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대학-학생 대표, ‘소통’ 행보 스타트
2019-02-13 교류/실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주최로 ‘2019학년도 학생 대표자와의 소통간담회’ 열려
박영국 총장 직무대행, 이호창 서울부총장, 학생 대표 등 참여
대학 혁신, 후마니타스칼리지 재도약, 학사제도 개편 등 교육, 재정 현안 공유
‘2019학년도 학생 대표자와의 소통간담회’가 지난 1월 30일(수) 광릉캠퍼스 평화복지대학원에서 개최됐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이번 간담회에는 박영국 총장 직무대행, 이호창 서울부총장,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학생회 대표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김수혁 총학생회장(자율전공학과 16학번)은 “새 학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학교와 함께 어떻게 한 해를 이끌어 가면 좋을지 소통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며 “많은 대화를 통해 학생과 대학의 절충안을 만들어나가는 한편, 올해뿐 아니라 50년, 100년 후 경희의 미래를 준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는 대학 및 학생 사업설명회, 소통간담회로 이어졌다.
교육부 대학혁신지원사업 선정, 대학 중장기 발전계획에 부합하는 혁신 과제 추진
대학 사업설명회는 교육부가 올해부터 3년간 추진하는 ‘대학혁신지원사업’ 발표로 시작됐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은 교육부에서 추진해온 대학자율역량강화(ACE+), 대학특성화(CK), 산업연계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 대학인문역량강화(CORE), 여성공학인재양성(WE-UP) 사업을 통합·개편한 것으로, 대학이 수립한 중장기 발전계획의 목표와 방향 등에 부합하는 자율 혁신 및 전략적 특성화를 지원한다.
교육부는 대학의 공공성과 자율성, 책무성을 강화한 재정지원 사업을 통해 대학 혁신을 요청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100세 시대’의 평생교육 확대, 4차 산업혁명 시대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대학이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
교육부는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앞서 지난해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를 실시했다. 평가를 통해 자율개선대학과 역량강화대학, 재정지원제한대학, 진단제외대학을 선정했으며, 자율개선대학을 제외한 모든 대학에는 정원감축 비율이 권고됐다. 경희대는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돼 교육부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아 교육, 연구, 산학협력 분야 등에서 중장기 발전계획에 부합하는 혁신 과제를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올해는 68억 원을 가배정 받았다.
문제해결형 학습 기반 능동형 전공, 융합·다전공, 지구시민교육 등에 집중 투자
경희는 이미 대학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학생과 사회가 요구하는 신규 교과와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전공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과목 선택권 확대, 융합교육 활성화 등을 추진 중이다.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이를 더욱 강화한다. 문제해결형 학습(Problem Based Learning, PBL) 기반 능동형 전공교육, 융합·다전공, 사회진출교육, 지구시민교육, 온라인 교육, 학생 중심의 학사제도 등 교육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3년간의 사업 기간 동안 이를 정착시켜 나간다. 한 가지 예로 지난해 2개 이상의 학과(전공)가 융합해 편성한 융합·다전공을 확대하는 한편 이를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향후 혁신융합대학(가칭)을 설립하는 것이다.
김중백 대학혁신지원단장은 대학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안을 공개하면서 “우리대학이 잘 하고 있는 것을 더욱 특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뒤 “큰 틀은 잡혀있지만, 세부 계획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 학생들이 좋은 의견을 내주면 논의를 거쳐 반영해나가겠다”며 학생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당부했다.
후마니타스칼리지, 필수교과 학생 수 25명으로 줄여 학습권 확대
이어서 이영준 서울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이 후마니타스칼리지 재도약 내용을 발표했다. 후마니타스칼리지는 올해 지속가능한 미래사회 건설에 기여하는 글로벌 교양교육을 위해 교육 목표를 새롭게 정립하고 재도약에 나선다. 인간과 지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협하는 환경·생태문제와 인공지능(AI)이 견인하는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급변하는 시대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교육에서 학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학생 중심으로, 학습권 보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한다.(※ 후마니타스칼리지 재도약 관련 기사는 곧 업로드됩니다.)
후마니타스칼리지 재도약의 핵심은 교수는 가르치고 학생은 배우는 기존의 일방향적이고 권위적인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교수와 학생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대학문화 정착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비판적 사유를 넘어 대안적 사유의 힘을 키워 스스로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학습 중심 교육을 위해 우선 과밀한 강의실 환경을 개선한다. 필수교과의 강좌당 학생 수를 25명으로 줄여 교수와 학생의 친밀도를 높이고,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 아울러 ‘세계와 시민’ 과목을 개설해 세계시민교육을 더욱 확대한다.
이영준 학장은 “미래형 교양교육은 학생이 중심이 돼 문제를 발견하고 돌파해나가는 학생 주도학습이 돼야 한다. 학생들이 대안을 제시하고 현실에서 검증하는 도전적인 교육이 될 수 있도록 교수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능동적으로 교육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교육의 질 향상시키기 위한 재정 선순환 구조 확립
올해부터 변경되는 학사제도 소개도 이어졌다. 지은림 서울 교무처장은 “우리대학은 그동안 학생들의 창의적 경험과 자기 주도적 사회진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융합전공과 다전공, 취·창업교육, 독립심화학습 등을 확대했다”라며 “이를 위해 단과대학이 자율적으로 졸업이수학점을 120학점 또는 130학점(의·약학계열 제외)을 선택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해왔다”고 설명했다. 전공·계열별 특성에 따라 학생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비교과 프로그램과 심화학습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
후속 조치로 올해부터 한 학기 최소수강학점이 15학점에서 9학점으로 조정된다(의·약학계열 학과는 현행 18학점 유지). 단 장학금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은 최소 12학점(의·약학계열 15학점)을 수강해야 한다.
대학 사업설명회 마지막 순서로 최희섭 재정예산처장이 재정 현황과 전망을 발표했다. 최 처장은 “대학은 비영리 기관이지만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재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재정의 선순환 구조 확립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지출구조 개선과 함께 그간 쌓아온 대학의 학술 역량 및 인프라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확보된 재원을 교육과 연구에 재투자해 학술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경희는 비학위과정과 계약학과 운영을 통한 수강료, 기부금, 산학협력단 전입금 등 등록금 외 수입을 늘리면서 등록금 의존율을 낮춰왔다. 이를 통해 재정 안정화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부터는 행정 거버넌스 효율화 등 지출구조 개선을 본격화해 학술 역량 강화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다.
“대학본부와 학생 간 논의 구조 재개편 요청, 오늘 이 자리가 시작”
학생 사업설명회는 총학생회와 각 단과대학 학생회의 발표로 진행됐다. 총학생회는 대학본부-학생 간 논의 구조 재개편, 스마트한 학습권 보장, 다전공제도 체계화, 강의 중간 평가제도 신설 및 피드백 전달 의무화 등을, 다수의 단과대학 학생회는 시설 및 공간 노후화 문제 해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수혁 총학생회장은 “대학과 학생의 청사진을 나누면서 함께 발전하기 위해 대학본부와 학생 간 논의 구조 재개편을 요청했는데, 오늘 이 자리가 시작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호창 서울부총장은 “앞으로도 여러분의 이야기를 계속 듣겠다. 이런 자리를 이어가면서 함께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가길 바란다”면서 시설 및 공간 노후화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공간 문제를 대학에서 확실하게 해결해주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캠퍼스 종합개발사업 ‘Space21’이 수립됐고, 현재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캠퍼스에는 ‘Space21’ 1단계 사업으로 2017년, 한의과대학, 간호과학대학, 이과대학 건물이 새로 들어섰다. 1단계 사업은 부족한 실험, 실습 공간 확보에 우선순위를 두고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캠퍼스 노후시설 리모델링을 포함한 ‘Space21’ 2단계 사업이 시작됐다. 서울캠퍼스 문과대학, 정경대학, 음악대학, 국제캠퍼스 외국어대학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노후시설 개보수가 진행된다.
강의 중간 평가제도 신설 요청에 대해 지은림 처장은 “과거에 강의 중간 평가를 시행했다. 우리대학만의 훌륭한 문화라고 생각했는데, 학생 참여율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아 효과가 미미했고 결국 폐지됐다. 교육 개선을 위해 학생들이 다시 요청하면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보겠다. 앞으로 학생들과 더 많이 대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학습권 강화와 교육환경 개선이 최우선”
박영국 총장 직무대행은 “모든 단과대학이 요청하는 것은 공간 문제를 포함한 학습환경 개선인데, 여기에 필요한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라며 “우리대학을 비롯한 한국의 모든 대학은 2009년부터 10년간 동결된 등록금,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고정비(인건비, 공공요금 등)로 인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설명한 뒤 “학령인구 급감으로 대학의 재정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공적 자금 투자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교육부가 ‘OECD 교육지표 2018’의 주요 지표를 분석·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투자 비율은 36.1%로 OECD 평균 66%보다 현저히 낮다. 이마저도 국·공립대학에 편중돼 있고, 전체 고등교육기관의 86%가 사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립대학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더욱 열악한 것을 알 수 있다.
박영국 총장 직무대행은 “대학은 교육기관으로 학생들의 학습권 강화와 교육환경 개선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면서 “행정 거버넌스 개편을 통해 지출 구조를 개선하고, 그 재원이 교육에 재투자될 수 있도록 대학본부와 보직자들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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