 정보로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바쁜 일상에 지쳐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곳을 검색할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 오브코스는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브코스는 올빅뎃의 시작점이면서 정체성을 설명해주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곽지우 학생은 “지금까지 빅데이터 솔루션이 기업을 위한 서비스였다면, 우리는 개인 고객을 주요 고객층으로 설정했다는 데 차별점이 있다”라고 밝혔다. 여행코스 등을 추천하는 기존의 서비스는 숙박 시설과 연계하는 등 사실상 온라인 쇼핑몰에 가깝다. 이와 달리 오브코스는 고객의 취향을 분석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동재 학생은 “오브코스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Netflix)에 더 가깝다. 넷플릭스처럼 고객의 취향을 미리 파악해 좋아할 만한 장소를 추천하고, 예상 별점도 있다”며 “대부분 SNS에서 정보를 접한 후, 포털사이트에서 리뷰를 확인하고, 그 다음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을 한다. 이 과정이 적게는 40분, 많게는 일주일이 걸린다는 것을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됐다. 오브코스를 이용하면 30초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에 편의성이 크다.
‘경희꿈도전장학’, ‘KHU Valley Program’이 큰 힘 돼
창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곽지우 학생은 “주도적인 삶을 살고 싶어서 창업을 선택했다”며 “취업을 하면 통제 가능한 변수가 시간밖에 없다. 주도권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다가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둘이 함께 창업에 도전한 것은 서로의 노력을 믿기 때문이다. 이동재 학생은 “아직 싸운 적은 없는데, 둘의 의견이 100% 일치했다기보다 최소한 저 친구가 열심히 안 했을 리 없다는 확신이 있기에 존중할 수 있다”고 함께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둘이 뜻을 모았지만 창업은 쉽지 않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자금조달이었다. 그들이 창업이라는 꿈을 향해 첫발을 내딛을 수 있게 도와준 것은 경희꿈도전장학이다. 그들은 꿈도전장학금 400만원에 힘을 얻어 여러 대회에 참가했다. 지난해 8월에는 교육부·과학기술통신부가 주최하는 ‘2018 대학 창업 유망팀 300’에 선정됐고, KHU Valley Program(이하 KVP)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9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주최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지원사업’에 선정돼 5,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대회 및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사업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상금과 지원금만이 목적은 아니었다.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실질적인 도움도 받았다. 그 중 하나가 LINC+사업단이 진행한 KVP이다. KVP는 취·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 스스로 목표(진로)를 수립하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 플랫폼이다. 이동재 학생은 “KVP에 참가해 수익구조 분석,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 측면뿐 아니라 정부사업지원에 필요한 사업계획서, 발표자료 준비 등에 대한 자문과 자료를 지원받아 큰 도움이 됐다”며 “많은 학우들이 계속해서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융합교육과 교양교육, “다양한 시각과 창의적인 사고 길렀다”
창업에 강의까지 어려움은 없었을까. 이들은 오히려 대학 교육이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이동재 학생은 SCSC(Samsung Convergence Software Course,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융합 과정) 프로그램에 참여해 컴퓨터공학을 부전공했다. 이동재 학생은 “서울캠퍼스와 국제캠퍼스를 오가며 소프트웨어융합대학에서 수업을 들었다. 인문학과 기술이 만나 사고 자체가 창의적이고 다양해지는 것을 경험했고, 창업에도 적용해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양한 시각을 키우는 데는 후마니타스칼리지도 도움이 됐다. 배분이수 강의를 9개 들었다는 곽지우 학생은 “교양 강의를 통해 좋아하는 철학 분야를 대부분 배울 수 있었다”며 “덕분에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학우들이 많은데, 한 학기 정도는 전공 강의를 듣는 건물을 떠나 청운관으로 가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위험은 즐길 것이 아니라 피해야 할 것, 준비를 많이 하라”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도 남겼다. 이동재 학생은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그것에 혹해서 준비하지 않고 시작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며 “우리나라 3년 내 폐업률이 90%가 넘는다. 사전에 준비를 정말 많이 하고,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창업을 경험해보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고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가장 모자란 사람’이라는 태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아이템에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가장 모자라기 때문에 가장 많은 준비를 하는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이동재 학생은 “대회의 목표가 우승이 아니었다. 저희 자랑 중 하나는 준비가 모자란 것 같다고 평가한 심사위원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기에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곽지우 학생은 “심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주제 파악하고 사장 ‘놀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창업에 섣부르게 도전해 실패하면 자신을 믿고 따라온 직원에게 민폐를 줄 수 있다. 또한 생각 없는 도전이 창업 지원 시스템 등에 악영향을 미쳐 창업을 꿈꾸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곽지우 학생은 “위험을 즐길 줄 알아야 창업에 성공한다고들 하는데, 경영학도 입장에서 위험은 피해야 할 것이지, 즐겨야 할 것이 아니다. 경영가로서 가족을 생각하듯 창업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빅뎃만의 상권 데이터베이스 구축할 계획
올빅뎃은 B2C(business to consumer), 즉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되는 형태지만, 기업과 기업 사이에 이뤄지는 B2B(Business to Business) 형태의 데이터 네트워크나 솔루션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오브코스를 성공시켜 투자를 받을 계획이다. 오는 6월부터는 서울시, 천안시 등 정부지차제와의 협력도 예정돼 있다.
곽지우 학생은 “3년 안에 기업부설 빅데이터 연구소를 설립하고, 정부 R&D사업의 주관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며 “최종적으로 올빅뎃만의 상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현재 상권 데이터베이스는 카드사 매출 정도다. 이것만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바와 트렌드가 무엇인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오브코스는 고객의 의견을 듣는 창구가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이동재 학생은 “오브코스가 생산해낸 정보를 컨설팅 데이터로 활용해 점주에게 제공하는 형태로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렇기에 오브코스에 광고배너를 넣거나 하지 않았다. 점주의 입장에서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수단이 되고, 고객의 입장에서는 믿고 쓸 수 있는 서비스가 되게 만들겠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매일 13시간 이상 사무실에 머무는 이들에게는 휴일도 없다. 그래도 그들이 머무는 공간엔 웃음이 가득하다. 올빅뎃의 자원은 사장을 위한 회사가 아닌 직원을 위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책임감과 즐겁게 만든 서비스가 고객을 즐겁게 할 거란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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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은지 sloweunz4@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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