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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되지 않은 창업은 반대합니다”

2018-12-05 교육

지난 11월 27일(화) 오비스홀에서 ‘창업 CEO Talk Show’가 열렸다. 선배 창업자로부터 창업 실무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자리였다. 사진은 허제(화학공학과 04학번) N15 공동대표.

LINC+ 사업단 창업 멘토링 프로그램, ‘창업 CEO 토크쇼’ 열려
허제 N15 대표, 염동욱 아뜰리빌 대표, 김인수 사다리쿡 대표 특강
“나만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 도전하라”

“두 번째 기회는 드라마에나 있다. 우리는 기존 시스템과 경쟁하기 위해 훨씬 더 저돌적으로, 그들보다 2배, 3배 더 노력해야 한다. 창업하고 싶다면 죽기 살기로 끝장내겠다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N15 허제(화학공학과 04학번) 대표의 말에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11월 27일(화) 저녁 7시 서울캠퍼스 오비스홀에서 ‘창업 CEO Talk Show(이하 CEO 토크쇼)’가 열렸다. 현직 창업 종사자로부터 실무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이번 토크쇼는 LINC+ 사업단 창업 멘토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다소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이 한자리에 모여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CEO 토크쇼의 강연자로 사다리차 배차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서비스 ‘사다리쿡’의 김인수(유전공학과 11학번) 대표, 반려동물 원목가구 제조업체 ‘아뜰리빌’의 염동욱(일본어학과 08학번) 대표, 기술기반 스타트업 투자 및 제조서비스 플랫폼 회사 ‘N15’의 허제(화학공학과 04학번) 공동대표가 나섰다.

“산을 움직이려 하는 이는 작은 돌을 들어내는 일로 시작한다”
김인수 대표는 ‘나의 창업 과정’을 주제로 생생한 창업 경험담을 전했다. 2019년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김 대표는 후마니타스칼리지 ‘창업전략과 모의창업’ 수업을 들으며 ‘사다리쿡’을 시작했고, 이를 발전시켜 지난해 6월 앱을 출시했다. 정부지원사업과 SK 청년비상(飛上), 교내 창업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총 1억 원이 넘는 지원금을 받았다. 현재 5명의 팀원과 2개 협력사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며 월 3천 건 이상의 거래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는 ‘산을 움직이려 하는 이는 작은 돌을 들어내는 일로 시작한다’는 공자의 말을 전하며, “라이프 가드, 스키장, 공사장, 과외 아르바이트 등 최대한 많은 것을 해보며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창업을 만났다. 창업은 성패를 떠나 과정 자체가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되고, 배움도 있다는 데 매력을 느꼈다. 취업이나 대학원 진학을 권유하며 창업을 반대하는 이도 많았다. 그는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달성해나가며,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다면 나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창업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창업의 성공요인으로 긍정적 신념, 목표를 향한 열망, 실패를 바라보는 태도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준비되지 않은 창업은 반대한다”며 “내가 하는 사업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할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신념이 필요하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열망이 필요하다. 그러다보면 실패를 마주하기도 하는데, 실패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창업자 자신을 믿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며 “교내·외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을 받기 바란다”고 관련 정보도 전했다.(“창업 기반은 후마니타스칼리지” 2018년 7월 20일자 포커스 기사 참조)

김인수(유전공학과 11학번) 사다리쿡 대표는 “자신을 믿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준비가 되었을 때 창업에 도전하라”고 말했다.

회사생활과 창업의 중요한 차이는 ‘스스로 무엇인가를 창조한다는 즐거움’
염동욱 대표는 ‘회사생활 vs 창업, CEO의 역할’을 주제로 회사생활에서 누릴 수 없는 창업의 매력에 대해 강연을 이어나갔다. 염 대표는 건강보험공단을 퇴사하고 반려동물 가구를 제작하고 있다. 그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을 언급하며 “노력 끝에 공기업에 취업했지만, 그곳에는 주도적으로 인생을 업그레이드해나가고,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창업 동기를 밝혔다.

회사를 그만둔 염 대표는 좋아하는 동물을 대상으로 가구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소품 디자인부터 도면 제작, 재단과 코팅 과정을 익혔다. 재밌으니 힘들지 않았다. 다양한 가구디자인이나 제품 질을 높여줄 부품 등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그렇게 제품을 생산하면서 정부지원도 받게 됐고, 고객들로부터 인정도 받았다. 어려움도 많았다. 직원이 도면을 갖고 도망가거나, 거래처가 파산하는 등 매일 다이내믹한 일들이 펼쳐졌다.

염 대표는 “당시에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들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회사생활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경험과 성장이 있었다. 회사생활과 창업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꿈과 비전, 스스로 무엇인가를 창조한다는 즐거움에 있다.”고 말했다. 창업 팁도 전수했다. 첫 아이템은 작게, 행동을 빠르게 시작하라는 것. 시장 검증부터 한 후 창업 관련 다양한 지원사업에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심사를 거치며 시장성을 검증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업은 팀원들과 함께 힘든 여정을 버티고, 배우고 노력하며 미래를 기약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염동욱(일본어학과 08학번) 아뜰리빌 대표는 “창업은 미래에 다가올 기회를 잡기 위해 부단히 스스로 업그레이드해나가는 과정”이라며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존 시스템에서 틈을 발견하라
마지막으로 허제 대표는 ‘하드웨어 창업의 길’을 주제로 학생들과 만났다. 허 대표는 “기존 사업에서 틈을 보고, 그 틈에서 기회를 잡아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창업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강연의 문을 열었다. 창업 4년차를 맞이한 허 대표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hardware startup accelerator)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제조와 관련된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 투자하고 육성한다. 국내 유일무이한 하드웨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로 현재까지 약 250여개 스타트업을 발굴, 13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지난 4년간 좋은 성적을 유지해오고 있다.

허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 회계사(USCPA)로 근무하다 창업을 결심했다.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자문한 게 계기였다. 그는 “조직 내 시스템이 아닌, 조직 밖에서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내가 가진 열정을 불태우는 데 올바른 선택인 것 같아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뒀다”고 밝혔다. 그가 잘할 수 있는 것은 기획이었다. 용산전자상가에 공간을 얻어 협업공간을 만들고, 사람을 모았다. 자연스럽게 많은 창업자들이 몰려들었고, 덕분에 다양한 장비와 인프라가 모이게 됐다. 그 결과 서울 스퀘어에 본사를 두게 됐다. 현재 용산, 강남, 마포 등 총 4곳에 회사가 위치해 있다.

그는 시작부터 ‘실패해도 괜찮다’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업이 어려운 이유는 기존의 시스템을 넘어서야 하는, 기존의 굳건한 시스템에서 틈을 발견하고 그 틈을 벌리면서 나의 영역을 만들어가는 데 있다”며 “세련됨만을 보고 경쟁하려고 하면 실패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조직 운영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즈니스 모델은 계속 진화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관리이다. 조직이 커질수록 거기서 생겨나는 이해관계를 관리하고,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보다 뛰어난 후배들이 들어와 조직을 견인하도록 원동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은 1시간가량 이어졌다. 창업 준비과정부터 창업관련 정부지원사업과 창업을 위한 비용까지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사진 왼쪽부터 김인수, 염동욱, 허제 대표.

함께할 사람이 중요하다
특강 이후 1시간가량 이어진 질의응답 때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강연자들은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철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 인문계열 전공자들이 창업하기 위해 기술을 배워야 하느냐 묻자 허제 대표는 “창업엔 전공이 중요하지 않다. 기능적인 측면을 너무 염두에 두지 말고, 부족한 부분은 좋은 사람들로 채워 넣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런 사람들을 발굴해 팀을 이루고 그 사이에서 최적화된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창업 아이템에 대해 묻는 학생도 있었다. 강연자들은 아이템보다는 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템에 꽂히다보면 창업에 한 발 다가서기 힘들다는 것이다. 취업을 먼저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취업을 하면 자신이 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좋은 회사에서 창업파트너를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회사생활이 주는 안락함을 벗어나고 싶을 정도로 창업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경희대는 지난해 교육부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에 선정된 이후 산학협력 교육과정 확산과 학생들의 취·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신설, 진행하고 있다. KHU Valley Program(KVP)이 그것이다. KVP는 취·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 스스로 목표(진로)를 수립하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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