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새로운 우주시대 개척에 기여하겠다”
2018-12-19 교육
선종호 교수 연구팀, 천리안 2A호 우주기상탑재체 개발
우주기상 관측 임무 수행··· 경희의 우주탐사 연구개발 역량 결실 맺어
“경희의 연구 발전 및 대한민국의 우주강국 도약에 기여하고 싶다”
지난 12월 5일(수) 오전 5시 37분, 남아메리카 프랑스령 기아나에 위치한 우주센터에서 한 로켓이 불꽃과 굉음을 내뿜으며 상공으로 치솟았다. 로켓 머리 부분에 태극기가 선명하게 보였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첫 기상 관측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 2A호’가 발사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성공적으로 발사된 천리안 2A호 위성에는 기상탑재체와 우주기상탑재체가 실려 있어 한반도 주변 기상 및 우주기상을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 우주기상탑재체를 경희대가 개발했다. 지난 2014년부터 우주과학과 선종호 교수 연구팀이 국내·외 연구소, 산업체 등과 협력해 탑재체를 만들었다.
이에 탑재체 개발을 주도한 선종호 교수를 만나 천리안 2A호 위성 발사 소감과 우주기상탑재체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 주>
“함께한 분들과 대학에 감사··· 우주과학 연구에 큰 발전 이룰 것으로 기대”
Q. 이번에 발사된 천리안 2A호 위성에는 교수님의 연구팀이 개발한 우주기상탑재체가 실려 있다. 성공적인 위성 발사에 대한 소감은?
우주기상탑재체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 2014년 2월이고 지금이 2018년 12월이니 4년 반이 훌쩍 넘는 시간이다. 오랜 기간 함께 고생하신 많은 분들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대학 및 학과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흔히 말하기를 위성 발사는 하늘이 도와야 한단다. 큰 고비를 무사히 넘기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탑재체는 발사 후 한 달 뒤부터 본격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자료가 얻어지면 우주과학 연구에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천리한 2A호 우주기상탑재체 개발 주관 기관으로 선정
Q. 개발부터 발사까지 오랜 시간 많은 분들이 힘써주셨다. 그간의 연구·개발 과정에 대해 듣고 싶다.
우주기상탑재체 개발은 결코 한 번에 이루어진 성과가 아니다. 우리 대학은 2008년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orld Class University, 이하 WCU)’ 육성사업 중 우주·국방 분야 제1유형에 유일하게 선정돼 2014년까지 사업을 수행했다. WCU 육성사업은 미래 국가 발전 핵심 분야의 연구를 촉진하고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해 추진한 대형 국책사업이다.
해당 과제를 진행하며 일반대학원에 우주탐사학과를 설립하고, 우주공간 탐사용 초소형 인공위성인 ‘시네마(CINEMA: Cubesat for Ion, Neutral, Electron and MAgnetometer)’ 3기를 설계, 제작, 발사하며 우주탐사 연구 역량을 꾸준히 키워왔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2014년 2월, 천리안 2A호의 우주기상탑재체 주관 기관으로 선정돼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우주과학연구소와 유럽항공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 ESA), 국내 산업체 등과 연합해 우주기상탑재체를 개발했다.
개발에는 우주과학과 교수님들을 포함해 실험실의 석·박사급 연구원 등 20명 이상의 인력이 참여했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연구·개발하고, 자료를 공유하고, 토의하며 ‘고에너지입자검출기(Particle Detector)’, ‘지자기측정기(Magnetometer)’. ‘위성대전감시기(Charging Monitor)’로 이루어진 우주기상탑재체를 만들었다.
우주기상탑재체 개발은 국가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에 포함된 대규모 사업 중 일부로서 이와 같은 국가 획득사업은 학교기관에 위탁을 해주지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희대를 주관 기관으로 선정해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것은 다년간 쌓아온 경희의 우주탐사 연구 역량과 결과물이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각각의 센서와 탑재체의 역할은 무엇인가?
고에너지입자검출기는 전자와 이온을 검출해 우주환경 변화를 감시하고, 지자기측정기는 지구 주변의 미세한 자기장 변화를 측정해 지구자기 폭풍 발생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위성대전감시기는 고에너지입자에 의해 발생하는 대전현상을 연구해 위성 운영의 안정성을 도모한다.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오늘날 인간의 활동영역은 지구를 넘어 우주공간에까지 미치고 있다. 인류가 개발한 중요한 자산이 짧은 시간에 큰 폭으로 변화하는 미지의 우주환경에 노출되게 된 것이다. 또한, 실생활 속에서도 우주기상의 영향과 피해를 받기도 한다.
우주기상탑재체는 이러한 위험 요소를 관측하고 대응하기 위한 장비로서,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역할··· 학과 지식·역량 발전, 유망 인재 배출 성과
Q. 우주기상탑재체 개발의 의의는?
팀으로서 국가가 진행하는 대규모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의미이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학과의 지식·역량도 크게 발전했다. ‘우수 인재 양성’이라는 학교 본연의 목적에서 봤을 때도 우주과학 분야에 역량을 갖춘 유망한 인재를 배출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발사 이후의 이점도 기대하는 부분이다. 천리안 2A호의 우주기상탑재체는 기상청 및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운영을 맡아 향후 10년간 우주기상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 획득한 정보는 인터넷에 공시해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전 세계 연구자들과 공유하게 되는데, 흥미로운 현상이나 결과를 두고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경희대의 역량을 보다 신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주시대 향한 발걸음에 보탬 할 것”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우선 우주기상탑재체가 문제없이 작동하는지 살펴봐야할 것 같다. 그 이후 위성이 본격적으로 임무를 시작하면 탑재체가 전송하는 자료를 분석하면서 관련된 연구와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천리안 2A호가 5일 발사됐다. 그 전날인 4일 새벽에는 ‘차세대 소형위성 1호’가 하늘로 올라갔고, 내년에는 ‘천리안 2B호’가 발사될 예정이다. 명실공히 우리나라도 새로운 우주시대를 향해 첫 발을 내딛고 있다.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처럼 달에 사람을 보내고, 화성과 목성, 해왕성 등 다른 행성에도 위성을 보내지 않겠나. 그 과정에서 작게나마 기여하고 싶은 것이 장기적인 바람이자 목표이다.
경희대 응용과학대학 우주과학과 교수. 1990년 KAIST 물리학과 졸업 후 1996년 아이오와 대학교(University of Iowa)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 과정 중 우리별 2호의 입자검출기를 개발했으며, 이후 KAIST 인공위성 연구센터에서 과학위성 1호의 탑재체 개발 팀장을 역임했다. 2009년 경희대학교 교수로 취임한 이후 초소형 인공위성 CINEMA 2기와 차세대 과학위성 1호의 에너지입자검출기, 천리안 2A호 우주기상탑재체 등을 개발했다. 위성자료 분석을 통한 과학연구도 활발히 해 지금까지 31편의 SCI급 논문을 저술했다.
글 한승훈 aidenhan213@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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